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조산아의 36%는 엄마가 초미세먼지 오염에 노출된 탓"
전 세계에서 태어나는 조산아 가운데 약 600만 명은 초미세먼지(PM2.5)에 노출된 때문으로 추산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또 매년 태어나는 아기 가운데 초미세먼지 탓에 체중이 줄어든 경우도 300만 명 가까이 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의 경우 초미세먼지로 인한 조산아가 연간 4500명, 저체중아는 1700명에 이른 것으로 추산됐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학 등 미국·캐나다 연구팀은 28일(현지 시각) 의학·생명과학 국제학술지 '플로스 메디신(PLOS Medicine)'에 게재한 논문에서 초미세먼지 오염 노출에 따른 전 세계 204개국의 조산아 출생에 대한 분석 결과를 제시했다.
저체중 274만 명도 초미세먼지 탓
이를 통해 2019년을 기준으로 전 세계 조산아의 35.7%(587만명)가 지역 대기와 가정 실내공기 중의 초미세먼지 오염 탓에 일찍 태어난 것으로 추산했다.
또, 저체중으로 태어난 신생아 가운데 15.6%(274만명)도 초미세먼지 오염 때문에 체중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5년 전 세계에서 2000만 명의 영유아가 저체중(출생 체중 2500g 미만)으로 태어났고, 1500만 명이 조산(임신 완료 37주 미만)으로 추정했다.
지금까지 초미세먼지로 인한 전 세계 질병 부담(Global Burden of Disease, GBD) 통계에서는 성인과 어린이, 신생아의 질병과 사망에 대해서만 분석했으며, 초미세먼지가 임신과 출산 과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전 세계적인 분석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9년 GBD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 5세 미만 어린이 사망의 29%는 조산, 34%는 저체중 출산 탓으로 파악되고 있다.
10㎍/㎥ 증가하면 신생아 체중 22g 감소
논문에서 전 세계 대기 환경의 초미세먼지 오염도 중앙값은 20.8㎍/㎥, 실내 공기오염도 중앙값은 38.4㎍/㎥로 산출됐다.
대륙별로는 북미와 서유럽의 대기 오염도가 9.8㎍/㎥로 가장 낮았고, 남아시아가 55.7㎍/㎥로 가장 높았다.
실내 대기오염도는 북미와 서유럽이 2.3㎍/㎥로 가장 낮았고,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에서 326.3㎍/㎥로 가장 높았다.
연구팀은 초미세먼지 영향의 4분의 3은 조리·난방을 위해 실내에서 석탄이나 목재·가축 배설물 등을 태울 때 발생하는 오염 탓으로, 나머지 4분의 1은 실외 초미세먼지 오염 탓인 것으로 평가했다.
이에 따라 초미세먼지 오염이 심한 동남아시아와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 지역에서 조산과 저체중 출생이 가장 높은 비율로 나타났다.
하지만, 미국에서도 2019년 기준으로 실외 대기오염으로 인해 약 1만2000명의 조산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선진국들도 초미세먼지 오염으로 인한 피해에서 벗어나지는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별 인구 가중치를 고려하면 2019년에 초미세먼지로 인한 전 세계 신생아의 평균 출생 체중 감소는 89g, 임신 기간 단축은 3.4주인 것으로 추정됐다.
한국 조산아 16% 초미세먼지 탓
초미세먼지 노출로 인한 평균 체중 감소는 35g, 평균 임신 기간 단축은 1.9주인 것으로 추산했다.
북한의 경우 저체중아의 26.7%인 7644명, 조산아의 54.2%인 1만5785명이 초미세먼지 노출 때문으로 분석됐다.
북한 신생아의 평균 체중 감소는 144g, 평균 임신 기간 단축은 4.8주로 나타났다.
중국은 저체중아의 6.62%인 43만3358명, 조산아의 19.9%인 19만537명이 초미세먼지 노출 탓으로 집계됐다.
연구팀은 "세계 각국이 초미세먼지 노출을 줄이기 위한 정책을 시행한다면 저체중 출산과 조기 출산과 관련한 질병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또 "초미세먼지 농도가 낮은 경우에도 오염이 증가할수록 질병 부담이 가파르게 늘기 때문에 오염이 낮은 지역도 오염을 더 줄이면 질병 부담이 줄어든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이번 분석에서 '이론상 최소 위험 노출 수준(TMREL)'으로 산정한 2.4~5.9㎍/㎥ 값의 범위 내에서 국가별 TMREL을 별도로 정하고, 이 값과 각국의 초미세먼지 오염도를 비교하는 방식으로 조기출산 등을 분석했다.
전 세계 저체중·조산은 204개 국가별로 산출한 값을 합산해 구했다.
WHO 강화된 초미세먼지 기준 제시
이달 초 WMO는 '대기 질과 기후 회보'에서 2019년 전 세계에서 지역 미세먼지 오염으로 인해 조기 사망한 사람이 450만 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WMO는 또 지역 대기오염 외에 요리·난방을 위해 고체·액체 연료를 태우면서 실내공기가 오염된 탓에 2019년 기준으로 230만 명의 조기 사망이 추가로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2019년에만 지역·가정 대기오염으로 인해 전 세계에서 680만 명이 조기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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