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캡터' 이동준, 시리아·이란에 옐로 카드 수집하러 간다

박린 2021. 9. 30.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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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호 합류, 내달 월드컵 최종예선
10골 팀 득점 1위, 울산 선두 견인
빠른 돌파로 옐로·레드 카드 만들어
팬들도 걸개 만들어 경기 때 응원
울산 이동준이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16강전 가와사키전에서 볼경합을 펼치고 있다. [사진 프로축구연맹]

프로축구 울산 현대 선두 질주를 이끄는 이동준(24)의 별명은 ‘카드 캡터’다. 빠른 돌파로 상대 파울은 물론 옐로 카드나 레드 카드까지 잘 끌어내기 때문이다.

이동준은 지난 25일 광주FC와 K리그1 홈 경기에서 수비 뒷공간을 파고들었고, 김봉진에게 밀려 넘어져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비록 실축했지만, 후반 4분 다이빙 헤딩골로 1-0 승리를 이끌었다. 이동준은 앞서 지난 21일 포항전, 지난 3월 인천전에서도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지난 3월 강원FC와 개막전에서는 엄청난 속도로 치고 들어가 임채민의 다이렉트 퇴장을 이끌어냈다. 상대 선수가 이동준의 돌파를 막으려다가 유니폼을 잡아채 카드 받는 장면을 자주 볼 수 있다. 마치 이동준이 상대팀 카드를 수집하는 것처럼 보인다.

애니메이션 카드 캡터 체리의 여주인공에 이동준의 얼굴을 합성한 걸개. [K리그 유튜브 캡처]]

울산문수경기장에는 ‘카드 캡터 동준’이라고 적힌 걸개가 걸린다. 일본 애니메이션 ‘카드 캡터 체리’의 여주인공에 이동준 얼굴을 합성한 사진이다. 이동준이 부산 아이파크에서 뛰던 2019년 부산 서포터가 만든 걸개다. 당시 이동준은 부끄러웠는지 공격 포인트 15개를 올리면 걸개를 떼어 달라고 했다. 그리고 그해 공격포인트 20개(13골-7도움)를 올렸다. 이동준에 대한 애정이 깊은 부산 팬들은 짓궂게도 걸개를 계속 걸었다. 국가대표 경기장에도 걸리고, 심지어 올 시즌 이동준이 울산으로 이적했는데 울산 홈경기장에도 걸린다. 부산 서포터즈가 울산 서포터즈에 이 걸개를 기증했다.

이동준은 29일 전화 인터뷰에서 “공격포인트 15개를 올리면 걸개를 떼준다고 하셨는데, 울산까지 왔더라. 아마도 부산 팬들이 날 잘 챙겨달라는 의미로 전달해주신 것 같다”고 했다. 팬들은 ‘이동준이 해외 진출해도 걸개가 따라갈 듯’, ‘이동준 결혼식에도 걸릴 듯’이라고 재미있어 했다. 이동준은 “이젠 (경기장에 걸개가) 없으면 허전하다”며 웃었다.

이동준은 올 시즌 팀 득점 1위(10골, 3도움)다. 중요한 순간 상대의 파울과 카드를 잘 유도하는 비결은 뭘까. 이동준은 “볼 경합 상황에서 상대 동작이 커졌을 때 몸을 먼저 집어넣으면 유리하게 가져갈 수 있다. 최우선은 빠른 침투다. 우리 팀에는 공격적인 윙백이 많아서, 역할이 겹치지 않게 직선보다 사선, 최대한 골문에 가깝게 침투하려 한다. 달리기 순간 최고 시속 35~36㎞가 나온 적이 있다”고 했다. 이동준은 프리미어리그 리버풀의 모하메드 살라와 사디오 마네, 맨체스터시티의 라힘 스털링을 좋아한다. 이동준은 “셋 다 스피드를 잘 활용하는 선수다. 영상을 보며 배운다”고 했다.

이동준은 다음 달 7일 열리는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시리아와 3차전, 12일 이란과 4차전을 앞뒀다. 1, 2차전에 부르지 않았던 파울루 벤투 감독이 최근 물오른 이동준을 호출했다.

이동준은 작년 아시아 23세 이하 챔피언십 8강전 이란전에서 선제골을 넣어 2-1 승리를 이끌었다. 골키퍼 맞고 흐른 공을 문전 쇄도해 차 넣었다. 이동준은 “당시 중동팀은 피지컬이 좋았다. (침대 축구 등) 힘든 상황을 겪지 않으려면 선제골을 넣어야 한다. 물론, 연령별 팀과 A대표팀은 레벨이 다르다”고 했다. ‘이번에 시리아와 이란의 옐로 카드를 수집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이동준은 “그런 부분(장점을 살려야 할 부분)도 있겠지만, 대표팀에 들어가서 감독님이 요구하는 주문과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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