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작업해봐 도와줄게"..시장님의 부동산투기법

지호일,정현수 2021. 9. 30.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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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동 개발 사업이 진행될 예정이야. 작업을 해 봐. 너도 큰 건 해. 내가 도와줄게."

이에 송씨는 2016년 2월 용인 기흥구 보라동 개발예정부지 일부를 정 의원의 친형에게 매각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결국 송씨는 2016년 2월~2017년 2월 정 의원 지인들 앞으로 개발예정부지 중 4필지(2748㎡)를 시세보다 싸게 넘기고, 관련 세금도 납부해 줬다는 게 검찰이 내린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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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민 의원 구속영장 내용
검 "4억6200여만원 제3자 뇌물수수"
정 의원 "결백 입증하겠다" 혐의 전면 부인
국민의힘 정찬민 의원이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자신의 체포동의안에 대해 신상발언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보라동 개발 사업이 진행될 예정이야. 작업을 해 봐. 너도 큰 건 해. 내가 도와줄게.”

국민의힘 정찬민 의원이 경기도 용인시장 시절인 2014년 7월 친분 있던 부동산 중개업자 정모씨를 시장실로 불러서 했다는 말이다. 시장이 지닌 부동산 개발사업 인·허가권를 무기로 개발예정부지 일부를 헐값에 차명으로 사들인 뒤 차익을 노리는 ‘투기 시나리오’는 이렇게 시작된 것으로 검찰은 본다.

이 내용은 국민일보가 30일 국회에서 입수한 정 의원 구속영장에 등장한다.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병문)는 지난 16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며, 국회는 지난 29일 정 의원 체포동의안을 통과시켰다.

검찰에 따르면 ‘브로커 역할’을 제안받은 정씨는 주택개발업체 H사 대표 송모씨를 만나 “인·허가를 받아서 개발해야 할 것 아니냐. 보라동 ○○번지를 시세보다 싸게 넘기시라”며 지시받은 사항을 전달했다.

이에 송씨는 2016년 2월 용인 기흥구 보라동 개발예정부지 일부를 정 의원의 친형에게 매각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은행대출금 5억원(정 의원 측은 6억5000만원 설정 주장)에 대한 근저당권이 설정돼 있던 시가(감정가 기준) 8억9000여만원 상당의 988㎡ 규모 땅이 1억9000여만원에 거래됐다. 송씨는 이에 더해 토지 취·등록세 880여만원도 냈다.

이후에도 정 의원은 도로와 연결돼 있는 부지 등을 지목하며 “여기는 평당 100만원이면 되잖아”라며 차명 매입을 지시했다는 게 정씨 주장이다. 결국 송씨는 2016년 2월~2017년 2월 정 의원 지인들 앞으로 개발예정부지 중 4필지(2748㎡)를 시세보다 싸게 넘기고, 관련 세금도 납부해 줬다는 게 검찰이 내린 결론이다.

검찰은 정 의원이 이런 방식으로 제3자가 총 4억6200여만원의 이득을 보며 부지를 매입하게 한 것으로 계산했다. 송씨는 개발부지 일부가 떼어져 나가면서 시에 개발 설계변경 요청을 해야 했다고 구속영장에 나와 있다.

대신 H사의 개발 인·허가는 신청 접수 13일(공휴일 제외) 만에 급행으로 통과됐다. 검찰은 용인시장실에서 신속 처리를 재촉했다는 공무원들의 진술도 확보한 상태다.

검찰은 정 의원의 구속 필요성을 설명하면서 올 상반기 ‘LH 사태’를 거론하며 “이를 바라보는 국민은 정부와 공직사회에 상당한 실망과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고 기술했다. 또 “(고위공직자의 불법 행위는) 특히 청년세대들에게 공정과 성실이 반칙이나 각종 편법·불법을 이길 수 없다는 무력감까지 느끼게 한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혐의 일체를 부인하고 있다. 뇌물을 요구하거나 인·허가 과정에 개입한 적이 없으며, 문제의 부동산 거래는 자신과 전혀 관련이 없다는 주장이다. 그는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한 신상발언에서도 “제 억울함과 결백함을 밝히고 당당히 여러분 앞에 다시 서겠다”고 했다.

정 의원 측은 통화에서 “송씨가 취등록세를 낸 것은 해당 부지를 담보로 대출받기 위해 자진해서 한 행동이었다”며 “해당 부지는 송씨가 거래 몇 달 전 평당 16만원 정도에 매입했던 땅이라 시세보다 싸게 판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개발업자 등은 본인들 범죄행위를 감추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경찰은 3년째 짜맞추기식 수사를 하고 있다”며 거듭 억울함을 주장했다. 정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여부는 다음 주 중 결정될 예정이다.

지호일 정현수 기자 blue5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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