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의 新지배종, ESG 아직도 롤모델 찾나요

2021. 9. 30.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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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칼럼]
본업과 확실히 연결되도록 프로세스 짜야
냉소적인 직원 설득하고 미션 재정비해야

코로나19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지배종’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델타 변이를 넘어 람다 변이까지 지배종 후보로 등장한다. 긍정과 부정의 의미를 떠나 향후 경영 패러다임을 변화시킬 지배종으로 ESG를 주목해야 하지 않을까? 먼 미래를 보지 않더라도 이미 ESG가 미래 경영의 신지배종으로 굳어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기업 현장에서 ESG 경영의 현주소는 어떤가? 많은 기업이 앞다퉈 이사회에 ‘ESG 위원회’를 설치한다. 금융 시장에서 자금 조달을 위해 ESG 채권을 경쟁적으로 발행 중이다. 이런 모습을 바라보는 상당수 기업 관계자들은 자신들의 기업에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고민이 깊다. 이럴 때는 우리보다 앞서 ESG를 도입한 세계적 기업의 성공과 실패 사례를 참고해볼 만하다.

우선, ESG가 본업 프로세스에 확실히 스며들어야 한다. 글로벌 화학사 BASF가 ESG 경영을 바라보는 시선은 철저히 본업과의 연결성이다. 자신들의 6만여개 제품과 서비스를 고객과 협력사 관점에서 지속 가능성을 평가하는 ‘서스테이너블 솔루션 스티어링(Sustainable Solution Steering)’이 핵심이다.

ESG를 경영 전략 ‘주변부’가 아닌 ‘핵심 코어’에 두고 생산과 마케팅 전략, 연구·개발 혁신에 반영되도록 해야 사회적·경제적 가치를 동시에 고려하는 ESG 경영의 시동이 걸릴 것이다. 이윤의 일정 부분을 사회공헌(CSR)에 할애하고 경영은 기존 관성대로 하는 기업은 그럴듯한 경영 성과에도 불구하고 反ESG 기업, 워싱 기업으로 간주될 위험이 크다.

다음으로 ESG 경영과 관련해 회사 내 구성원 간의 일체감 형성이 중요하다. 보통 CEO가 중심이 돼 ESG 경영을 추진하는 경우 초기 단계에는 일반 직원들이 냉소적인 경우가 많다. 부서별로 이윤 극대화를 통해 전사 목표를 달성하는 기존 체제에 익숙한 직원에게는 환경(E)과 사회(S)를 고려한 체제로의 전환이 부자연스러울 수 있다. 결국, CEO가 중심이 돼 ‘톱다운’으로 목표를 명확하게 한 뒤, 직원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모아 ‘보텀업’으로 올려 각 회사 실정에 맞게 이런 틈새를 없애가야 할 것이다. 옥스퍼드대 경영대학원의 콜린 메이어 교수는 ESG 경영을 위해 우선 회사 존재 목적을 분명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파한다. 회사 비전과 미션을 전 구성원이 같이 고민해 자신의 존재 목적에 맞는 ESG 경로를 찾아가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또한, 이사회의 ‘통합과 조정’ 역할이 중요하다. 사실 이사회는 상법상 주주가치 제고에 맞게 디자인된 경우가 많다. ESG의 중요성을 인식하더라도 ‘이익’ 중심 경영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의미다. 비록 CEO가 ESG 경영을 중시한다고 해도 실적이 지속적으로 뒷받침되지 않는 경우 이사회는 주주가치에 대해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최근 프랑스 유제품 회사인 다농(Danone) CEO가 ESG 경영을 선언한 후 얼마 되지 않아 이사회에서 해임된 사례에서도 ESG 경영의 어려움을 알 수 있다. ESG 성과를 정확히 판단하려면 정확한 측정이 선행돼야 한다. 비록 이런 측정-평가 체계를 완비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사회가 단기 실적과 ESG 성과 간의 ‘균형’을 유지하며 중심을 잡아나가야 한다.

[조용두 포스코경영연구원 자문역]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27호 (2021.09.29~2021.10.0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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