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오징어 게임' 이정재 "달고나 이렇게까지 핥아야하나 고민"

이현아 2021. 9. 29.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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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릭스 제공

“달고나 뽑기 게임에서 ‘야, 이렇게까지 핥아야 하나’ 고민했죠.”

배우 이정재는 요즘 주위에서 축하 연락을 많이 받고 있다.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초대박이 나면서 주인공 성기훈을 연기한 이정재에게 여기저기서 축하 연락을 많이 해온다고. 또 이정재 본인은 소셜미디어 활동을 하지 않지만, 패러디 영상 등을 ‘눈팅’하며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이정재는 29일 진행된 화상 인터뷰에서 이전과 달리 ‘내일이 없는’ 하류 인생의 지질함을 연기한 소감으로 “‘내가 저렇게 연기했었나’ 하고 한참 웃었다. 되게 많은 걸 벗어 던진 느낌이었기 때문”이라며 “평상시 잘 쓰지 않는 표정, 호흡, 동작들이 많이 나왔다. 오래전에는 그런 연기를 했던 기억이 나지만 근래엔 없었다”고 말했다.

매 에피소드를 촬영할 때마다 이전과 다른 고민의 시간이 많았다. “생활 연기가 가장 힘들다”는 이정재는 “좀 더 자연스러워야 하고 좀 더 일상 속 사람들처럼 보여야 한다. 다큐멘터리는 아니니까 극한 상황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연기도 혼재해서 연습을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극 중 달고나 뽑기 게임에서는 자괴감도 들었다. “‘야, 이렇게까지 핥아야 하나’ 고민도 들었다(웃음). 그런데 생각해보면 목숨 걸고 하는 거니 그럴 수 있겠다 싶어 열심히 했다. 자연스러운 연기와 극한의 연기를 왔다 갔다 하면서 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익히 봐왔던 이정재의 중저음 목소리와 폼 나는 연기는 ‘오징어 게임’에서는 단 한 신도 없다. 이정재는 “나이 먹다 보니 악역과 센 역할만 들어오는데, 흔한 남자 캐릭터를 만나 더 반가웠다. 확실히 오징어가 됐다(웃음). 그렇다고 망가져야겠다는 생각은 한 적 없다. 기훈을 잘 연기하는 것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디어를 내기보다 연출자의 의견을 100% 받아들이고 그걸 더 잘해보려고 노력했다. 자신 없는 장면들도 있었지만 황동혁 감독이 ‘본인이 다 가진 건데 그것 좀 더 쓴다고 생각하라’고 해서 최대한 따랐다”고 덧붙였다.

극 중 기훈에 대한 해외의 반응도 이정재의 어깨를 으쓱하게 했다. 해외 시청자들은 자신보다 약자거나 힘 없는 이들을 돕는 기훈의 인간적인 면에 시선을 보냈다. 이정재는 “외국 분들이 봤을 때는 기훈이 저런 상황에서도 남들을 돕는 행동에 얼마나 공감할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한국인 정서는 그런게 더 많은 것 같아 내가 시나리오를 봤을 때도 이상해 보이지 않았다. 따뜻함을 잃지 말아야 할 때 잃지 않는 용감함, 그 메시지가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오징어 게임’의 마지막 회 기훈은 머리칼을 ‘빨갛게’ 염색하고 다시 오징어 게임에 참가, 시즌2를 예고했다. 이에 대해 “빨간머리는 기훈 나잇대의 남성이 절대 하지 않는 색이다. 절대 하지 않는 한계를 뛰어넘는 행동을 보여주고 싶었던 의지였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질 수 있을 것 같은 엔딩으로 끝나서 굉장히 마음에 든다. 힘도 능력도 없는 기훈이 ‘이건 잘못된 거’라며 무시무시한 세계로 다시 뛰어들어가는 듯한 게 느껴져 좋았다”고 말했다.

이정재는 남다른 스케일의 ‘오징어 게임’에 대해 “제작진이 오래전부터 굉장히 치밀하게 준비했다는 걸 느꼈다”고 했다. 이정재는 “어른들이 어릴 때 했던 게임을 한다는 설정 자체가 그로테스크하고 무서웠다. 또 게임 안에 들어와 있는 사람들의 애환과 고충이 꼼꼼하게 설명돼 이후 캐릭터들의 엔딩마다 효과적으로 감정이 폭발했다고 생각한다. 그런 지점들이 다른 서바이벌 작품들과 차별화됐다. 또 넓은 공터에서 엄청나게 큰 인형과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고 하고 456명이 뛰었던 스케일이 놀라웠다”고 회상했다.

전 세계가 ‘오징어 게임’에 열광하는 이유에 대해 “독특한 콘셉트이면서 복합적인 시나리오”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정재는 “지금 시대에 공감을 살 내용이다. 작품은 만드는 시기도 중요하지만, 이번 작품은 봐주는 분들의 시기까지 잘 맞아떨어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현아 기자 lee.hyunah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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