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는 정답보다 성도들 마음에 와닿는 해답 전해야"

백상현 2021. 10. 1.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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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목회실천학회가 펴낸 '팬데믹 상황에서 들어야 할 말씀' 집필진 좌담회
김주원 이명희 소진석(왼쪽부터) 목사가 30일 서울 여의도 기독교한국침례회 총회회관에서 ‘팬데믹 상황에서 들어야 할 말씀’ 서적을 소개하며 “코로나19 위기 극복의 대안은 예배에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현대목회실천학회(회장 정춘오 목사)가 최근 ‘팬데믹 상황에서 들어야 할 말씀’(기독교포털뉴스)이라는 책을 냈다. 혼란스러운 팬데믹 상황에서 어떤 설교를 해야 한다는 것일까. 궁금증을 풀기 위해 30일 서울 여의도 기독교한국침례회 총회회관에서 집필자 3명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명희 서울 생명빛교회 목사는 코로나19 시대 교회 위기가 메시지에서 출발한다고 봤다.

“목회자가 강단에서 ‘정답’은 말해주지만 ‘해답’이 안 되는 경우가 많아요. 코로나 이후 현대인은 진리, 전통, 교회보단 부동산처럼 당장의 현실적 문제에 해답을 달라고 아우성칩니다. 그런데 현실과 동떨어진 정답만 이야기해요. 그러니 교회를 떠나는 겁니다.”

이어 “정답은 부정할 순 없지만 그렇다고 자신의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맞는 말이지만 공감하진 못한다는 의미”라면서 “하지만 해답은 공감이 되고 자신에게 적용 가능하며 문제 해결까지 해준다”고 설명했다.

피상적 관계 속에서 이해타산적인 성향을 보이는 현대인에게 필요한 설교도 제시했다.

이 목사는 “공감하고 안아주셨던 예수님처럼 정서적 안정감을 주고 위로하는 설교, 보이는 현상 너머 하나님의 경륜을 바라보게 하는 통찰력 있는 설교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소진석 부산 예일교회 목사는 “구약에서 전염병은 공동체의 범죄에 대한 하나님의 징계 의미가 있다”면서 “지금은 한 개인의 영성 회복뿐만 아니라 종말론적 측면에서 죄의 각성, 교회·민족 공동체의 회복과 갱신을 외칠 때”라고 강조했다.

김주원 광주 주원교회 목사도 “설교는 단순 위로와 격려에만 그쳐서는 안 된다”면서 “조용기 목사처럼 미래지향적으로 ‘위기를 돌파할 수 있다’는 소망의 설교, 성령체험을 돕는 영감 있는 설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성경이 바라보는 팬데믹 상황, 팬데믹 속 신자의 정체성,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믿음 소망 위로 인내 기도 봉사 헌신의 가치를 설교에서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집필자들은 뉴노멀 시대 코로나19 극복 방안이 개교회마다 갖고 있는 스토리에 있다고 강조한다. 이 목사는 “코로나의 도전은 외부에서 오지만 감동은 내부에서 나온다”면서 “온·오프라인 기도회 개최, 치유의 간증, 지역에서 칭찬받은 탁월한 방역 활동 등 교회만의 스토리가 공유될 때 위기를 극복할 힘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소 목사는 “예배의 승리는 곧 인생의 승리다. 우리의 본질적 사명은 예배”라면서 “코로나 상황에서도 결국 예배가 답”이라고 했다.

현대목회실천신학회는 한국침례신학대 실천신학 교수였던 이 목사의 영향을 받은 목회자들이 2008년 친교와 연구 모임을 가지면서 시작됐다. 2019년 공식 출범했다. 이들은 코로나19 이후의 한국교회를 어떻게 전망할까.

이 목사는 “사도행전에 그리스도인이 얼마나 전도를 열심히 했으면 주변에서 ‘저들은 염병이라’고 지칭했다”면서 “우리도 기독교 복음이라는 ‘염병’을 사회에 전염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초대교회의 역사는 초고층 빌딩 하나를 세우는 사역이 아니었다. 1층짜리 집을 수만 채 지어 거대한 타운을 만드는 생태계 구축 사역이었다”면서 “한국교회도 건물 유지보다 교회 바깥을 향해 에너지를 쏟는 교회가 돼야 한다”고 부탁했다.

소 목사는 “코로나가 끝나도 대면과 비대면은 같이 간다. 결국 창의적인 방법으로 복음을 전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면서 “목회 목적은 성공이 아닌 승리에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김 목사도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며 성도들과 함께 전도훈련, 여름수련회 개최, 전도 활동을 했더니 오히려 동력이 생긴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지금 목회가 안 되는 것은 주변 눈치를 보며 사역의 손을 놨기 때문이다.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데 우리 인생을 걸 때”라고 강조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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