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무서운 생각이 들어요"..피 튀기는 '오징어게임'에 그대로 노출된 아이들

김서현 2021. 10. 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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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이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청소년은 물론 유치원생들까지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인 이 드라마에 무방비하게 노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6일 한 누리꾼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오징어게임 관련 진짜 무서운 점'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유아, 청소년의 '오징어게임' 시청과 관련한 교육계 종사자들의 경험담을 소개했다.

'오징어게임' 영상이 중국 동영상앱 틱톡 및 유튜브에 올라와, 연령제한에도 불구하고 아이들까지 별다른 제한 없이 이를 시청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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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유튜브에 공유된 '오징어게임' 영상..시청 막을 방법 없어
학교·학원 또래집단서 내용 접하기도, 학부모 우려
전문가 "과도한 미디어 노출 방지할 수 있는 환경 마련해야"
최근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 /사진=넷플릭스

[아시아경제 김서현 기자]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이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청소년은 물론 유치원생들까지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인 이 드라마에 무방비하게 노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6일 한 누리꾼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오징어게임 관련 진짜 무서운 점'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유아, 청소년의 '오징어게임' 시청과 관련한 교육계 종사자들의 경험담을 소개했다.

초등생들이 다니는 학원의 교사로 보이는 한 누리꾼은 "오늘 진짜 무서웠던 것. 5학년 수업하는데 애들이 '오징어게임' 얘기밖에 안 한다"며 "충격 먹고 그런 거 보지 말라고 잘 설득했는데 그 다음 시간 2학년 수업에 들어가니까 그 얘기밖에 안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도대체 어디서 보냐고 물어보니까 틱톡에 올라온다고 했다. 어른들, 정신 안 차리나"라고 지적했다.

유아를 돌보는 직업을 갖고 있는 또 다른 누리꾼 역시 "지금 (이 상황이) 얼마나 심각하냐면.. 여섯 살 아이가 '선생님, 갑자기 무서운 생각이 나요. 라고 말했는데, 움직이면 총 쏴서 사람이 죽었어요'라고 말해 정말 놀랐다"고 밝혔다.

중국 동영상앱 틱톡, 유튜브에 '오징어게임'을 키워드로 검색하면 나오는 관련 영상 콘텐츠들. /사진=틱톡,유튜브 캡쳐

'오징어게임' 영상이 중국 동영상앱 틱톡 및 유튜브에 올라와, 연령제한에도 불구하고 아이들까지 별다른 제한 없이 이를 시청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아직 넷플릭스가 진출하지 않은 중국에서 다수의 이용자가 '오징어게임' 영상을 틱톡에 올리며 공유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틱톡, 유튜브와 같은 영상 플랫폼 검색창에 '오징어게임'을 키워드로 검색하면 일부 장면을 로그인 없이도 손쉽게 시청할 수 있다.

이에 아이들이 폭력성 짙은 미디어에 노출되지 않도록 제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서울지역 한 맘카페의 회원 A 씨는 "초등 1학년생 아이가 학교, 학원에서 친구들과 노는 과정에서 자꾸 나이에 맞지 않는 부정적 영향을 받아 속상하다. 오징어게임뿐 아니라 펜트하우스, 쇼미더머니까지 온갖 자극적인 방송을 다 접하고 있다"며 "시청연령을 지킬 수 있도록 각별한 관리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이외에도 "너무 사람 목숨을 가볍게 느끼게 한다", "진짜 조심해야지. 아이들이 볼 수 있는 콘텐츠에 무분별하게 영상 올리고 노출되게 하는 건 정말 지양해야 해", "요즘 어린 아이들 매체 접하는 속도가 정말 빠르더라. 애들 정서에 안 좋을 텐데"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비상교육'이 지난 8월 한달간 초등 학부모 교육정보 커뮤니티 '맘앤톡'을 통해 학부모 666명을 대상으로 '자녀의 유튜브 이용'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자녀가 유튜브를 얼마나 자주 이용하는지'에 대해서는 '매일'이 45.5%로 가장 많은 응답을 차지했다. 또 자녀의 유튜브 이용에서 가장 우려되는 것에 대해서는 '유튜브 중독'이란 응답이 41.7%로 가장 많았으며,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내용에 노출'이 27.9%로 그 다음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는 아이들이 미디어에 과하게 노출되지 않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재국 성균관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유튜브와 같은 영상 플랫폼 차원에서 유해 영상물을 걸러낼 수 있도록 모니터링이 더 확실하게 이뤄져야 한다"며 "방송통신위원회에서 규제를 강화해 오징어게임 영상과 같이 (폭력성의) 경계선상에 있는 영상들까지도 포괄할 수 있도록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하지만 플랫폼 차원에서 영상의 내용물을 100% 규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며 "현재로서는 아이들이 태블릿이나 스마트폰 등의 전자기기를 통해 미디어에 과하게 노출되는 환경을 축소하고, 부모 입장에서 더 확실하게 아이들의 시청 습관을 바로잡는 것이 가장 최선의 방식"이라고 제언했다.

김서현 기자 ssn359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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