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준성 검사 관여" 고발 사주 공수처 이첩, 검찰 대장동 전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을 수사해 온 검찰이 “현직 검사의 관여 사실을 포착했다”며 사건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 넘겼다. 반면에 공수처는 대장동 의혹 사건들을 검찰에 넘길 움직임을 보여 두 수사기관이 대선판을 흔들 수 있는 핵심 의혹들을 하나씩 나눠 수사하게 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검사 최창민)는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 등이 (윤 전 총장 등을) 고소한 사건과 관련해 현직 검사의 관여 사실과 정황이 확인돼 30일 공수처에 이첩했다”고 밝혔다. 검사의 고위공직자 범죄 혐의를 발견한 경우 공수처에 이첩하도록 규정한 공수처법 25조에 따른 조처다.
이는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당시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이던 손준성 검사(현 대구고검 인권보호관) 등 당시 정책관실 검사들의 연루 정황을 확인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고발 사주 의혹의 요지는 지난해 4월 총선 직전 검찰 내부에서 김웅 국민의힘 의원에게 최 의원 등에 대한 고발장을 작성해 전달하면서 고발을 요청했다는 내용이다. 제보자 조성은씨는 당시 김 의원으로부터 ‘손준성 보냄’이라는 표시가 있는 고발장 파일 등을 전달받았으며 파일에 명시된 ‘손준성’은 손 검사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수사를 통해 파일에 명시된 ‘손준성’이 손 검사라고 사실상 결론을 내렸다. 손 검사와 함께 근무했던 다른 검사가 고발장 작성·전달에 관여한 정황도 함께 포착됐다고 복수의 검찰 인사들이 전했다. 실제 검찰은 지난해 대검 수사정보정책실에서 손 검사와 함께 일한 성모 검사에 대해 최근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하지만 손 검사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기존에 수차 밝힌 바와 같이 이 사건에 관여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향후 공정한 수사가 진행된다면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검찰의 결론을 반박했다.
법조계에선 다른 수사와 비교할 때 이례적으로 빠른 이첩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검찰은 이른바 ‘청와대 기획사정 의혹’과 관련해 핵심 연루자인 이규원 검사를 공수처로 이첩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지난 6월 참고인 신분으로 한 차례 조사한 것이 전부일 정도로 진척이 매우 더딘 상황이다.
검찰의 사건 이첩으로 윤 전 총장 고발 사주 의혹 사건 수사는 공수처가 사실상 전담하게 됐다. 공수처 역시 김 의원, 손 검사, 성 검사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이는 등 검찰과 별도로 수사를 진행해 왔다. 공수처 관계자는 “검찰에서 이첩된 사건도 기존 수사를 해 온 공수처 수사3부에서 맡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수처는 그 대신 이재명 경기지사 연루 의혹이 제기된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관련 고발 사건들을 검찰로 이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공수처가 직접 수사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어서다. 이 지사가 기초단체장인 성남시장으로 있던 때 벌어진 사건이라 공수처법상 수사 대상(광역단체장)이 아니다. 공수처의 수사부 검사 10명 중 절반가량이 고발 사주 의혹 수사에 집중하고 있는 실정이라 인력도 부족하다. 공수처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 모해위증교사 수사 방해 의혹에 대한 수사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대장동 의혹 사건은 검찰이 집중적으로 수사하게 될 전망이다. 실제 검찰은 공수처나 경찰 등이 미적거리는 모양새를 보이는 것과 달리 전날 대규모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대장동 의혹에 대한 본격 수사에 착수한 상황이다.
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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