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만 건드리지 않으면"..입안이 찢어지고 머리를 맞아도 태권도 관장은 참았다

영남취재본부 김용우 2021. 9. 30.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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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관장은 제자이자 원생들이 보는 앞에서 누군가로부터 폭행당했다.

부산의 한 태권도도장 관장이 원생들이 보는 앞에서 행인으로부터 '묻지마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폭행 장면이 찍힌 차량용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했다.

관장은 당시 태권도 수업을 마친 아이들을 집에 데려다주기 위해 차량에 태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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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서 벌어진 '묻지마 폭행'
부산에서 한 태권도 도장 관장이 모르는 남성으로부터 묻지마 폭행을 당하고 있다. [이미지출처=보배드림]

[아시아경제 영남취재본부 김용우 기자] 태권도 관장은 제자이자 원생들이 보는 앞에서 누군가로부터 폭행당했다.

격투 무술로 단련된 그였지만 꾹 참았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마당에 심신을 단련하기 위해 연마한 태권도를 사람 때리는 곳에 쓰기 싫었다.

피하다가도 갑자기 휘두르는 주먹에 얼굴이 상하면서도 폭력에 폭력으로 맞서지 않기로, 그는 입술을 깨물었다.

부산의 한 태권도도장 관장이 원생들이 보는 앞에서 행인으로부터 ‘묻지마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폭행 장면이 찍힌 차량용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이 소문나면서 현재는 다시 내린 상태이다.

영상과 경찰 등에 따르면 30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을 통해 관장은 전날 오후 4시 10분쯤 태권도장 건물 앞에 세워둔 차량 근처에서 한 남성으로부터 묻지마 폭행을 당했다는 글과 당시 상황이 녹화된 차량용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했다.

관장은 당시 태권도 수업을 마친 아이들을 집에 데려다주기 위해 차량에 태우고 있었다. 차에 앉자 인근에 있던 A씨가 다가와 “네가 선생이냐? 관장이냐?”라며 삿대질했다.

A씨는 갑자기 주먹으로 관장의 뒤통수를 때렸다.

관장은 차에서 내려 A씨를 밀치며 방어했다. 관장이 폭력을 행사하는 이유를 물으며 항의하자 A씨는 기습적으로 관장의 얼굴을 때리기 시작했다.

영상에는 검은색 옷을 입은 A씨가 주먹을 휘둘러 관장의 머리부분을 여러 차례 때리는 모습과 관장이 이 남성을 제압하기 위해 몸을 붙잡는 모습이 담겼다.

관장은 “처음에 얼굴을 집중적으로 구타당하다 상대를 공격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태권도 관장이 사람을 때리면 안 될 것 같아 화는 났지만 입술을 꾹 깨물며 참았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아이들까지 해를 끼치려 했다면 저도 그땐 참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차에 타고 있던 아이들 뿐 아니라 등원하던 아이들, 동네 주민들도 이 묻지마 폭행을 지켜보고 있었다.

관장은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이 현장으로 출동하자 상황은 끝났다. 관장은 놀란 아이들을 달래 집으로 돌려보냈다.

관장은 얼굴 타박상과 입안이 찢어지는 피해를 입었다. 얼굴을 맞았던 탓에 두통에 시달리고 있고, 원생 앞에서 벌어진 폭력에 대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

관장은 폭력 장면을 바로 본 아이들도 불안해하고 있다고 했다. 관장이 맞기만 하고 공격을 안하니 ‘관장님은 왜 안 때리냐’고 궁금해했을 아이들 생각에 마음마저 아팠다.

보배드림에서 내려진 영상의 흔적 아래는 현재 수많은 응원 댓글이 달려있다.

‘잘 참으셨다’, ‘태권도의 인내를 보였다’ 등 칭찬하는 응원들을 보며 관장은 “당시 생각이 자꾸 나 눈물이 났지만 반격하지 않고 참았던 것이 잘한 일”이라고 위안받았다.

사건이 있고 그날 저녁 관장은 경찰관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경찰은 “아이들이 지켜보는 속에 이성을 잃지 않고 잘 참으셨다. 관장으로서 참 잘했고, 맞서 폭력을 행사했다면 더 큰 위험한 일이 생길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고 말해줬다.

‘돌려차기’ 같은 태권도에서 연마한 큰 타격 기술이라도 나왔다면 아이들 앞에서 위험한 결과가 생길 수도 있다는 뜻의 위로였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관장이나 아이들에게 원한이 있는 사람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관장을 때린 남성은 경찰에 입건돼 조사받고 있다.

영남취재본부 김용우 기자 kimpro77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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