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회장 동생-박중훈 거액 끌어온 남욱..화천대유 의문점 셋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 화천대유로 흘러간 초기 투자금에 대한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자금 흐름 중심엔 천화동인 4호(화천대유 관계사) 소유주인 남욱 변호사가 있다. 남 변호사는 투자자문사 킨앤파트너스와 부동산투자회사인 엠에스비티 자금을 끌어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킨앤파트너스가 거액을 투자한 점, SK 회장의 동생이 연루된 점 등은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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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킨앤파트너스, 거액 투자한 배경은
29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2015년 킨앤파트너스 대표 겸 최대주주(지분율 100%)인 박중수(53)씨는 남 변호사의 제안을 받고 화천대유 투자를 결정했다. 같은 해 5월 화천대유에 291억원(연 이자율 6.9~13.2%)을 빌려주는 금전소비대차계약을 맺었다. 화천대유가 참여한 '성남의뜰'이 대장동 개발사업 시행자로 지정되면 투자 약정으로 변경하는 내용이다. 킨앤파트너스 관계자는 "성남의뜰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 신분으로 법적 지위가 보장되기 전이라 일단 금전소비대차계약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장기대여 형태를 띠었을 뿐, 처음부터 투자 목적이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킨앤파트너스는 비슷한 시점에 '개인2'에게도 60억원(연 이자율 6.9%)을 빌려줬다. '개인2'는 남 변호사로 알려졌다. 천화동인 4호가 '개인2'의 연대보증을 서고, 천화동인 4호의 특정금전신탁(돈을 맡긴 고객의 운용 지시에 따라 투자하는 상품)에 대한 금전교부청구권에 질권을 설정하는 조건이다. '개인2'가 킨앤파트너스에 돈을 못 갚으면 천화동인 4호가 대신 갚아주거나 천화동인 4호의 특정금전신탁 계좌에서 갚는단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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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최기원 이사장과의 연관성은
킨앤파트너스의 화천대유 투자금이 최기원 행복나눔재단 이사장에게서 나온 것도 석연치 않다. 최 이사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여동생이다. 2016년 감사보고서를 보면 '개인3'로 표시된 최 이사장은 2015년 킨앤파트너스에 이자율 10%로 400억원을 빌려줬다. 2017년에도 226억원을 추가로 내줬다. 당시 담보는 남 변호사 소유인 천화동인 4호의 특정금전신탁이었다. 부동산금융업계는 킨앤파트너스가 화천대유에 빌려준 돈이 여기서 나왔을 것으로 본다. 자금이 '최 이사장→킨앤파트너스→화천대유'로 흐르는 구조다. 최 이사장은 박중수 전 대표와의 친분으로 킨앤파트너스에 거액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는 SK그룹의 사회공헌재단인 행복나눔재단 본부장을 지냈다. 2017년엔 최 이사장과 함께 우란문화재단 공동대표로도 재직했다. 우란문화재단은 고(故) 최종현 SK 회장의 부인이자 워커힐 미술관 설립자인 우란(友蘭) 박계희 여사의 유지를 이어받아 설립됐다. 한 재계 관계자는 "최 이사장이 자산을 불려 공익 등 좋은 곳에 쓰면 좋지 않겠냐고 해서 박 전 대표가 설립한 회사에 돈을 맡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킨앤파트너스 관계자는 "최 이사장은 화천대유와 직접적인 금전 거래를 한 게 아니기 때문에 화천대유로부터 직접 받는 이익은 없다"며 "킨앤파트너스가 올해 화천대유에서 투자 수익금 800억~1000억원을 받는다고 해도 최 이사장은 200억~300억원가량은 회수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대장동 사업 외 호텔·커피 등 사업은 초기 투자비 과다, 코로나19 여파로 투자 손실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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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또 다른 초기 투자금은
2015년 킨앤파트너스 외에 엠에스비티도 화천대유에 60억원(연 이자율 6.9%)을 빌려줬다. 이 자금이 배우 박중훈씨와 연관이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엠에스비티가 2015~2017년 일상실업이란 회사로부터 총 74억원을 빌렸는데, 박씨가 이 회사 최대주주(지분율 100%)로 확인돼서다. 엠에스비티는 2017년 화천대유 대여금을 투자금(131억원)으로 변경해 화천대유 사업 부지에 대한 우선수익권을 얻었다. 박씨 소속사 나무엑터스는 이와 관련해 "개인적인 부분이라 확인이 어렵다"고 밝혔다.
업계 전문가들은 각종 의문을 풀기 위해선 관계자 계좌 수색 등 자금 흐름을 빨리 수사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경찰은 29일 경기남부경찰청을 중심으로 대장동 개발 관련 전담수사팀을 구성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지난 4월 화천대유의 수상한 자금 흐름을 포착해 경찰청에 통보했고 용산경찰서는 5개월간 수사해왔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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