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김만배 일부러 멀리했다" 與 "우연이라기엔 로또급 매매"
우연의 일치일까, 아니면 거래 이면이 있는 걸까.
윤석열 전 검찰총장 부친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의 연희동 집을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받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전 머니투데이 부국장의 누나 김명옥씨가 매입한 것에 대한 논란이 쉽사리 가시지 않고 있다. 윤 전 총장 측의 적극적 해명에도 각종 의문이 꼬리를 물고 있는 것이다.
이 문제와 관련해 윤 전 총장은 주변에 “내가 박영수 중수부장을 따라 몇 번 김씨를 본 적은 있는데 딱 보니 사람이 이상해서 (이후에 관계를)끊어버렸다”고 말했다고 한다. “윤 전 총장은 김만배씨와 '형님, 동생' 하는 사이”(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 등)라는 여권 일각의 주장을 반박하면서 한 말이었다.
캠프 종합지원본부장인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전한 윤 전 총장의 설명은 이랬다. “(2006년 무렵) 박영수 대검 중앙수사부장 시절 내가 중수부 연구관으로 있으면서 박 부장을 따라 몇 차례 만난 적은 있다”면서도 “당시 김씨가 붙임성이 좋아 다른 검사실은 오갔지만, 나를 어려워해 내 방에 온 적은 없다. 십수년 전부터 연락도 안 하는 사이”라는 것이었다.
김씨와 친분이 없기에, 부친 집을 김씨 친누나가 산 것도 “우연의 일치일 뿐 문제될 게 없는 거래”라는 게 윤 전 총장 주장이다. 다만 윤 전 총장은 “김씨가 매매과정에서 내 아버지 집인 줄 알게 됐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고 캠프 관계자는 전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이 거래의 이면에 어떤 흑막이 있는지 밝혀야 한다”(진성준 의원)고 압박 수위를 높여 나가고 있다. 이날 직집 연희동 주택을 방문한 민주당 의원들은 매매 시기와 거래 방식 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일단 매매가 이뤄진 2019년 4~7월(4월 30일 계약, 7월 2일 소유권 이전 완료)은 윤 전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에서 검찰총장으로의 영전을 앞뒀던 때라는 것이다. 당시 법무부는 3월 검찰총장 후보 추천위를 구성해 5월에 7명, 6월에 4명(김오수·봉욱·윤석열·이금로)으로 총장 후보를 줄였다. 이후 문재인 대통령의 지명(6월 17일)을 통해 인사청문회를 실시(7월 8일)한 뒤 취임했다.
이날 연희동 해당 주택을 찾아 현장 조사를 한 천준호 민주당 의원은 기자들에게 “윤 전 총장이 검찰총장으로 거론될 무렵 부친이 급매물로 내놓은 집을 김만배씨 친누나이자 천화동인 3호 투자자가 매수한 것을 그냥 우연이라고만 이야기하기에는 로또 당첨급의 확률이지 않으냐”고 말했다. 여권 일각에선 윤 전 총장이 검찰총장으로 지명되기 직전 부인 김건희씨의 전시회를 후원하는 협찬사가 크게 늘면서 인사청문회 때 "보험용 아니냐"는 공방이 일었던 것과 연관을 짓고 있다.
매매 방식을 두고도 민주당은 “김씨 친누나가 대출까지 받아가며 무리하게 거래한 이유가 궁금하다”(장경태 의원)는 의문을 제기한다. 실제 연희동 집 등기부 등본을 보면, 김씨는 매입금액 19억원 가운데 적지 않은 비중(68.4%)을 대출로 메웠다. 검찰 출시 한 변호사는 “언론보도를 보면 김씨 친누나는 대장동 개발을 통해 최근 3년간 100억원이 넘는 돈을 벌었다”며 “그런데 이렇게 비싼 이자(신협)를 감수하면서까지 윤 전 총장 부친의 집을 사들인 게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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