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36명..대구 아양교 '투신 다리' 오명 벗기 나선다
대구 동구청에서 대구국제공항 방향으로 가다 보면 왕복 6차선, 길이 480m의 꽤 큰 다리가 하나 나온다. 은색으로 꾸며진 커다란 고리 모양의 조형물이 설치된 ‘아양교’다. 아양교는 금호강 위를 드리우고 있어 경치가 일품이다. 드라마 등 각종 방송에 단골 배경으로 등장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도 예쁜 풍경으로 아양교 사진이 많다.
그런데 아양교는 아름답다는 것만으로 유명하진 않다. ‘투신 다리’라는 오명이 있다. 예전부터 극단적 선택을 하려는 사람들이 아양교 난간에 올라가 14m 아래 금호강으로 투신하는 사건이 자주 일어나서다.
대구 동구청은 아양교 투신을 막기 위해 지난 2018년 아양교에 폐쇄회로(CC)TV를 달고, 적외선 감지기를 난간에 설치했다. 적외선 감지기는 사람이 손이나 신체를 난간에 접촉하면 자동 감지, “다리 난간에서 물러나주세요. 위험합니다”라는 방송이 세 차례 나온다.
이런 투신 예방 장치를 갖췄지만, 아양교 투신은 여전하다. 24일 동구청에 따르면 적외선 감지기 등이 설치된 이후인 2019년부터 지난 6월까지 3년여간 아양교 투신은 모두 36건. 목숨을 잃은 사망자만 10명이다.
동구청 관계자는 “아양교 투신 근절을 위해 팔공산을 형상화한 조형물을 전체 다리 난간에 설치할 예정이다. 디자인적으로도 보기에 좋을 것”이라며 “최대 높이 5.8m, 사각기둥 형태로 난간 전체를 감싸는 식으로 공사할 계획이다. 사각기둥 사이로 몸이 아예 못 들어가도록 간격도 좁혀 설치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동구청은 11억원의 사업비를 마련하고, 난간 조형물 조감도 등 전체적인 디자인 작업을 진행 중이다. 설치는 내년 3월까지 끝낸다는 방침이다.
대구 아양교처럼 서울에도 마포대교가 ‘투신 다리’라는 오명이 있다. 하지만 마포대교에는 이미 소중한 생명을 살리기 위한 여러 손길이 닿아있다. 2011년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한국생명의전화가 한강 교량의 투신, 극단적 선택을 막기 위해 마포대교 등 한강 다리에 ‘SOS 생명의전화’를 설치했다. 비상벨이 울리면 119구조대가 즉각 출동하는 시스템도 만들어졌다.
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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