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호 천하' 흔들..방망이가 춤춘다
[경향신문]
강백호 덮친 트리오의 역습
타격 부문 타이틀 경쟁 ‘흥미진진’
불과 일주일 새 대대적 ‘지각변동’
부상서 돌아온 이정후, 타율 선두
최강 1번 홍창기, 출루율 추월하고
전준우는 단숨에 최다안타 1위에
간발의 차…‘진짜 승부’ 이제부터
트리오의 역습이 시작됐다. 프로야구 타격 다관왕을 향해 시즌 내내 잘 달리던 강백호(22·KT)가 처음으로 주춤한 틈에 곧바로 삼각 공격을 받고 있다. 남은 한 달간 타격 각 부문에서 치열한 쟁탈전이 벌어지게 됐다.
28일 현재 타격 각 부문 1위의 주인은 전부 흩어졌다. KBO가 시상하는 8개 부문 중 타점 공동 1위인 양의지(NC)와 피렐라(삼성)가 각각 장타율과 득점에서도 1위에 올라 있는 것을 제외하면 모두 서로 다른 선수가 1위를 나눠 갖고 있다.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강백호가 타율·안타·출루율 부문에서 1위를 달리고 있었다. 4월 말 이후로는 사실상 강백호가 독주하던 이 3개 부문 1위가 다 바뀌었다. 타율은 이정후(키움·0.367)가, 안타는 전준우(롯데·149개)가, 출루율은 홍창기(LG·0.459)가 낚아챘다.
강백호는 타격 페이스가 잠시 꺾여 있다. 최근 10경기 타율이 2할도 되지 않는다. 그사이 이정후가 가장 먼저 습격을 시작했다. 부상으로 약 한 달을 쉬면서도 규정타석을 충분히 채워 상위권을 유지하던 이정후는 지난 10일 복귀 뒤 맹추격했다. 지난 21일 강백호를 불과 0.0003 차이로 제치고 처음으로 타격 1위에 올라섰다. 22일에는 강백호가 다시 1리 차로 뒤집으면서 둘 사이 격한 타격왕 경쟁을 예고했으나 이후 강백호가 16일 LG전까지 4경기에서 13타수 2안타에 그친 반면 이정후는 16타수 9안타를 몰아쳐 25일 다시 1위로 올라섰다. 특히 25~26일 강백호가 1안타를 친 사이 이정후는 2경기 연속 4안타씩 쳐 2위 강백호와 차이를 벌렸다. 강백호의 타율은 0.355로 이정후가 1푼 이상 앞서 있다.
출루율에서는 홍창기가 덮쳐왔다. 풀타임 주전 2년차에 리그 최고 1번 타자로 올라선 홍창기는 개막 이후 꾸준히 활약해왔다. 강백호의 기세가 꺾이지 않아 출루율 2위에 머물렀지만 강백호가 주춤하자 바로 뒤집었다. 홍창기는 8월을 마칠 때만 해도 출루율 0.457로 강백호(0.478)에 2푼 이상 뒤져 있었다. 그러나 9월 들어 강백호의 월간 출루율이 0.344로 꺾인 반면 홍창기는 0.469로 여전히 페이스를 유지했다. 결국 지난 23일 홍창기가 처음으로 강백호를 제쳤다. 이제는 이정후(0.452)까지 가세해 강백호(0.451)는 3위다.
최다안타 역시 강백호가 꽤 여유있게 앞서 있던 부문이다. 지난 20일까지만 해도 강백호는 143안타로 2위 피렐라(당시 138개)를 앞서고 있었다. 이후 일주일간 강백호가 5안타를 보태는 사이 ‘뉴페이스’가 치고올라왔다.
전준우는 20일까지만 해도 128안타로 공동 5위였으나 21일 삼성전부터 26일 키움전까지, 7경기에서 무려 34타수 21안타를 쳤다. 지난 25일 결국 공동 1위에 오른 전준우는 이튿날 강백호를 1개 차로 제치고 단독 1위로 올라섰다.
1위를 내줬지만 강백호도 아주 큰 차이는 없이 3위권 안에서 다투고 있다. 역습을 당했듯이 한번 몰아치면 또 금세 순위는 뒤집힐 수도 있다. 강백호는 선두를 지켜야 하는 KT의 핵심 타자다. 반격을 노리는 강백호와 한꺼번에 공격한 트리오의 타이틀 쟁탈전도 진짜 승부로 돌입한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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