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카, 오늘부터 이틀간 공모청약..공모가 2만5000원, 희망가격 하단보다 27% 낮아

장지현 2021. 9. 30.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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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매매 플랫폼기업 케이카가 10월 30일부터 이틀간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다.

앞서 케이카는 28~29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총 371개 국내외 기관이 참여한 가운데 경쟁률은 40대 1에 그쳤다. 최종 공모가는 희망밴드(3만4300원~4만3200원) 최하단보다 27%가량 낮은 2만5000원에 확정했다. 총 공모금액은 3366억원,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1조2022억원이다.

유가증권시장 기업공개(IPO)에서 공모가가 밴드 하단 아래로 내려간 건 지난해 11월 상장한 에이플러스에셋 이후 처음이라는 설명이다. 올해 신규 상장한 코스피 상장사 13곳의 공모가는 모두 밴드 최상단 혹은 상단을 초과했다.

수요예측에서는 국내 기관투자자와 해외 투자자의 반응이 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투자자의 경우 총 51곳 중 41곳이 희망밴드 75~100% 수준의 가격을 제시하며 높은 선호도를 드러냈다. 카바나·브룸 등 글로벌 중고차 매매 온라인 플랫폼기업의 공모주 투자에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경험에서 비롯한 판단이라는 설명이다.

반면 국내 기관투자자들은 총 320곳 중 227곳이 밴드 하단 이하의 가격을 제시했다. 상장 후 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않겠다는 의무보유확약 물량은 전체 수요예측 물량의 4.9%에 그쳤다. 주관사인 NH투자증권은 "최근 연속된 국내 대규모 IPO 딜로 인해 개인투자자들의 참여도는 점점 낮아지고 있고, 국내 중소형 운용사와 공모주 투자자문사들의 펀드 자금도 충분치 않은 상황"이라며 "시장 여건을 감안해 시장 친화적인 가격으로 공모가를 최종 확정했다"고 설명했다.

케이카 수요예측 부진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증권신고서 제출 당시부터 비교 기업 선정과 기업가치 산정 방식 등으로 고평가 논란이 일었고, 구주매출 비중도 지나치게 높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는 설명이다. 케이카는 비교 기업으로 카바나와 카맥스 등 미국 중고차업체 6곳을 선정했는데, 카바나와 카맥스는 시가총액이 각각 70조원, 23조원에 육박한다. 공모가 산정에도 PER(주가수익비율)이 아닌 PSR(주가매출비율)을 사용했다. 당기순이익이 아닌 매출을 기준으로 기업가치를 산정하는 PSR은 일반적으로 현재 순이익이 없는 기업인 바이오기업이나 신규 성장산업에 사용되는 방식이다.

구주매출 비중이 총 공모주식 수의 90%가 넘는다는 점도 흥행 부진 요인으로 작용했다. 케이카의 기존 공모주식 수는 약 1683만주로, 이 중 구주매출이 92.86%(1562만8124주)를 차지했다. 신주 모집 물량은 120만2164주에 그쳤다. 총 공모금액의 92%가 회사 자금이 아닌 주주에게로 들어간다는 의미다. 수요예측 후 케이카는 구주매출 규모를 20%가량 줄이며 총 공모주식 수를 1346만주로 낮췄지만, 여전히 구주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91.07%(1226만2067주)에 달하는 수준이다. 통상 기업공개에서 구주매출 비중이 높으면 최대주주의 투자자금 회수 목적이 강하다고 여겨져 투자심리에는 부정적이다.

케이카는 이번 기업공개를 통해 조달하는 공모자금을 통해 오프라인 매장 확장, 온라인 자산 강화, 시세 서비스 고도화 등 이커머스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보유한 전국 41개 매장 이외에 온라인 주문을 소화할 수 있는 오프라인 매장을 확장하고, 외부 업체에 위탁 중인 차량 탁송 서비스를 내부적으로 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케이카는 국내 1위 중고차 매매 플랫폼기업으로, 2020년 판매 대수 기준 국내 온라인 중고차시장 점유율 80%를 차지하고 있다. 2015년 업계 최초 이커머스 플랫폼인 '내차사기 홈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중고차 매입을 비롯해 차량 진단, 판매, 사후관리 등의 과정을 직접 운영하면서 온오프라인 통합 플랫폼을 구축했다. 올 상반기에는 매출액 9106억원, 영업이익 385억원을 기록하며 창립 이후 최대 반기실적을 달성했다.

케이카는 9월 30일과 10월 1일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을 마무리한 후 10월 13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대표 주관사인 NH투자증권과 인수단인 대신증권, 삼성증권, 하나금융투자에서 청약이 가능하다.

장지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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