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다니던 아들의 조현병, 두려웠던 엄마의 선택

손화신 2021. 9. 29.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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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은 모든 것이 완벽했다."

 어디에 내놔도 자랑스러운 아들을 둔 엄마 애란(장영남 분)은 군 생활을 떠났던 아들 도훈(김강민 분)에게 조현병이 발병했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듣게 된다.

완벽했던 자신의 일상을 빼앗길까 두려운 애란은 아들의 병을 숨긴 채 살아가기로 결심하지만 비밀을 알고 있는 경화(김정영 분)가 나타나자 불안은 점점 광기로 변해간다.

경화의 아들 역시 조현병을 앓고 있는데, 경화는 애란의 아들 도훈이 조현병이란 걸 알고 있는 인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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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보는 영화] < F20 > 언론시사회

[손화신 기자]

"나의 삶은 모든 것이 완벽했다."

영화 < F20 >을 소개하는 글귀의 첫 문장이다. 한 여성의 완벽한 삶이 무너지는 과정을 그려낸 이 영화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와 그의 가족, 그리고 이들을 외면하는 주변 사람들의 심리를 가감 없이 보여준다. 

오는 10월 6일 개봉하는 영화 < F20 >의 언론시사회가 29일 오전 용산CGV에서 열렸다. 

사회적 편견과 따돌림이 두려운 엄마 '애란'
 
 영화 < F20 >
ⓒ 와이드 릴리즈(주)
 
어디에 내놔도 자랑스러운 아들을 둔 엄마 애란(장영남 분)은 군 생활을 떠났던 아들 도훈(김강민 분)에게 조현병이 발병했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듣게 된다. 완벽했던 자신의 일상을 빼앗길까 두려운 애란은 아들의 병을 숨긴 채 살아가기로 결심하지만 비밀을 알고 있는 경화(김정영 분)가 나타나자 불안은 점점 광기로 변해간다. 

아들의 병세를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으려 전전긍긍하는 애란의 시선을 카메라는 차분하게 따라간다. 이성적으로 잘 헤쳐나가는 듯한 애란은 경화가 같은 아파트로 이사 오면서 점점 광기에 빠진다. 경화의 아들 역시 조현병을 앓고 있는데, 경화는 애란의 아들 도훈이 조현병이란 걸 알고 있는 인물인 것이다.

자기 아들의 병을 모르는 아파트 사람들에게 애란은 완벽한 아들을 둔 엄마로서 존중받는다. 서울대를 다니는 애란의 아들에게 자기 자녀를 과외 시키기 위해 아부하는 엄마들의 모습에서 애란이 주민들에게 어떻게 비치는지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독이 되고 만다. 아들의 조현병이 알려지면 사람들 사이에서 따돌려지고 편견에 시달릴까봐 두려운 애란은 서서히 미쳐간다. 애란을 광기에 빠뜨린 건 그러나, 경화도 주변인도 아닌 자기 자신이란 점에서 이 영화의 섬뜩함은 극에 달한다. 

자식의 병을 들킬까봐 극도로 예민해 하고 불안에 떠는 애란의 모습을 통해 영화 < F20 >은 조현병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부정적인 시선과, 사회에 만연하게 존재하는 차별과 편견에 물음을 던진다. 

F20은 조현병을 지칭하는 질병분류코드다. 홍은미 감독은 이를 언급하며 "말 그대로 하나의 질병일 뿐이고, 그 말은 의료적인 관리를 통해 치료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라며 "그 의미를 강조하고 싶었다. 더도 말고 덜고 말고 가장 중립적인 표현이라 생각했다"라며 영화의 제목을 이처럼 지은 이유를 언급하기도 했다.

배우들의 몰입도 높은 연기 
 
 영화 < F20 >
ⓒ 와이드 릴리즈(주)
 영화 < F20 >
ⓒ 와이드 릴리즈(주)
주인공 애란을 연기한 배우 장영남은 아들을 지키기 위한 사투를 벌이는 연기를 몰입도 있게 선보였다. 아들을 위한다고는 말하지만 자신의 체면에 금이 갈까 노심초사하면서 점점 미쳐가는 애란의 모습은 보는 이들에게 많은 생각거리를 던진다.

애란의 비밀을 알고 있는 경화 역을 맡은 배우 김정영 역시도 뛰어난 연기력으로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극중 경화는 조현병을 앓는 가족을 두었다는 점에서는 애란과 공통점을 지니지만 사회의 편견을 받아들이고 당당하고 밝게 맞서려고 한다는 점에서는 애란과 차이를 보인다. 차별과 함께 살아가는 경화가 어떤 태도로 자신들을 배제하는 아파트 주민에게 대응하는지를 보면 이 사회의 부정적인 단면이 더욱 여실히 보일 것이다. 

도훈 역에는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를 통해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주목 받은 배우 김강민이 분했다. < F20 >을 통해 스크린에 데뷔한 그의 연기도 지켜볼 만한 관람 포인트다. 

"나의 시선과 말이 누군가에겐 너무 차갑지 않았는지 혹은 상처가 되지 않았을지에 대해 생각해 볼 계기가 된다면 좋겠다"는 감독의 기획의도처럼, 자신은 평범하다고 생각하면서 남을 미친 사람 취급하며 따돌린 적은 없는지 이 영화는 관객에게 불편하지만 필요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다만, 차별을 타파하고자 기획했다는 이 영화가 오히려 조현병에 대한 왜곡된 시선을 관객에게 주진 않을까 우려된다.

한 줄 평: 정신병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에 대한 이야기
평점: ★★☆(2.5/5) 

 
영화 정보

제       목 | F20 (에프이공)
감       독 | 홍은미
출       연 | 장영남, 김정영, 김강민
제       공 | KBS 한국방송
공 동 제 공 | wavve, SK브로드밴드
제       작 | KBS 한국방송, 몬스터유니온
배       급 | 와이드 릴리즈(주)
장       르 | 서스펜스 스릴러
러 닝 타 임 | 104분
관 람 등 급 | 15세이상관람가
개       봉 | 10월 6일
 
 
 영화 < F20 >
ⓒ 와이드 릴리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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