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스럽고 유쾌한 독설가의 '웃으면서 화내기' 배워보자

2021. 10. 1.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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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한국교회사를 전공한 서생입니다.

학업을 마치고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 상임연구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간사를 거쳐 한국기독교역사문화재단 사무국장과 대학 시간강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저는 어떤 상황에서도 유쾌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유쾌한 사람의 모델은 움베르토 에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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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책]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 (움베르토 에코 지음)


저는 한국교회사를 전공한 서생입니다. 학업을 마치고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 상임연구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간사를 거쳐 한국기독교역사문화재단 사무국장과 대학 시간강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제 막 중년에 접어들었지만 어떻게 살아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한 인생의 풋내기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떤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기대 정도는 하고 있습니다. 저는 어떤 상황에서도 유쾌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우리는 유머의 위대함을 쉽게 잊어버립니다만 유머는 가장 높은 수준의 창조적 활동이며 고결함이 우리 안에 남아있다는 증거입니다. 유머는 절망과 분노로부터 우리의 영혼을 지키고 삶의 희망이 꺾이지 않게 합니다. 못 믿겠으면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옆 사람에게 농담을 던지는 유대인의 웃음소리를 상상해 보세요. 그 키득거림 속에서 절망에 굴복하지 않은 위대한 정신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제가 생각하는 유쾌한 사람의 모델은 움베르토 에코입니다. 제 인생 책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을 읽어보시면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대학교 2학년 때 서점에서 우연히 이 책을 보고 제목이 너무 맘에 들어서 그 자리에서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10분 만에 탁월한 지성으로만 알고 있었던 에코가 사실은 실없는 짓을 즐기는 사랑스럽고 유쾌한 독설가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책을 읽고 결심했습니다. “나도 에코처럼 웃기고 말테야!” 그러니까 저는 우리 시대 최고의 철학자이자 미학자, 기호학자면서 동시에 역사학자인 사람을 놓고 고작 웃기는 방법을 배우겠다고 생각한 셈이지요.

이 책은 에코의 에세이들을 모아 놓은 것입니다. 에코는 세상에 널려있는 바보들이 어떻게 우리를 화나게 하는지를 날카롭지만 유쾌하게 설명합니다. 이 책에는 멍청한 사람, 멍청한 생각, 멍청한 말, 그리고 그것들이 빚어낸 멍청한 결과들에 대한 즐거운 비아냥이 가득차 있습니다. 하지만 표현이 지나친 대목은 하나도 없습니다. 이게 ‘웃으면서 화내기’의 진면목일 겁니다. 이 책은 독설에도 중용이 있다는 명백한 증거입니다.

이 책을 꼭 좀 읽었으면 좋겠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모욕과 촌철살인을 구분하지 못하는 정치인들, 직급 때문에 웃어주니 자기가 진짜 재밌는 줄 아는 부장님들, 40분 넘게 설교하면서 유머 한 번 사용할 줄 모르는 목사님들, 모두 함께 이 책을 읽고 명랑사회 이룩했으면 좋겠습니다.

손승호 한국기독교역사문화재단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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