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기술 발전했지만..늘어나는 아파트 하자·부실

안세진 2021. 9. 30.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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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하자분쟁, 10년간 하루 4건꼴
사진=안세진 기자
[쿠키뉴스] 안세진 기자 =건설사와 입주민 간 아파트 하자 분쟁이 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법적으로 인정되는 하자 범위가 넓어진 데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집값이 상승하면서 주거 품질에 대한 소비자 기대치가 높아진 것도 한몫 했다. 전문가들은 건설사들이 주택을 공급하는 것에 그치지 말고 입주민과의 협의에도 적극 나설 것을 조언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장경태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토교통부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0년 1월부터 2021년 8월까지 최근 10년간 주요 20개 건설사의 총 하자건수는 1만4817건으로 집계됐다. 지난 10년 동안 하루 4건 꼴로 아파트 하자접수 사건이 발생한 셈이다.

하자접수건수 상위 20개 건설사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HDC현대산업개발, GS건설, 호반건설, 롯데건설 등 주거복지를 책임지는 공기업은 물론 시공능력평가 10위권에 드는 건설사도 대거 포합됐다.

10년간 가장 하자접수가 많았던 건설사는 대우건설이다. 총 3752건이 접수됐다. 이어 ▲에스엠상선 1077건 ▲LH 1019건 ▲포스코건설 916건 ▲삼호(현 DL건설) 878건 순이다. 

연도별로는 2017년 SM우방이 782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 2018년 HDC현대산업개발(172건) ▲2019년 대림산업(현 DL이앤씨, 201건) ▲2020년 호반건설주택(198건) ▲2021년 8월 기준 DL건설(828건)순이다.

사진=박효상 기자
아파트 하자뿐만 아니라 임대주택 소송도 늘고 있다. 쿠키뉴스가 대표 임대건설사인 부영(주택), 호반건설, 우미건설의 전자공시를 확인해본 결과, 3개사는 최근 5년 간(2016~2020년) 1336건의 소송이 진행됐다. 소송규모는 약 3조8806억2976만원이다. 중복 소송을 감안한 수치다. 이들 건설사의 분양수익과 임대수익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 부영 94%, 우미건설 55%, 호반건설은 32%다.

특히 부영의 경우 지난해 피고로 계류 중인 소송사건이 총 233건에 달한다. 2337억4400만원 규모다. 소송은 매년 200건 수준에서 수천억원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2016년 270건(3492억1000만원) ▲2017년 199건(3920억7900만원) ▲2018년 217건(3797억3000만원) ▲2019년 252건(3917억5700만원) ▲2020년 233건(2337억4400만원) 등이다.

이들 건설사는 정확한 소송내역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피소된 사건 중 상당 부분은 입주민들과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부영은 현재 수백여 건의 분양전환 가격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민사소송에 얽혀있다. 부영은 공시를 통해 “소송정보는 일반기업회계기준에 따라 공시가 요구되는 정보지만, 그러한 정보가 소송결과에 현저하게 불리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될 수 있기 때문에 공시하지 않고 있다”고 명시했다.

호반건설의 경우 가장 최근 소송 내역을 공개했던 2018년 공시를 보면 총 20건의 소송건수 중 16건이 입주자들과의 소송이다. 다만 최근 소송건수와 관련해 호반건설 관계자는 “회사가 임대주택 사업이 많지 않은 만큼 공시에 나와 있는 소송 중 임대주택 관련 건은 단 한 건도 없다”고 밝혔다.

업계는 하자접수가 많아진 이유로 아파트의 법적 하자 범위가 넓어진 것을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공동주택 하자의 조사, 보수비용 산정 및 하자판정기준’ 개정안 시행으로 하자인정 범위가 31개 항목에서 44개로 추가됐다. 또 최근 집값 상승과 더불어 주거 품질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치가 높아진 것도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건설사들이 사업 확대에만 그치지 말고 입주민과의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은 “건설 사업을 하다보면 입주민과 분쟁이 생길 수밖에 없다. 특히 임대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이라면 더욱 그렇다”며 “외부인들로 구성된 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등을 통해 갈등을 중재할 경우 기업의 사회적 책임뿐만 아니라 서민의 주거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공기업을 필두로 건설사들도 하자를 줄이기 위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LH는 지난 2015년 0.17건이던 하자건수를 2020년 0.12건으로 줄였다. LH 관계자는 “입찰·설계·입주 등 사업 전 단계에 걸쳐 ‘공동주택 품질‧하자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 중”이라며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량적 품질관리를 위해 스마트장비 활용 품질검사, 입주자 중심의 품질점검체계 혁신, 하자저감을 위한 제도·시스템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운영하겠다”고 강조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주택관리팀을 마련해놓고 사업지들을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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