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규정 어겼다" 女체포뒤..성폭행·살해한 경찰관의 최후
귀갓길 여성을 법 위반으로 체포하는 것처럼 속여 납치·살해한 영국의 경찰관이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이 경찰관은 해당 여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 규정 위반을 적발해 체포하는 척하며 범행했다.
30일(현지시간) BBC 등 현지언론은 영국 런던 중앙형사재판소(올드베일리)에서 열린 재판에서 여성을 납치·살해한 경찰관 웨인 쿠전스(48)에게 가석방없는 종신형이 선고됐다고 보도했다. 에이드리언 풀퍼드 판사는 "당신은 대중들이 영국과 경찰에게 가져야 할 신뢰를 없애버렸다"며 "이 나라의 모든 사람이 경찰을 신뢰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꾸짖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 재판을 염두에 둔 듯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경찰은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 존재한다. 경찰들이 이 의무를 완전히 배신한 것에 대한 충격을 우리 모두 느낄 것이란 걸 알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피해자 사라 에버러드(33·여)의 가족들은 성명을 내고 "딸을 되찾을 순 없지만, 그가 영원히 감옥에 갇힐 것이란 사실은 약간의 안도감을 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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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방역위반 단속했던 경찰, 女 속여 납치
법정에서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쿠전스는 지난 3월 런던 남부에서 친구 집에서 저녁을 먹고 걸어 귀가 중이던 사라 에버러드(33·여)에게 경찰 신분증을 보여준 뒤 "코로나19 방역규정 위반으로 체포한다"며 수갑을 채워 렌터카에 태웠다.
실제로 그는 지난 1월부터 영국이 코로나19 봉쇄에 들어가, 필수적이지 않은 이동을 제한할 때 방역 규정 위반 단속 업무를 한 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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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벨트로 목졸라살해…가족과 그 장소 소풍가기도
쿠전스는 여성을 에버러드를 도버로 데려간 뒤 그곳에서 자신의 차로 옮겨 태웠다. 그 뒤 자신이 잘 알던 숲으로 데려가 성폭행하고 경찰 벨트로 목 졸라 살해했다. 이후엔 냉장고에 시신을 넣어 불태우곤 근처 호수에 유기했다.
범행 뒤에도 그는 태연하게 행동했다고 한다. 다음날엔 주영미국대사관에서 야근했고, 범행 며칠 뒤엔 자신의 부인과 두 아들을 데리고 그 숲으로 나들이 가기까지 했다.
한편 에버러드 살해 사건은 당시 영국 사회에서 여성 안전 문제와 관련해 공분을 일으켰다.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빈까지 추모에 동참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와중에 경찰은 "야간 추모행사가 코로나19 봉쇄 규정 위반"이라고 해산을 시도했다가 큰 반발을 사기도 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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