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평화전술로 '밀당'하는 北 .. "바이든, 미끼 물지 않을 것"

전웅빈 2021. 10. 1. 04:0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북한이 도발 수위를 단계적으로 높이며 미국을 자극하고 있지만 미국은 좀체 반응하지 않고 있다.

평화를 언급하며 동시에 긴장을 높이는 특유의 벼랑 끝 전술을 통해 미국이 반응하기를 압박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북한과 돌파구를 마련할 시간이 부족한 문재인정부와 바이든 행정부 사이에 균열이 있는지, 혹은 또 긴장감을 이용해 서울이 워싱턴을 압박할 수 있는지 등을 볼 수 있는 이점이 있다"며 "(이런 전술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美, 北 자극에도 좀처럼 반응안해 "北, 文 임기말 상황 이용" 분석도


북한이 도발 수위를 단계적으로 높이며 미국을 자극하고 있지만 미국은 좀체 반응하지 않고 있다. 미국은 지난 4월 대북 정책 검토를 완료한 뒤로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외교적 접근’을 강조하며 ‘전제 조건 없는 대화’만 반복해 제안하고 있다.

북한은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을 언급하는 등 평화 제스처도 동시에 취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비핵화와 무관한 인도적 지원만 거론할 뿐 제재 완화 등의 다른 조치는 일절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다. 미국과 북한 양측이 서로의 의도와 한계를 파악하기 위한 탐색전을 지속, 단기간 실질적 진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로버트 매닝 전 미 국무부 선임자문관은 29일(현지시간) 국민일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언제 어디서든 조건 없이 만나자고 말했지만, 지금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자신의 전제 조건을 제안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북한은 유엔에서 연설하는 동안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평화를 언급하며 동시에 긴장을 높이는 특유의 벼랑 끝 전술을 통해 미국이 반응하기를 압박하고 있다는 것이다.

매닝 자문관은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의) 미끼를 물 것 같지 않다. 남북 간, 혹은 북·미 간 진지한 외교를 볼 수 있을 것으로는 기대하지 않는다”고 전망했다.

북한의 행동은 미국의 구체적 반응을 얻어내기 위한 과정의 일환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미국을 떠보고 있다는 것이다. 폴리티코는 “북한은 내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의 협조를 촉구하기 시작할 때까지 점진적으로 긴장을 높이는 전략을 강화하며 실험을 계속할 것”이라는 전문가 관측을 전했다.

북한이 문재인정부의 임기 말 상황을 이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수미 테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담당 선임연구원은 “김정은은 낮은 강도의 도발 실험을 번갈아 하고 동시에 피스 필러(peace feeler·평화 협상 타진)를 보내는 등 혼합된 신호를 보낼 때가 됐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협상에서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동맹국을 분열시키려는 벼랑 끝 전술”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과 돌파구를 마련할 시간이 부족한 문재인정부와 바이든 행정부 사이에 균열이 있는지, 혹은 또 긴장감을 이용해 서울이 워싱턴을 압박할 수 있는지 등을 볼 수 있는 이점이 있다”며 “(이런 전술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시드니 사일러 미 국가정보위원회(NIC) 북한 담당관은 “북한은 전략적으로 한국과 지속해서 개선된 관계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려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람들이 북한이 언제 미사일 발사 시험을 하고 다음 정상회담이 언제일지에 너무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좀 더 장기적인 전략적 과제에 초점을 두고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