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억 타팰 펜트하우스 대출 100% 끼고 샀다, 88년생의 정체

고석현 2021. 9. 30.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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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뉴스1

정부가 부동산값 안정화를 위해 금융권의 가계대출을 전방위로 옥죄는 가운데, 외국인이 100% 대출을 통해 고가 주택을 매입하는 사례가 나왔다.

30일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중국 국적의 A씨(33)는 지난 3월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합산 전용면적 407.96㎡(구 123평) 복층 구조의 펜트하우스를 100% 대출을 받아 매수했다. 세부 거래금액은 복층 중 아래층(243.08㎡)은 55억원, 위층(164.88㎡)은 34억원 등이다.

법원 등기소에 따르면 해당 주택을 담보로 근저당권 설정한 내역이 등기부등본에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A씨가 강남구청에 제출한 자금조달계획서엔 매수금 89억원을 전부 대출로 차입해 조달했다고 명시됐다. 본인의 현금이나 상속·증여 없이 대출만으로 매매금액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외국인, 해외은행서 대출 땐 '국내법' 규제 불가


현재 국내에선 금융당국의 대출규제로 인해 주택을 담보로 집값의 100%를 대출받는 건 불가능하다. 하지만 A씨는 해외에서 영업하는 은행에서 대출을 받았기 때문에, 100% 대출로 집값을 충당할 수 있었다.

외국계 은행도 국내 영업을 할 때는 은행법상 시중은행과 동일한 금융당국의 규제가 적용된다. 하지만 외국인이 현지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경우, 해당 국가의 법이 적용되기 때문에 국내 금융당국의 제출 제한 조치는 불가능하다.


금융당국, 대출억제로 부동산거품 걷겠단 구상


한편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내국인들은 실수요 부동산거래까지도 어려운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금융당국은 엄격한 가계대출 총량 관리로 가계부채 증가를 억제하고 부동산 등 자산시장의 거품까지 걷어내겠다는 구상이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지난 28일 정책금융기관장과의 간담회에서 금융안정에 대해 "누적된 가계부채와 자산 가격 거품 등 금융 불균형을 사전에 엄격하게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하루 전 경제·금융시장전문가 간담회에서는 "각종 잠재 위험요인의 뇌관을 선제적이고, 안전하고, 확실하게 제거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외국인의 '국내 부동산 쇼핑'에 대해서는 사실상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주택가가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내국인 예비수요자들이 조바심을 내는 이유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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