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커리업계, 하루 걸러 '악재'..죄없는 가맹점주들 어쩌라고

임유정 2021. 9. 30.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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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킨, 안양 생산 공장 위생 문제 영상 조작 논란
파리바게뜨, 민노총 운송거부 한 달 가까이 지속
부정이슈에 경쟁사도 '화들짝'..영향 미칠까 염려
던킨 '시청역점'.ⓒ비알 코리아

최근 베이커리업계에 악재가 이어되면서 가맹점주들의 속앓이가 깊어지고 있다.


SPC그룹의 파리바게뜨 가맹점 일부가 배송 지연으로 영업에 차질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던킨 위생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가맹점주 피해가 불가피해졌다.


지난달 29일 KBS는 던킨이 안양 생산 공장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도너츠를 만든다고 보도했다. 안양 공장은 전체 던킨도너츠 제품의 60%를 생산하는 곳이다.


하지만 상황은 하루만에 반전됐다. 다음날 비알코리아가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제품을 생산, 판매해왔다는 폭로와 관련해 "제보 영상이 민주노총 소속 직원에 의해 조작된 정황을 발견했다"며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고 밝히면서다.


비알코리아는 이날 오후 참고자료를 내고 "공장 내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2021년 7월28일 한 현장 직원이 아무도 없는 라인에서 펜형 소형 카메라를 사용해 몰래 촬영하는 모습이 발견됐다"며 이같이 전했다.


영상 속 해당 직원은 받침용 설비 위에 묻어있는 기름을 고의로 반죽 위로 떨어뜨리려 시도하고, 반죽에 잘 떨어지도록 고무주걱으로 긁어내는 듯한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사실 여부는 수사 결과로 판가름 나겠지만, 위생문제와 관련된 논란인 만큼 결과야 어떻게 됐든 점주들만 피해를 보는 상황이 됐다.


지난달 30일 기준 던킨 매장수는 740개, 이중 가맹점은 약 80%에 달한다.



지난 23일 SPC 청주공장으로 집결한 민주노총 화물연대가 물류 노선 증·배차 재조정 이행을 요구하며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뉴시스

악재는 던킨 뿐만이 아니다. 파리바게뜨 가맹점에 생지, 빵 등 원부재료를 운송하는 민노총 소속 배송기사들의 파업이 한 달 가까이 장기화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운송거부 사태는 지난 2일 호남샤니 광주공장에서 시작돼 현재 전국 SPC 사업장으로 퍼졌다. 이 파업으로 3일 광주센터가 봉쇄되고 15일부터 원주, 청원, 대구센터가 순차적으로 봉쇄됐다.


갈등의 원인은 배송 기사 간 이권 다툼에서 비롯됐다. SPC에서 증차한 차량 2대를 놓고 민노총 소속 배송기사들과 한국노총 소속 배송기사들이 코스 조정과 운영방식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견해차가 원인이다. 이들이 ‘집단 이기주의’라 비판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SPC그룹 측에서 추산하는 누적 피해 금액은 40억원 이상이다. 이중 매출 손실, 영업손실 등 가맹점 피해는 집계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 달 가까이 파업이 이뤄지고 있지만, 갈등 국면이 해결되지 못하면서 가맹점주들의 손실규모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이번 파업으로 파리바게뜨 일부 가맹점은 영업에 차질을 빚으며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늘었다고 호소하고 있다.


사측은 파업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대체차량을 투입했지만, 추석 연휴를 포함해 한 달 가까이 이어진 파업으로 물류비용도 불어나고 있다.


점주 입장에서는 가뜩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어려운 상황에서 판매할 빵이 없어 장사를 못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온라인 캡처

제품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어려움을 호소하는 파리바게뜨 가맹점주의 글도 등장했다.


광주에서 파리바게뜨를 운영 중이라고 밝힌 청원인 A씨는 지난 14일 '화물연대 불법파업으로 인해 죽어가는 자영업자를 살려주세요' 제목의 청원글을 올렸다.


A씨는 청원글에서 "최근 광주지역 화물연대 소속 배송기사들이 불법파업을 강행하고 있다. 아침 일찍 도착해야 할 식재료들이 오후 늦게 도착하면서 팔지 못하고 폐기하는 물품들이 늘어나고 점포의 피해도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다른 물류센터로까지 연대파업으로 확대하려 하고 있어 전국 3400여개 가맹점포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이미 경영환경이 최악에 이르고 있는 상황에서 피해는 고스란히 점주가 떠안고 있다"고 했다.


이는 SPC그룹 만의 문제가 아니다. 업계 전반에 미칠 부정적 우려도 상당하다. 일각에서는 일부 경쟁사 브랜들이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지만, 이번에 위생 문제까지 겹치면서 업계 전반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익명을 요구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반사이익 보다는 외식 먹거리에 대한 불신이 조성되지 않을까 염려된다”며 “결국에는 기본 관리적인 측면(위생·품질)에 대한 현장에서의 감독 관리가 더 집중돼야 할 필요성이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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