말로 흥한 최장수 총리 이낙연이 꼭 주워담고 싶단 말 [오마이뉴스 대선주자 리뷰]
2022년 3월 9일, 대한민국 20대 대통령 선거일입니다. 맛집도 리뷰를 보고 찾는 시대, 21세기에 태어나 처음으로 대통령 선거에서 투표하는 이들을 위해 '오마이뉴스 대선주자 리뷰' 약칭 '오대리'가 출동합니다. 슬기로운 투표권 행사에 도움이 되길 기대합니다. <편집자말>
[박성우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이낙연 전 국무총리. 바탕은 더불어민주당 전용 색상 가운데 하나다. |
ⓒ 오마이뉴스 |
<동아일보>에서 21년간 일했으며 정치부 기자 시절 동교동계를 담당하면서 김대중(DJ)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1989년 DJ가 정계 입문을 권유했으나 국회의원 대신 도쿄 특파원을 선택했다. 이유에 대해 "그 기회를 놓치면 나는 무식쟁이가 될 것 같았다"라고 밝혔다.
DJ 제안으로부터 11년 지난 2000년 16대 총선에서 새천년민주당(현 더불어민주당)으로 전남 함평·영광에서 당선된 뒤 내리 4선을 했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으로 전라남도지사에 당선되었다. 2016년 전국 자치단체 일자리 대상에서 전국 243개 지자체 중 1위에 올랐고 퇴임 직전 전국 시도지사 직무수행 평가에서 2위를 하기도 했다.
2017년 문재인 정부 첫 국무총리로 958일 재임하면서 대통령 직선제 이후 최장수 국무총리에 올랐다. '책임총리'로 야당의 공세에 능수능란하게 답변하는 모습과 2019년 아프리카돼지열병, 고성 산불 등에 대처하는 모습이 좋은 평가를 받아 여론조사에서 대선주자 1위를 기록했다. 총리 퇴임 이후 2020년 21대 총선에서 서울 종로에 출마해 황교안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대표를 꺾고 당선되었다.
▲ 이낙연 후보는 지난 7월 5일 영상을 통해 비대면으로 대선 출마 선언을 했다. |
ⓒ 이낙연tv |
지난 7월 29일 청년 토크콘서트에서 "동성혼을 법적으로 인정할 것인가에 대해선 아직 사회적 합의가 충분치 않다"고 발언한 것이나 8월 3일 한국교회총연합와의 만남에서 "포괄적 차별금지법 등은 당론이 아니니 너무 염려 안 해도 될 것 같다"라고 발언하는 등 소수자 문제에 지나치게 보수적인 면모를 보였다.
문재인 정부의 적통을 자인할 뿐 자신만의 명확한 비전이나 철학이 부재하다는 점 역시 홍준표나 이재명 등 색깔 있는 경쟁자들을 상대하기에 부족해 보인다. 대선 출마 당시 "누구나 인간으로서 최저한의 삶을 보장받아야 한다. 그것이 신복지의 출발"이라며 '신복지'를 자신의 비전으로 내세웠으나 별다른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 발언을 자신이 "주워 담을 수 있다면 꼭 한번 되돌리고 싶은 말"로 꼽을 정도로 타격을 받았다. 지난 5월 16일 광주에서 "국민의 뜻과 촛불의 정신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다"라며 고개를 숙였으나 사면 발언 이후 폭락한 지지율은 돌아오지 않고 있다. 최근 지역구 의원직 사퇴에 대해서도 '무책임하다'라는 평이 나오며 득 보다 실이 컸다.
▲ 지난 25일 광주광역시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자 선출을 위한 광주·전남 권역 경선에서 이낙연 후보가 이재명 후보를 122표 차이로 누르고 1위를 차지한 후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
ⓒ 남소연 |
언론인 출신으로 여러 차례 대변인을 맡으며 다져진 언변 실력도 장점으로 꼽힌다. 국무총리 시절 야당의 공세를 여유 있게 방어하며 정부의 실책은 인정하면서도 재치 있고 뼈 있는 답변으로 응수해 '사이다 총리'라는 별명 추가.
세심하고 꼼꼼한 '완벽주의' 업무 스타일도 빼놓을 수 없다. 2008년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장에 오르자 그전 3년간 상임위 국회 속기록을 가져와 독파한 얘기는 유명한 일화다. 전남도지사 시절 6급 공무원 같은 도지사라며 '이 주사'라는 별명이 붙었고, 총리 재임 중에도 모든 업무를 직접 챙기고 살펴보는 만기친람형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기반인 호남 출신으로 "보수적인 진보가 아니라 진보적인 보수"라는 평가를 받으며 안정적이고 중도적인 이미지가 확장력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관전 포인트]
▲ 경선 경쟁자인 이재명의 과반수 득표를 저지하고 결선 투표로 갈 수 있을까?
▲ 당대표 시절에 대한 지지층의 부정적 시선을 어떻게 극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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