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보호 강화한다 했는데..금융분쟁 처리 1년 걸려(종합)

박선미 2021. 9. 30.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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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철(45·가명)씨는 지난해 말 금융감독원에 보험사와의 분쟁조정을 신청했다.

윤 의원은 "금융감독은 소비자 권익 보호를 위해 존재한다"며 "분쟁조정은 결과와 함께 처리속도도 중요한 만큼 사건의 현장확인과 예비검토 등을 전문기관에 맡겨 속도를 낼 방안을 검토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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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쟁처리 전담 인력 '찔끔' 충원
복잡한 분쟁 많은데 인력은 턱없이 부족
금융분쟁 처리기간 규정시한의 10배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송승섭 기자] 김상철(45·가명)씨는 지난해 말 금융감독원에 보험사와의 분쟁조정을 신청했다. 모친이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던 보험금을 "약관상 어렵다"며 보험사가 지급하지 않으면서다. 김씨는 30일안에 처리된다는 규정을 보고 금방 문제가 풀릴 거라고 생각했지만 회신을 받는데 130일이 걸렸다. 그것도 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다는 보험사의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억울하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금융사와 소비자간 분쟁조정 절차가 법적으로 정해진 시한보다 10배 가까이 늘어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복잡해진 금융상품 영향으로 분쟁 수요는 많은데 금감원의 분쟁조정 전담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영향이다. 금감원은 최근 금융위에 분쟁조정 전담인력을 약 20명 가량 충원해달라고 요청했지만 확답을 받지 못한 상황이다. 외부기관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방안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115건의 은행업권 금융분쟁을 ‘인용’ 처리하는 데까지 평균 353일이 걸렸다. 분쟁을 접수하고 1년 뒤에야 결과를 받아든 셈이다. 처리기간은 2018년 30일 대비 100배 이상으로 늘었고 지난해 183일 보다는 두배 가까이 길어졌다.

비은행권도 상황은 마찬가지. 대부·보험·금융투자 업계는 지난해 각각 51일, 51일, 46일에서 올해 상반기 130일, 77일, 109일로 분쟁 처리기간이 길어졌다. 여신 부문만 지난해 30일에서 올해 상반기 24일로 전 업권중 유일하게 처리기간이 단축됐다. 올해 상반기 기준 분쟁조정 처리율은 보험만 90%를 넘어설뿐 은행 64%, 비은행·여신·대부 85%, 금융투자 76% 등으로 집계되고 있다.

금융분쟁조정이란 소비자가 금융사를 상대로 제기하는 분쟁을 금감원이 조정하는 절차다.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마련해 당사자 간의 합의를 유도하고 분쟁을 원만히 해결하는 방식이다. 금융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접수일로부터 30일 안에 인용·기각·각하·기타 등의 결정을 해야 한다.

턱없이 부족한 전담인력…"처리속도 개선방안 마련해야"

금융소비자보호가 중시되고 있지만 분쟁조정 처리기간이 길어지고 있는 것은 금감원 내 분쟁조정 전담처리 인력이 턱 없이 부족한 영향이다. 올해 초 금감원 조직개편에서 금융소비자보호처 산하 분쟁조정국을 2개에서 3개로 늘리는 등 급증하는 분쟁 수요에 대응하고 있지만 은행 3명, 금융투자 6명, 보험 26명 등 전체 금융업권 분쟁조정 전담인력으로 활동하고 있는 직원 수는 39명에 불과하다. 사모펀드 사태가 터졌던 2019~2020년 대비 1~2명 더 충원됐을 뿐이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사모펀드 환매연기 문제로 손해액 확정이 늦어진탓에 분쟁처리 기간이 전체적으로 길어지기도 했다"며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소비자보호 강화를 충당할만한 인력 자체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했다. 그는 "금융위에 분쟁처리 전문인력을 약 20명 정도 충원해달라고 요청했는데 머지포인트, 가상화폐 등 디지털감독 부문 현안도 많아 충원이 제대로 될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내부 인력 충원이 어렵다면 외부기관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처리속도를 높일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의원은 "금융감독은 소비자 권익 보호를 위해 존재한다"며 "분쟁조정은 결과와 함께 처리속도도 중요한 만큼 사건의 현장확인과 예비검토 등을 전문기관에 맡겨 속도를 낼 방안을 검토할 때"라고 강조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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