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백신 맞은 르브론 제임스..미 접종률 '게임 체인저' 될까

김필규 2021. 9. 29.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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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프로농구(NBA) LA 레이커스의 포워드 르브론 제임스가 28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사실을 밝혔다. [AP=연합뉴스]

그동안 코로나19 백신 접종 여부에 대해 함구했던 미국 프로농구(NBA) 스타 르브론 제임스(LA 레이커스)가 현지시간 28일 결국 백신을 맞았다고 공개했다.

NBA 새 시즌 시작을 앞두고 열린 LA 레이커스 미디어 데이 행사에서 제임스는 "나뿐만 아니라 내 가족, 친구들을 위해서도 옳다고 생각해 백신을 맞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다만 어떤 백신을 몇 차례 접종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그동안 미국 보건당국과 전문가들은 제임스의 입을 줄곧 지켜보고 있었다.
백신에 특히 저항감이 강한 흑인과 젊은 층을 설득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홍보대사로 꼽혔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막 시작됐던 지난해 12월 22일 제롬 애덤스 미국 공중보건서비스 단장이 먼저 방송 인터뷰에서 제임스의 이름을 꺼냈다.
그는 "내가 알기로 르브론 제임스는 마스크 옹호론자다. 그가 언제 백신을 맞을지 알려주면 좋겠다. 사람들이 백신으로 대유행을 끝낼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말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제임스는 9개월이 지나도록 침묵을 지켰다.
지난 시즌 내내 백신 접종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지만 "별로 중요한 게 아니다"라며 답변을 피했다.

그러자 본인이 공개 접종을 하며 적극적으로 백신 홍보에 나섰던 NBA의 전설 카림 압둘자바는 제임스 등 일부 선수를 두고 "이기적이며 더는 롤 모델이 될 수 없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미국 프로농구(NBA)의 전설 카림 압둘자바는 최근까지도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소극적인 후배 선수들을 향해

제임스는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이후 흑인 차별 문제 등 정치적인 사안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냈다.
유독 백신 문제에 대해선 소극적이었던 것에 대해, 이날 제임스는 "(백신 관련) 모든 것에 매우 회의적이었다"고 털어놨다.

백신은 정치나 인종 문제가 아닌 개인의 신체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자신이 관여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도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장려하는 데 자신이 직접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그래도 미국 보건 전문가들은 제임스의 접종 고백만으로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지난 20일 기준 카이저 가족재단(KFF)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내 흑인 가운데 한 차례 이상 백신을 맞은 비율은 45%에 그쳤다.
백인(53%)이나 라틴계(49%)보다 뒤지고, 아시아계(69%)에는 훨씬 못 미치는 수치다.

앞서 조셉 앨런 하버드 공공보건대 교수는 "르브론 제임스 한 명이 백신을 지지하는 짧은 메시지만 내놔도 수만 명이 백신을 맞고, 수천 명이 목숨을 구하는 것과 맞먹을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하기도 했다.

워싱턴=김필규 특파원 phil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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