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상의 코멘터리] 새 총리 기시다..역시 후진 일본정치

오병상 입력 2021. 9. 29. 21:43 수정 2021. 9. 30.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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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일본 총리로 선출된 기시다 후미오 정조회장.연합뉴스

여론지지도, 고노 46% 기시다 17%인데


자민당 투표, 기시다 257표 고노 170표?

1. 일본 새 총리로 기시다 후미오(64)가 뽑혔습니다. 기시다는 29일 집권 자민당 총재에 선출됐습니다. 일본은 내각제이기에, 집권당 총재는 자동으로 총리가 됩니다. 10월 4일 취임예정입니다. 예상했던 그대로 됐습니다. 일본은 이번에도 변화보다 안정을 택했습니다. 일본 정치의 보수성, 혹은 경직성, 나쁘게 말하자면 후진성을 그대로 보여주었습니다.

2. 예상은 했지만..이해하긴 힘든 일본정치입니다.
대표적인 예가..지난달 일본경제신문 여론조사 결과 ‘차기 총재’ 1순위는 고노 다로 행정개혁상 46%였습니다. 기시다는 17%에 불과했습니다. 그런데 자민당은 새 총리로 기시다를 선택했습니다. 자민당 결선투표에서 기시다는 257표를 얻었고, 고노는 170표에 그쳤습니다. 여론조사와 정반대. 정당이 여론을 뒤엎은 셈입니다.

3. 사실 고노는 기시다보다 훨씬 인기가 좋습니다.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58)로 미국 유학파(존스홉킨스대학)입니다. 스타일과 생각이 모두 기존 보수 정치인과 다릅니다. 톡톡 튀는 성격에 직설적 화법으로..일본 정치인으론 드물게 240만 팔로워를 거느린 파워 트위테리언입니다. 영어 팔로워도 5만명이나 됩니다. 젊은 지지자들이 많습니다.

4. 고노의 정책은 ‘변화’입니다.
기본적으로 신자유주의 입장에서 일본의 ‘세계최강 관료주의’에 도전합니다. 정부의 축소, 규제완화, 공무원사회개혁 등을 부르짖습니다. 민감한 이슈에도 과감합니다. 여자도 일왕(천황)이 될 수 있다. 동성결혼 허용되어야 한다. 결혼한 여자라도 남편 성을 따르지 않아도 된다.

5. 반면 기시다의 정치는 ‘안정’입니다.
기시다는 튀지 않을 뿐 아니라, 말도 별로 없습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잘 알 수 없을 정도입니다. 전형적인 일본 정치판 금수저입니다. 대대로 이어져온 지역구(히로시마)를 물려받아 9선 의원입니다. 아베 총리 시절 입각한 이래 당정 요직을 거의 다 거쳤습니다.

6. 사실 기시다는 아베보다 온건한 편입니다.
기시다는 우호적인 한일관계를 중시해온 중도보수파벌‘고치카이’를 이끌어온 수장입니다. 성장을 강조해온 아베노믹스가 소득불균형을 초래했다고 비판합니다. 하지만 기시다는 아베 정권에서 자기 목소리를 내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도 아베 파벌의 지지를 받아 당선됐습니다. 아베 노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7. 자민당이 민심과 반대되는 선택을 할 수 있는 건..자민당 1당 장기집권 때문입니다.
자민당은 1955년 우익(자유당+민주당)합당으로 탄생한 이후 지금까지 55년간 집권당이었습니다. 그러니 자민당은 여론을 무시하고 자신들이 원하는 사람을 총리로 뽑아도 집권을 유지하는데 문제가 없습니다. 기시다를 내세워도 11월 총선에서 별 타격이 없으리라 본 겁니다. 일본 정치의 후진성, 여론불감증입니다.

8. 따라서 한일관계 역시 큰 변화가 없을 듯합니다.
특히 기시다는 2015년 외무상으로 ‘위안부협상’을 타결한 당사자입니다. 기시다는 당시 미적거리는 아베 총리를 적극 설득했습니다. 이후 문재인 정부가 사실상‘협상파기’를 선언하자 기시다는 ‘개인적으로 화가 났다’고 합니다. 최근 토론회에서도 ‘양국간 대화는 필요하지만 공은 한국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9. 이런 상황에서 청와대는 29일 ‘미래지향적인 관계발전을 위해 협력하자’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보스에 충성하는 스타일의 기시다가..보스(아베 총리)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밀어붙인 협상인데..이를 파기한 문재인 정부의 ‘미래지향적 협력’제안을 어떻게 받아들일까요?
아무래도 한일관계 개선은 차기 정부에나 기대해봐야겠습니다.
〈칼럼니스트〉
2021.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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