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 사용료 1000억 내놔라" SK브로드밴드, 넷플릭스에 맞소송
망 사용료를 둘러싼 SK브로드밴드(이하 SKB)와 넷플릭스 간 법정 다툼이 2라운드에 돌입했다. 넷플릭스가 1심 패소에 대한 항소를 제기한 데 이어 SKB가 망 이용대가를 청구하는 맞소송을 내면서다. 망 사용료는 콘텐트 제공 사업자(CP)가 통신 사업자에게 인터넷망을 이용한 대가로 내는 요금이다.
SKB는 민법의 부당이득반환 법리를 근거로 넷플릭스에 망 이용대가 청구를 위한 반소를 제기했다고 30일 밝혔다. 반소는 민사소송 중 피고가 원고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다.
앞서 SKB는 2019년 11월 방송통신위원회에 넷플릭스와의 망 사용료 협상 중재를 신청했지만, 넷플릭스는 중재를 거부하며 이듬해 4월 망 사용료를 낼 의무가 없다는 취지의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같은 해 6월 “넷플릭스(원고)가 SKB(피고)를 통해 인터넷망 연결이라는 유상의 역무를 받고 있다고 봐야 한다. 넷플릭스가 이에 대한 대가 지급 의무를 부담하는 것이 타당하고 형평에 부합한다”면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사용료 낼 의무 없어” vs “당연히 지급해야”
넷플릭스가 이에 불복해 항소하자 SKB가 다시 반소를 제기하며 맞서는 것이다. SKB 측은 “인터넷망은 초기 구축과 유지 관리에 상당한 투자가 필요해 당연히 유상으로 제공되는 것임에도 넷플릭스가 대가 지급 없이 망을 이용하고 있다”며 “1심 판결에도 불구하고 넷플릭스가 협상에 전혀 응하지 않은 채 망 이용대가 지급을 이행하지 않아 반소를 제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SKB에 따르면 넷플릭스가 SKB의 망에 발생시키는 트래픽은 2018년 5월 50기가비피에스(Gbps·초당 10억 비트의 데이터를 전송하는 속도) 수준에서 이달 현재 1200Gbps 수준으로 약 24배 증가했으며, 이에 따른 SKB의 손실 역시 늘었다.
청구 금액은 법원의 감정 절차에 따라 정해질 전망이다. 업계는 넷플릭스가 SKB의 전용회선을 이용한 2018년 6월부터 현재까지 시장 가격과 요금 단가, 재판 기간 등을 고려했을 때 700억~100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SKB 측은 “국내외 CP들이 모두 정상적으로 지급하는 망 이용대가를 넷플릭스도 똑같이 지급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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