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도공 간부, 천화동인 차명 지분 보유" 녹취록서 나왔다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받는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주요 주주들이 사업을 위해 금품 로비를 벌인 정황이 담긴 녹취파일의 파장이 커지고 있다. 검찰이 확보한 19개의 녹취파일 중 성남도시개발공사 핵심 간부의 천화동인 지분 차명 보유 의혹이 30일 추가로 제기되면서다. 녹취록에는 경기도와 성남시 관계자들의 이름도 거명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과 법조계에선 녹취록이 그 진위 여부에 따라 메가톤급 파괴력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면에 녹취록에 거명됐다고 의심받는 인사들은 “사기꾼들의 대화 녹취록일 뿐”이라며 의혹을 일축하고 있다.
이날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특혜 의혹 전담 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대장동 개발의 ‘키맨’으로 꼽히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본부 기획본부장에게 소환을 통보했다. 검찰은 이날 성남도시개발공사를 추가로 압수수색해 유 전 본부장이 사용한 PC를 확보했다.
녹취록은 화천대유의 자회사인 천화동인 5호의 소유주인 회계사 정영학씨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성남도시개발공사 간부 등과 나눈 2년간의 대화를 녹음한 파일 19개라고 한다. 녹취된 내용에는 천화동인에 배당된 4040억원의 배당금 등 막대한 이익을 어떻게 배분할지 논의하는 대화와 이 과정에서 다툼을 벌이는 내용 등이 포함돼 있다.
성남도시개발공사 핵심 간부에게 10억원대가 건네졌다는 녹취와 수억원대의 현금 뭉치가 찍힌 사진 등도 제출됐다고 한다.
회계사 정씨는 천화동인 배당 구조를 짜고 본인도 600억원대의 배당금을 받은 인물이어서 검찰이 확보한 증거에 대한 신빙성이 높다는 게 법조계의 분석이다. 유 전 본부장은 자신이 차명 지분의 소유주라는 의혹에 대해 기자들과의 인터뷰 등에서 “돈을 받았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또 “지분이 있으면 참 좋겠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녹취파일을 제출한 정 회계사에 대해서도 “누군지 모른다”고 했다.
녹취록에는 지난해 10월 경기도 수원시의 한 노래방에서 유 전 본부장이 김만배씨, 정씨와 지분의 배당금을 어떻게 받을지 논의하고 다툼까지 벌어졌다는 내용이 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김씨는 “내가 실소유주가 아니란 걸 (화천대유) 직원들이 다 안다”라는 발언도 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김씨 측은 중앙일보에 “정영학씨가 언제, 어떤 대화를 녹음한 건지 알지 못해 현재로선 내용은 물론 녹취록 자체의 진위를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향후 유 전 본부장 등을 상대로 정씨 주장의 진위 여부를 캐물을 계획이다. 성남도시개발공사 관계자들의 금품 로비 의혹부터 규명하는 것을 시작으로 성남시와 경기도로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법조계에선 특혜 의혹 수사가 확대될수록 관련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분위기다. 민간사업자 공모에서부터 배당금 수익 구조를 짜는 과정 등에 연루된 인사들에게 배임 등의 혐의가 적용될 경우 관련자들의 추가 폭로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녹취록을 폭로한 정씨 역시 사업 추진 과정에서 벌어진 탈법이 자신의 책임으로 돌아올 것을 염려했을 것이라는 게 법조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박현주·김수민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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