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미원조 영화 상영·여행 정상화.. 中 건국절 강타한 '애국주의' 열풍

권지혜 2021. 10. 1.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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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국 건국 72주년 국경절(10월 1일)을 맞은 중국에서 애국주의 바람이 불고 있다.

공산당 창당 100주년인 올해는 특히 중국 역사상 가장 많은 제작비가 투입된 '항미원조'(抗美援朝·미국의 침략에 대항해 북한을 도움) 영화가 개봉하고, 코로나19로 막혀 있던 국내 여행이 거의 정상화되면서 연휴 분위기가 한껏 달아오른 모습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따르면 이번 국경절 연휴 기간 6억5000만명이 국내 여행에 나설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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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인민영웅기념비에 헌화
멍완저우 귀국도 애국심 부추겨
중국 국경절을 하루 앞둔 30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열린 열사기념일 추모 행사에 시진핑(오른쪽) 국가주석이 리커창 총리, 왕양 정치국 상무위원 등 지도부와 함께 도열해 있다. 중국은 2014년부터 국경절 하루 전날을 열사기념일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신중국 건국 72주년 국경절(10월 1일)을 맞은 중국에서 애국주의 바람이 불고 있다. 공산당 창당 100주년인 올해는 특히 중국 역사상 가장 많은 제작비가 투입된 ‘항미원조’(抗美援朝·미국의 침략에 대항해 북한을 도움) 영화가 개봉하고, 코로나19로 막혀 있던 국내 여행이 거의 정상화되면서 연휴 분위기가 한껏 달아오른 모습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30일 공산당 최고 지도부와 함께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린 열사기념일 행사에 참석했다. 시 주석은 인민해방전쟁과 공산당 혁명 과정에서 희생된 영웅들을 위해 1분간 묵념한 뒤 인민영웅기념비 앞으로 가 헌화했다. 시 주석은 기념비 단상에 올라 엄숙한 표정으로 화한을 찬찬히 둘러보며 걸음을 옮겼다. 광장 중앙에는 ‘조국을 축복한다’고 적힌 대형 화한이 설치됐고 중국중앙(CC)TV가 행사 전 과정을 생중계했다. 묵념을 마친 소년소녀들은 기념비를 향해 “우리는 공산주의 후계자”를 부르며 예를 표하기도 했다.

중국은 국경절 당일 인민 영웅을 추모하는 행사를 개최했지만 2014년부터 국경절 하루 전날을 열사기념일로 따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중국의 앞길을 가로막는 힘은 없다”며 “시 주석을 핵심으로 더욱 굳게 뭉쳐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위해 나아가자”고 주장했다. 글로벌타임스는 “국경일을 앞두고 애국심이 전례 없는 수준으로 높아졌다”고 전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따르면 이번 국경절 연휴 기간 6억5000만명이 국내 여행에 나설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직전인 2019년 같은 기간의 80% 수준이다. 관광도 ‘홍색 열풍’이 예상된다. 베이징의 중국 공산당 전시관, 제1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열렸던 상하이 기념관, 혁명 근거지인 장시성의 징강산 혁명 박물관에 사람들이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에선 최근 동부 푸젠성과 북동부 헤이룽장성에서 산발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고 있지만 국내 여행을 제한하고 있지는 않다. 중국 당국은 이를 효율적인 방역 정책의 성과라고 선전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중국 최대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의 멍완저우 부회장이 2018년 12월 캐나다에서 체포된 지 1028일 만에 중국으로 돌아온 것도 애국심을 띄우는 소재가 되고 있다.

연휴를 앞두고 개봉한 영화는 공산당 찬양 일색이다. 30일 개봉한 ‘장진호’는 6·25전쟁의 가장 치열한 전투 중 하나였던 장진호 전투를 철저하게 중국 시각에서 그렸다. 1950년 겨울 개마고원 장진호 일대까지 북진한 미 해병1사단이 중공군에 포위돼 전멸 위기에 처했다가 17일 만에 포위망을 뚫고 철수한 전투다. 반면 6·25전쟁을 항미원조 전쟁으로 칭하는 중국은 장진호 전투를 대대적인 승리로 내세우고 있다. 이 영화에는 중국 영화 사상 최대인 13억 위안(230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됐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징진호가 역대 흥행 영화 1위에 오를 것이란 전망이 많다.

중국에선 영화도 인민의 사상적 자질을 높이고 사회주의 가치관을 널리 떨치는 수단 중 하나다. 영화 ‘나의 조국 나의 부모’ 제작자인 푸뤄칭은 글로벌타임스에 “영화의 핵심은 중국 정신을 계승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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