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문체위 국감에 게임사 총수 소환될까

이다니엘 2021. 9. 30.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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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 국회사진기자단

매년 게임사 총수를 국감 증인으로 불러들였던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올해는 다소 조용한 분위기다. 문체위를 감돌고 있는 다른 정쟁들에 게임 이슈가 가려졌기 때문이다. 타 상임위에서 줄줄이 게임 인사를 증인으로 채택하는 상황에서 “주무 상임위가 이대로 넘어가서야 되겠느냐”는 자조 섞인 말도 나온다.

29일 국회와 업계에 따르면 문체위는 강신철 한국게임산업협회장과 위정현 한국게임학회 교수를 각각 국정감사 증인과 참고인으로 채택했다.

둘은 국감 첫 날인 다음달 1일 국감장에 나오지만 ‘파급이 약하다’는 얘기가 국회 내에서 나온다. 올해 ‘확률형 아이템’의 사행성 논란 같은 게임 관련 이슈들이 여러 차례 터져나왔던 만큼 반드시 총수급 증인을 불러 의견을 청취해야 한다는 거다. 지난달 국회 입법조사처는 국정감사 주요 이슈로 확률형 아이템, 게임 사후관리 강화 등을 지목한 바 있다.

문체위는 예술, 교육, 언론 분야 정쟁이 좀처럼 누그러들지 않으면서 게임계 증인 채택도 지지부진한 상태다. 증인 채택의 경우 간사 협의 단계에서 정체되고 있다. 이번주 내에 추가로 협의가 예정돼있지만 전망이 그리 밝진 않다. 한 문체위 소속 의원실 관계자는 “대선 정국에 여러 정쟁 이슈들이 문체위로 모이면서 증인 채택 등의 논의가 뒤로 미뤄진 감이 있다”고 전했다.

이번 국감에서 게임계 증인 출석은 첫날(1일)과 게임 관련 정부 유관기관인 한국콘텐츠진흥원 감사가 있는 14일, 그리고 국감 마지막날인 21일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문체위는 일단 8일까지의 증인을 정한 상태다. 출석 7일 전에 증인 의결을 해야 하기 때문에 다음달 7일과 14일이 게임 인사 채택의 커트라인이다.

다른 상임위는 게임 산업 증인 채택이 활발하다. 공정거래위원회를 감사하는 정무위원회에서 넥슨 창업주인 김정주 NXC 전 대표와 온라인게임 ‘메이플스토리’를 총괄하는 강원기 넥슨코리아 디렉터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보건복지부에선 세계보건기구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록 관련 질의를 한다는 이유로 정진수 엔씨소프트 부사장을 증인으로 불렀다.

한 문체위 소속 의원실 관계자는 “다른 상임위에서 게임 관련 증인을 줄줄이 채택하고 있는데, 문체위가 전혀 안 한다면 정말 이상할 일”이라고 말했다.

문체위에서는 확률형 아이템 논란에 연루된 게임사 총수가 증인으로 공공연히 거론되고 있다. 김정주 NXC 전 대표는 정무위 증인으로 이미 채택됐고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앞서 문체위에서 증인 신청했다가 한 차례 무산됐다.

‘중복 증인’을 피하기 위한 제3의 인물론도 나오고 있다. 다른 상임위에서 증인으로 채택했거나 몇 년래 증인으로 나온 이력이 있으면 출석 가능성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측면에서 올해 확률형 아이템 게임으로 대성한 카카오게임즈의 남궁훈 대표도 증인 후보로 거론된다. 카카오게임즈는 이른바 ‘확률형 아이템 사행성 논란’이 올해 초 터지고 반년여 뒤 모바일 게임 ‘오딘’을 출시해 서비스 19일 만에 1000억원을 벌어들였다. 주가가 2배 이상 훌쩍 뛰면서 약 241만주를 들고 있던 남궁 대표는 2000억원이 넘는 지분 가치를 소유한 ‘비(非)오너 부자’가 됐다. 이 게임의 핵심 비즈니스 모델은 확률형 아이템이다.

국회 야당 한 관계자는 “오딘이라는 게임의 아이템 뽑기 확률이 논란의 다른 게임 대비 조금 올라갔다고는 하나 올해 초 게임 사행성 관련 게이머들의 공분이 극에 치달었던 것 치고는 달라진 게 없다고 봐야 한다”면서 “특정 레벨에서 정상적으로 게임을 할 수 없게끔 벽을 쳐 과금을 유도하고, 상급 아이템의 경우 0.01% 뽑기 확률을 산정해 게이머들이 슬롯을 돌리듯 돈을 쓰게 하고 있다. 커뮤니티에서 게이머들의 불만이 굉장히 높은 편”이라고 전했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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