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 英 합작사 투자 무산에 15% 급락

문지민 2021. 9. 30.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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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업 진출 밝힌지 6일만에 이사회 부결
전문가들 "거버넌스에 큰 실망" 지적
이완재 SKC 사장이 지난 24일 열린 ‘SKC 인베스터 데이(Investor Day)’에서 발표 중이다. (SKC 제공)
2차전지 동박 생산업체인 SKC가 영국 실리콘 음극재 생산업체인 넥시온과 합작법인 설립 계획이 무산됐다는 소식에 주가가 급락했다. 배터리용 양·음극재 등 새로운 소재 사업 진출 계획을 밝힌 지 일주일도 안돼 이사회에서 부결되자 투자자들은 물론 업계에서도 이해가 안 된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30일 한국거래소에서 SKC는 전일 대비 15.08% 떨어진 16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회사 측이 지난 24일 밝힌 신소재 사업 진출 계획에 따른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23일 17만4500원에 거래를 마친 SKC는 전날까지 무려 14.04% 오르며 29일 19만9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그런데 갑작스런 이사회 부결로 인해 이날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지난 9일 이후 3주 만에 16만원대로 떨어졌다.

전날 오후 열린 SKC 이사회에서 'SKC-영국 넥시온 합작법인' 투자안건이 이사들의 반대로 부결 처리됐다는 소식에 투자자들은 큰 실망을 표했다. SKC는 지난 24일 향후 경영 계획을 밝히는 '파이낸셜 스토리'를 통해 배터리용 양·음극재, 세계 최초 하이퍼포먼스 컴퓨팅용 글라스 기판 등 신소재 사업에 진출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갑작스런 투자 무산에 대해 투자자들과 업계에서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계획을 밝힌 지 불과 일주일도 채 안됐고 해당 내용에 대해 충분히 그룹 내에서도 인지하고 있었을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이사회 부결은 홀딩스 측에서 사업에 반대 의견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홀딩스 입장에서는 해당 사업에 이미 투자를 진행한 SK머티리얼즈와의 중복투자와 해당 사업에 대한 본인들의 점유율 하락 등을 고려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거버넌스 문제를 가장 큰 이슈로 보고 있다. 노 애널리스트는 "대기업 상장회사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은 사실 엄청난 이슈"라며 "이런 식으로 진행된다면 사업이 주주가치가 아니라 단순히 오너로 대변되는 최대주주를 위한 것으로 투자자들은 느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되면 결국 SK 전 계열사의 파이낸셜 스토리 내용을 투자자들이 앞으로 신뢰하기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회사가 추진한 안건에 대해 이사회에서 부결된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큰 실망감이 주가에 격렬히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앞으로도 이사회 안건을 통과시켜야 할 텐데 주주들은 앞으로 통과 여부에 확신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사업 진행 여부에 대해서는 어떤 방식으로든 진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노 애널리스트는 "처음부터 기술 개발을 할 수도 있고 여러 방법들에 대해 회사는 고민할 것"이라며 "처음부터 기술 개발을 한다면 당연히 시간은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 실리콘 음극재 사업에 진출한 SK머티리얼즈와 사업이 겹치는 부분에 대해서는 "SK머티리얼즈는 2025년 이후 상용화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만약 즉각 상용화하려고 한다면 홀딩스 쪽에서도 다시 고민할 수 있다"고 말했다. 회사 측도 "2차전지 소재 투자에 관해 발표했던 전략 중 바뀌는 것은 없다"고 밝혔다.

SKC는 투자안을 재검토하고 보완해 다음 이사회 안건으로 올릴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직 다음 이사회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문지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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