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수소환원제철 주도 자신감.."유동환원로 우수성 알릴 것"

김민희 2021. 9. 29. 18: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포스코 고유의 유동환원로.."전처리 불필요·분철광석 수급 유리"
수소환원제철, 가보지 않은 길.."매몰 및 투자비용 30~40조 예상"
HyIS 2021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포스코 김학동 대표이사 사장.ⓒ포스코

포스코가 국제 포럼을 열고 파이넥스(FINEX) 유동환원로 기반의 하이렉스(HyREX)기술을 공개한다. 포스코의 차별화된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공유하고 철강사 및 전후 산업과의 글로벌 공동개발을 추진한다는 목표다.


포스코는 내달 6~8일 개최되는 ‘HyIS 2021 국제 포럼’에 앞서 29일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포스코 파이넥스 기반 수소환원 제철공정의 장점과 유럽에서 주로 개발 중인 샤프트 환원로 기술의 차이점 등에 관한 발표가 진행됐다.


김학동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은 “오래전 개발한 파이넥스 기술을 응용하면 수소환원제철로 빨리 전환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있었고, 이에 포럼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포스코 고유의 유동환원로…“전처리 불필요·분철광석 수급 유리”

해외 철강사들의 샤프트(Shaft) 환원로(왼쪽)와 포스코 고유의 유동환원로(오른쪽).ⓒ포스코 기술연구원

수소환원을 통한 환원철 제조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해외 철강사들의 샤프트(Shaft) 환원로와 포스코 고유의 유동환원로다.


이덕락 포스코 기술연구원장에 따르면 유럽에서는 샤프트 환원로 기술을 주로 개발하고 있다. 지름 15~25mm의 철광석으로 만든 구슬 모양의 원료 ‘펠렛’을 집어넣으면 내부에서 가열수소와 만나 환원철(DRI)이 만들어 진다.


이덕락 기술연구원장은 “샤프트 방식을 활용하면 광산에서 가져온 분철 광석을 바로 사용할 수 없고 전처리로 펠렛을 만들어야 한다”며 “특히 펠렛 파쇄 과정에서 분화되지 않도록 고품위 펠렛을 사용해야 하는데 해외 철강사들이 이 방식을 주로 이용하게 되면 수급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포스코의 유동환원로 기술은 분철광석을 바로 집어넣을 수 있고, 수급이 원활하다는 점에서 경제적 장점이 있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위원장은 “분철광석은 전세계적으로 많아 원료 공급 측면에서 유리하며 이를 전처리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굿바이 CO2”…수소환원제철 작동 원리

수소환원반응과 일산화탄소환원반응.ⓒ포스코

수소환원제철을 수소제철이 아니라 수소‘환원’제철이라고 하는 이유는 수소(H2)가 철광석(Fe2O3)에서 산소를 분리시키는 환원제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을 통해 물(H2O)과 함께 철(Fe)이 생성되는데, 이를 환원철, 전문적인 용어로는 DRI(Direct Reduced Iron)라고 한다.


현재는 ‘석탄’에서 발생하는 가스, 즉 일산화탄소를 환원제로 사용하고 있다. ‘고로’라고 불리는 큰 용광로에 철광석과 석탄을 넣어 1500°C 이상의 고온에서 녹이면, 일산화탄소(CO)가 발생해 철광석(Fe2O3)에서 산소를 분리시키는 환원반응이 일어나는데, 이때 CO2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수소환원제철은 제철소에 고로(용광로)가 사라지는 등 철강생산공정의 많은 부분에 큰 변화를 일으킨다. 고로에서 석탄과 철광석을 한 데 녹이는 공정이 없어지니, 고로와 함께 부속설비(소결공장, 코크스공장)가 사라진다. 수소와 철광석의 환원반응은 ‘유동환원로’라는 설비를 통해 일어난다.


ⓒ포스코

파이넥스는 가루 형태의 철광석과 석탄을 고로에 넣지 않고, 유동환원로와 용융로라는 설비를 통해 쇳물을 생산한다. 다만 수소환원제철과의 차이점이라면 파이넥스는 공정 중에 발생하는 수소 25%와 일산화탄소 75%를 환원제로 사용하는 반면, 수소환원제철(HyREX, Hydrogen Reduction)은 수소를 100%를 사용하게 된다.


기존에 고로에서 생산된 쇳물(용선)은 ‘전로’라는 설비를 통해 정제된 쇳물(용강)로 변환된다. 수소환원제철은 유동환원로에서 생산된 환원철(DRI)을 ‘전로’가 아닌 ‘전기로’에 넣어 녹이고 불순물을 정제하기 때문에, 전로도 사라지게 된다. 수소환원제철은 기존의 고로와 전로 자리에 수소유동환원로와 전기로가 들어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가보지 않은 길…“비용 30~40조 예상”

이덕락 포스코 기술연구원장.ⓒ포스코

포스코에 따르면 현재 유럽과 중국 등은 샤프트 기술을 채택하는 경우가 많고, 유동환원로 방식은 포스코만 진행하고 있다.


이덕락 연구원장은 “아무래도 여러 업체가 샤프트 기술을 채택하면 시너지가 나지 않겠느냐”며 “반면 유동환원로 방식은 포스코만 진행하고 있고, 남미에서 비슷한 방식으로 생산을 진행하려 하지만 기술개발 역량이 많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독 개발은 상대적으로 불리한 면이 있다”며 “이번 포럼에서 포스코 기술의 잠재적 우수성을 알리고 많은 철강사로부터 공감대를 얻어 같이 기술개발을 하려한다”고 덧붙였다.


수소환원제철은 제철 역사를 새로 쓰는 혁명적 기술이다. 기술 개발에 오랜 기간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막대한 매몰 비용과 신규투자비가 예상된다.


김학동 사장은 “변동성이 많겠지만 포스코 설비 매몰 비용은 5~10억 정도로 예상한다”며 “신규 투자비 20~30조 등을 고려하면 총 30~40조 가량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