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규정 어겼다" 5분만에 女 체포한 경찰관, 성폭행 뒤 살해
영국 런던에서 귀갓길 여성을 납치·살해한 혐의를 받는 현직 경찰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 규정 위반을 적발해 체포하는 척하며 해당 여성에게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29일(현지시간) abc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런던 중앙형사재판소(올드베일리)에서 열린 경찰관 웨인 쿠전스(48)의 재판에서, 검찰 측은 그가 여성을 납치하는 과정이 5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법정에서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쿠전스는 지난 3월 런던 남부에서 친구 집에서 저녁을 먹고 걸어 귀가 중이던 사라 에버러드(33·여)에게 경찰 신분증을 보여준 뒤 "코로나19 방역규정 위반으로 체포한다"며 수갑을 채워 렌터카에 태웠다.
실제로 그는 지난 1월부터 영국이 코로나19 봉쇄에 들어가, 필수적이지 않은 이동을 제한할 때 방역 규정 위반 단속 업무를 한 적이 있었다.
쿠전스는 여성을 에버러드를 도버로 데려간 뒤 그곳에서 자신의 차로 옮겨 태웠다. 그 뒤 자신이 잘 알던 숲으로 데려가 성폭행하고 살해했다. 이후엔 냉장고에 시신을 넣어 불태우곤 근처 호수에 유기했다.
며칠 뒤 아내·아들 데리고 범행장소 찾아
범행 뒤에도 그는 태연하게 행동했다고 한다. 다음날엔 주영미국대사관에서 야근했고, 범행 며칠 뒤엔 자신의 부인과 두 아들을 데리고 그 숲으로 나들이 가기까지 했다.
증인으로 출석한 피해자의 전 남자친구는 "에버러드가 매우 똑똑하며 잘 속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증언했고, 납치 장면을 본 목격자 커플은 "그가 뭔가 잘못해서 체포되는 것으로 여겼다"고 말했다. 경찰 체포과정에서 그가 이상함을 알아차리기 쉽지 않았다는 것이다.
피해자의 어머니는 "내 딸이 겪었던 일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며 "그는 내 딸을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취급하고, 쓰레기처럼 버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에버러드 살해 사건은 당시 영국 사회에서 여성 안전 문제와 관련해 공분을 일으켰다.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빈까지 추모에 동참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와중에 경찰은 "야간 추모행사가 코로나19 봉쇄 규정 위반"이라고 해산을 시도했다가 큰 반발을 사기도 했다.
고석현기자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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