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코로나 기원 인정? 시진핑 돌연 "생물안전시스템 여전히 미흡"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신화통신=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원을 규명하기 위한 2차 조사를 추진하는 가운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자국 내 병원균 실험실에서의 안전 관리를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29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생물안전 강화를 위한 공산당 중앙정치국의 33차 집단 학습에서 "우리나라(중국) 생물안전 위험 예방 및 통제 시스템에는 여전히 미흡한 점이 있다"며 "지금은 전통적인 생물안전 문제와 새로운 생물안전 위험이 중첩되어 있고 해외의 생물 위협과 국내의 생물 위험이 얽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과학적 규칙에 따라 코로나19 기원 규명 작업을 추진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생물 안전과 관련해 ▶국내 병원균 실험실의 생물 안전 관리 강화 ▶실험동물과 실험 활동 폐기물에 대한 엄격한 관리 등을 주문했다.

시 주석의 이번 언급은 코로나19의 중국 우한(武漢) 기원설을 두고 논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중국 스스로가 바이러스 관리 취약점을 인정한 것으로 비칠 수 있어서다. 물론 선제적으로 안전강화 조치를 취하는 의미일 수도 있다.

그는 또 ▶입국 검역 강화 ▶잠재적 위험 분석 강화 ▶위법에 대한 처벌 강화를 통해 중국으로 들어오는 '관문'을 결연히 지키라고 당부하며 "이미 들어온 심각한 위험에 대해서는 철저히 제거하라"고 했다.

한편 WHO는 중국을 포함한 모든 국가가 코로나19 기원을 밝히기 위한 2단계 조사에 협력해야 한다며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특히 조사 대상에 우한바이러스연구소 실험실을 포함하고, 수산시장 등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중국은 "코로나19 기원 조사를 정치화하는 데 반대한다"며 WHO의 조사 계획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