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보다 심각하다"..'사상 최악' 전력난 맞은 중국 [김보미의 뉴스카페]

김보미 기자 2021. 9. 29.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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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김보미 기자]
<앵커>

이어서 두 번째 이슈 살펴볼까요?

<기자>

역시 짧은 자료영상을 하나 준비했는데요.

같이 보시겠습니다.

도심 전체가 칠흑같은 어둠에 휩싸였습니다.

건물 일부에만 불빛이 새어나오고 있고요.

도로에는 오직 자동차 헤드라이트 빛만 있을 뿐, 앞을 분간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중국 랴오닝성 선양시에서 정전사태가 발생한 것인데요.

신호등까지 작동을 멈추면서 도로가 완전히 마비되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선양시뿐만 아니라 중국 곳곳에서 현재 전력난을 겪고 있다는 점인데요.

두 번째는 최악의 전력난을 맞고 있는 중국에 대해서 다뤄보려고 합니다.

<앵커>

중국이 최악의 전력난을 맞고 있다...

영상에서도 살펴봤지만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 수준인 걸까요?

<기자>

중국 본토 31개 성, 직할시, 자치구 가운데 현재 20여 곳에서 전력부족을 겪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공장 수천 곳에 전기 공급이 중단됐고요.

일반 시민들까지 앞서 영상에서 보신 것처럼 신호등이 작동하지 않거나 난방이 끊기는 등의 불편함을 겪고 있습니다.

장쑤성, 저장성, 광둥성. 지역 동그라미 표시해주세요.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곳은 장쑤성, 저장성, 광둥성인데, 이 지역들은 중국 연간 국내총생산의 1/3을 차지하는 곳들입니다.

<앵커>

그런데 갑자기 왜 이런 전력난이 생긴 겁니까?

<기자>

무엇보다 중국과 호주 간 외교적 갈등 문제가 가장 큰 이유로 꼽힙니다.

호주는 지난해 중국기업 화웨이가 5G통신 사업에 참여하는 것을 배제했고 지난해 4월에는 중국을 겨냥하며 코로나19 발원지에 대한 국제 조사를 요구했습니다.

여기에 중국이 보복을 한다면서 호주산 소고기를 시작으로 수입금지 확대품목을 늘리다가 결국엔 석탄까지 수입을 금지하기에 이르게 된 건데요.

결과적으로 중국은 호주를 대체할 만한 수입원을 찾지 못하면서 석탄 가격이 연초대비 4배 가까이 치솟았고, 지금의 전력난이 발생하게 된 겁니다.

참고로 중국은 전력생산의 절반 이상을 석탄에 의존하고 있는데요.

이 석탄 수요의 또 절반가량은 그동안 호주에서 조달해 왔습니다.

<앵커>

막강한 구매력을 무기로 호주에 가하려고 했던 경제제재가 오히려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또 중국 당국의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도 전력난 이유 중 하나로 지목되는데요.

시진핑 주석은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 때 베이징의 푸른 하늘을 보여줘야 한다"며 현재 화석연료 발전에 많은 규제를 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 “2060년까지 탄소배출 제로를 실현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죠.

이에 따라 중국은 지난달부터 기업의 전력소비를 제한하는 에너지소비통제정책을 시행하고 있는데, 이걸 지키기 위해 일부 지역에서 산업시설 가동을 줄이고 있는 겁니다.

<앵커>

첫 번째 이슈도 그렇고 확실히 요즘에 전세계적으로 탄소배출 규제가 강화되는 분위기에요.

그런데 중국에는 중국 기업들뿐만 아니라 글로벌 기업들의 부품 공장들이 대거 위치해 있기 때문에 이에 따른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 같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앞에서 심각한 전력난을 겪고 있는 곳이 장쑤성, 저장성, 광둥성이라고 말씀을 드렸는데요.

현재 이 지역들을 중심으로 글로벌 기업들의 핵심 부품을 생산하고 공급하는 공장들이 하나둘씩 가동을 중단하고 있습니다.

자료를 보시면 애플, 테슬라, 포드, 폴크스바겐 등의 부품을 생산하는 공장들인데요.

일단 이달 말에서 10월 초까지 가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상황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전력난이 언제 해결될 지 알 수 없다는 점에서 위기감이 계속 감돌고 있습니다.

<앵커>

단시간에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다 이런 얘기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당장 전력난이 해소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관측이 지배적인데요.

아무리 빨라도 내년 2월 베이징올림픽을 치르고 난 뒤에야 일부 해소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실제로 맥쿼리그룹의 중국 경제전문가 래리 후는 “중국 당국이 탄소배출량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올해 남은 기간동안 성장률 둔화를 기꺼이 받아들일 것”이라고 진단하기도 했습니다.

또 호주산 석탄의 대체수입원을 찾으려는 중국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는데,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콜롬비아산 석탄의 경우 운송비가 많이 들고 석탄의 질도 상대적으로 낮아서 이 또한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앵커>

때문에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글로벌IB들은 현재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는데요.

노무라증권의 경우 올해 전망치를 8.2%에서 7.7%로 내려잡았고요.

모건스탠리 역시 "정전에 따른 생산감축이 올해 내내 지속된다면 4분기에 중국 GDP기준 성장률을 1%p 끌어내릴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때문에 외신에서는 중국이 헝다 위기를 극복한다 하더라도 정작 전력난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진짜 위기는 ‘전력난’이 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김보미 기자 bm0626@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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