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치솟자 아파트 경매까지 '광풍'..낙찰가가 실거래가 웃도는 단지 속출

김경민 2021. 9. 30.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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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경매 열풍이 뜨겁다. 서울, 수도권뿐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경매 관련 지표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과열 양상으로 치닫는 중이다. 경매 물건마다 응찰자가 몰리면서 감정가보다 많게는 20%가량 웃돈이 붙는가 하면 실거래가를 뛰어넘는 가격에 낙찰이 이뤄지는 사례도 허다하다.

▶전국 아파트 낙찰가율 역대 최고

법원 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8월 전국 경매 진행건수는 9442건으로 이 중 4024건이 낙찰돼 낙찰률은 42.6% 수준이다. 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을 나타내는 낙찰가율은 평균 79.2%로 평균 응찰자 수는 4.3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아파트만 놓고 보면 낙찰가율이 무려 106.7%에 달한다. 7월 대비 5.7%포인트 상승했다. 지지옥션이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1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아파트 경매 응찰자 수도 같은 기간 6.3명에서 7.7명으로 증가했다.

수도권에는 인천 경매 열기가 심상찮다. 8월 기준 인천 아파트 낙찰가율은 7월 대비 5.4%포인트 뛰어 역대 최고인 123.9%를 기록했다. 5월(106.7%)부터 4개월째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는 중이다. 경기 지역 아파트 낙찰가율 역시 115.1%를 기록해 최고치를 다시 썼다. 지방 광역시 경매 열기도 후끈 달아올랐다. 대전 아파트 낙찰가율은 113.3%(8월)로 7월 대비 15%포인트나 뛰었다. 울산도 101.7%를 기록해 7월 대비 4.5%포인트 올랐다.

경매 열기가 뜨거운 것은 정부가 연일 집값 고점을 경고하는데도 불구하고 부동산 시장이 ‘불장’을 이어간 영향이 크다. 뒤늦게 아파트 매수에 나서고 싶지만 시중은행마다 주택담보대출을 중단하면서 상대적으로 진입이 수월한 경매 시장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심지어 낙찰가가 시세를 뛰어넘는 사례도 속출하는 분위기다.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내집마련하는 것이 경매만의 매력이지만 워낙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실거래가보다 높은 가격을 써내는 수요자가 속속 나오고 있다는 의미다. 일례로 서울 강남구 청담동 청담동양파라곤 전용 197㎡는 지난 7월 경매시장에서 39억5399만9000원에 낙찰됐다. 매매 최고가(37억3000만 원)보다 2억 원 넘게 비싼 가격이다. 감정가(34억4000만 원) 대비 낙찰가율은 114.9%를 기록했다.

서울 강서구 등촌동 라인아파트 전용 84㎡ 경매는 낙찰가율이 무려 167.9% 수준으로 치솟았다. 감정가 5억8000만 원 물건인데 36명이 응찰해 낙찰가가 9억7389만 원에 달했다. 이 아파트 전용 84㎡ 실거래가가 8억8000만 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실거래가보다 1억 원가량 높은 가격에 주인을 찾았다는 얘기다.

경기도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경기 시흥시 장곡동 진말삼환한진 아파트 전용 60㎡는 최근 경매에서 4억330만 원에 주인을 찾았다. 31명이 응찰에 참여해 낙찰가가 감정가(2억3700만 원)의 1.7배 수준에 달했다. 실거래가(4억3700만 원)에 육박할 정도다.

매매시장의 선행지표로 불리는 경매시장이 호황을 맞으면서 당분간 집값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가 3기 신도시를 비롯한 신규 주택 공급에 나서지만 경기, 인천 일대에만 공급이 몰릴 뿐 서울 인기지역 물량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당장 서울 인기지역 아파트 공급물량을 늘리기 어려운 데다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를 강화하면서 다주택자 매물이 시중에 나오지 않아 수급 불균형이 완화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경매시장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기존 아파트 매매시장도 덩달아 우상향 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글 김경민 『매경이코노미』 기자 그래프 지지옥션 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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