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기 아들 김동현, KCC 터보가드 될까

김종수 2021. 9. 29.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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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KCC 에너지 레벨 올려줄 젊은피 기대

[김종수 기자]

지난 28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있었던 프로농구연맹(KBL) 신인선수 드래프트는 최근 몇 년 사이에 있었던 어떤 드래프트보다도 높은 관심을 끌었다. 비록 한국농구의 차세대 스타 중 한명으로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여준석(19·203cm)이 얼리 드래프트가 아닌 대학행을 선택하며 살짝 김이 빠지기도 했으나 그의 공백이 크게 안 느껴질 만큼 양과 질적으로 풍부한 자원들이 쏟아져 나오며 성공한 이벤트가 됐다는 평가다.

뭐니뭐니해도 농구팬들의 최대 관심사는 '누가 1순위가 될 것인가?'에 크게 쏠리는 분위기였다. 과거 현주엽, 김주성, 하승진, 오세근 등 처럼 압도적인 1순위는 없었지만 대학 최고의 가드와 센터로 평가받던 이정현(연세대)과 하윤기(고려대)에 성장 가능성 풍부한 다재다능한 빅맨 이원석(연세대)까지 가세했던지라 '빅3 구도'가 상당히 흥미로웠다.

결국 이원석이 전체 1순위로 삼성에 지명된 가운데 하윤기(KT), 이정현(오리온)이 뒤를 이었다. 이번 드래프트가 좋은 평가를 받는 배경에는 1라운드 선수 전원이 소속팀에 쏠쏠한 보탬이 될 자원이며 심지어 2라운드에서도 감독들이 욕심낼만한 선수들이 남아있던 이유가 크다.

거기에 이른바 농구인 2세들이 대거 등장하며 화제성 또한 상당했다. 1순위로 지명된 이원석은 이창수 KBL 경기감독관의 아들이며 여자농구 KB스타즈의 박지수의 사촌 동생 선상혁은 전체 6순위로 서울 SK의 선택을 받았다. 또한 정재근 전 연세대 감독의 아들 정호영은 7순위로 원주 DB에, 서대성 전 동국대 감독의 조카 서정현은 2라운드 2순위로 KCC에 뽑혔다. 그런 가운데 조성원 창원 LG 감독의 아들 조종민은 어느 구단의 선택도 받지 못하며 주변의 아쉬움을 샀다.

김승기 안양 KGC 감독은 이날 가장 기분이 좋았을 인물 중 하나다. 이번 드래프트에 참가한 아들 두명이 모두 지명됐기 때문이다. 연세대 1학년 김동현이 1라운드 9순위로 KCC에 지명된 것을 비롯 형 김진모 역시 2라운드 3순위로 대구 한국가스공사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
 
 2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1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주 KCC 이지스에 1라운드 9순위 지명을 받은 김동현(연세대)이 소감을 밝히고 있다.
ⓒ 연합뉴스
 
젊은피 김동현, 터보가드 명성 이어갈까?

전주 KCC 이지스는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을 차지했던 관계로 이번 드래프트에서 9순위 지명권에 그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동현(19·189.8cm)을 뽑은 것은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어린 나이로 인해 미래를 보고 뽑기는 했으나 당장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즉시 전력감의 성격도 띄고 있기 때문이다.

김동현의 부친 김승기 KGC 감독은 현역 시절 '터보가드'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1번으로서 시야, 게임리딩, 패싱테크닉 등은 다소 아쉬웠지만 두둑한 배짱을 바탕으로 강한 힘, 빠른발, 과감한 슈팅력 등을 앞세워 공격형 단신 가드(182cm)로서 나쁘지 않은 활약을 펼쳤다. 호리호리한 가드가 많던 시절 탄탄한 체격과 파워는 그의 최대 경쟁력이었다.

특히 전성기였던 중앙대학교 시절에는 '컴퓨터가드'로 불리던 이상민과 라이벌 관계까지 형성할 정도로 빼어난 기량을 선보이며 국가대표까지 선발된 바 있다. 국가대표 합숙 훈련 시절 자신보다 월등히 큰 현주엽(195cm)과의 씨름대결에서 무승부를 기록한 일화는 당시 상당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프로에 와서는 대학 시절의 명성에는 미치지 못했으나 1, 2번을 모두 커버하는 듀얼가드 스타일로 9시즌 동안 쏠쏠한 식스맨 역할을 해냈다.

현재까지 보여준 것만 놓고 봤을 때는 장신슈터로서의 발전 가능성이 기대 되고 있는 형 김진모(23·197㎝)보다는 동생 김동현이 현역 때 부친과 플레이스타일이 비슷해 보인다. 김동현 역시 선수 시절 김승기 감독과 마찬가지로 정통적인 개념의 1번과는 거리가 멀다. 넓은 시야와 패싱센스를 통해 게임을 풀어나가기보다 본인이 공격을 주도하는 돌격대장 유형이다.

1번 포인트가드로만 포지션을 한정했을 때는 단점일 수도 있는 부분이겠지만, 2번까지 폭넓게 소화 가능하다는 점에서 활용도에 따라 팀 공헌도가 적지 않은 스타일로의 성장도 기대된다.

김동현은 지난 7월 라트비아에서 있었던 제15회 FIBA U19 농구월드컵에서의 활약을 통해 자신을 의심하던 시선을 상당 부분 걷어내 버린 상태다. 당시 그는 신체조건, 운동능력에서 월등한 해외선수들 사이에서도 전혀 주눅 들지 않고 자신의 플레이를 펼친 몇 안되는 선수 중 한명이었다. 아직은 투박하지만 당찬 모습에 팬들의 박수가 쏟아지기도 했다.

KCC는 예전 송교창(25·201cm)을 뽑을 때 그랬듯 김동현의 성장 가능성에 높은 점수를 주고 지명권을 행사했다. 아직 어린 나이로 인해 당장은 기량이 성숙되지 못했지만 반대로 그만큼 발전할 여지 또한 높다고 판단한 것이다. 팬들 역시 제2의 송교창으로 커나가기를 바라는 분위기다.

현재 KCC는 노장이 많고 젊은 선수들마저 활동량을 많이 가져가는 유형이 드문게 사실이다. 앞서 언급한 라건아, 송교창에 정창영(33·193㎝) 정도 외에는 공수밸런스에서 안정감을 가져다줄 선수가 없다시피 하다. 워낙 팀내에 활동량이 높은 선수가 적다보니 단순히 열심히 뛰는 것뿐인 이진욱(25·180㎝)이 중용될 정도다.

때문에 상황에 따라서 김동현은 KCC의 미래이자 현재가 될 수도 있다. 프로 수준에 비쳐서 테크닉 자체는 여러모로 부족할 수 있겠으나 부지런히 뛰어다닐 수 있는 젊은 선수라는 것만으로도 팀에 상당 부분 공헌이 가능하다.

과연 김동현은 자신의 장점을 살려 식어버린 KCC의 에너지레밸을 끌어 올려주는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부친에 이어 제2의 터보가드를 꿈꾸는 당찬 기대주 행보에 KCC팬들의 눈과 귀가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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