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각] 바다 도달한 카나리아 화산 용암, "유독 가스 경고"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 라 팔마 섬의 쿰브레 비에하 화산에서 흘러내린 용암이 바다에 도달해 유독 가스를 뿜기 시작했다.
스페인 당국은 29일(현지시각) 화산에서 흘러내린 용암이 지난밤 로스 게레스 해변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용암이 바닷물을 만나면 폭발과 유독가스 분출을 일으킬 수 있다. 당국은 용암이 지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에 대피령을 발령하고, 해안가 주민 300여명에게 유독가스를 경고하고 실내에 머무르도록 했다.
카나리아제도 화산연구소는 "산성 가스, 액체를 흡입 및 접촉하면 피부, 눈, 호흡기를 자극할 수 있다"며 "특히 과거 호흡기 질환을 앓았던 사람들에게 호흡 곤란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1971년 화산 폭발 당시 용암이 바다와 만나면서 발생한 유독가스를 흡입해 한 명이 사망한 바 있다.
북아프리카 북대서양에 위치한 인구 8만5000명의 라 팔마 섬에선 지난 19일 규모 4.2의 지진이 발생하면서 쿰브레 비에하 화산이 폭발했다. 최초 폭발 후 열흘간 크고 작은 분출이 이어지고 있다. 화산은 25일의 폭발로 새로운 분화구가 생겼고, 27일에는 잠시 분출을 멈췄으나 몇 시간 뒤 활동을 재개했다.
유럽연합 코페르니쿠스 대기감시시스템에 따르면 현재까지 건물 589채와 도로 21㎞가 파괴됐으며, 258헥타르의 토지가 용암으로 소실됐다. 파괴된 토지 대부분이 농경지인 것으로 파악된다. 카나리아 제도 주력 산업이 농업과 관광업인 점인 만큼, 경제적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한다.
관광객 360여명을 포함한 7000명이 긴급히 섬을 대피한 상태로, 현재까지 부상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정동 기자 choi.jeongd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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