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 "이한성 조사로 '이재명 게이트' 열릴 수도"

안덕관 2021. 9. 28.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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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대유·천화동인 사내이사 이한성..이재명 측근 이화영 보좌관 출신
박수영 의원 "이재명 설계, 유동규 집행, 이한성 관리..대장동 게이트는 이재명 게이트"
김종민 변호사 "극단적인 표현으로 프레임 전환 시도하지만 대장동 의혹 몸통은 이재명"
이승기 변호사 "이한성 진술에 따라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재명까지 수사망 확대 가능성"
이재명 경기지사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화천대유의 수상한 자금 흐름을 수사 중인 경찰이 화천대유와 그 관계사인 천화동인의 1호 사내이사, 이한성씨를 조만간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이씨가 화천대유와 여권의 핵심 인맥을 아우르고 있는 만큼 이씨 조사를 계기로 이번 사태가 '이재명 게이트'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고 야당과 법조계는 전망했다.


현재 이한성씨는 화천대유 사내 이사이자 천화동인 1호의 사내 이사로 등기돼 있다. 그 역시 회사 법인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으로 화천대유 이성문 대표와 대주주 김만배씨에 이어 경찰 조사를 앞둔 상태다.


이와 관련해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이씨가 이 지사의 측근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전 보좌관 출신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 자는 이재명 아래서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지냈고, 지금은 경기도의 알짜배기 기관인 킨텍스 대표이사로 있는 이화영 사장의 국회의원 시절 최측근 보좌관"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어 "이재명의 부지사 이화영, 이화영의 보좌관 이한성이라는 라인이 형성되는데, 이 라인의 말단인 이한성이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1호의 이사"라면서 "대장동 게이트는 이재명 게이트임이 분명해지고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후보가 설계하고, 최측근인 유동규가 집행하고 또 다른 최측근인 이화영의 사람 이한성이 관리한 것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이재명 경기지사는 27일 '성장과 공정 포럼' 토론회 축사에서 국민의힘을 향해 "성남시 공공개발을 5년간 저지했던 게 어제의 당신들이, 오늘에 와서 나 보고 몸통이니, 이상한 소리를 한다"며 "알지도 못하는 보좌관을 어떻게 저한테 엮느냐"고 반박했다. 그는 또 "차라리 같은 국적이다, 같은 이씨다, 이렇게 엮는 게 훨씬 나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이씨에 대한 경찰 조사의 향배에 따라 곽상도 의원 아들의 퇴직금 논란 등으로 국민의 힘에 쏠린 대장동 의혹이 '이재명 게이트'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당초 이번 사건의 핵심은 이재명 지사가 "내가 설계했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한 대장동 사업의 사업자 선정과 인허가 과정 등 모든 의혹을 낱낱이 밝히는 데 있다는 이유에서다.


검찰 출신 김종민 변호사는 "이재명 지사가 극단적인 표현을 하면서 프레임 전환을 시도하지만 대장동 의혹의 몸통이 이 지사라는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면서 "특히 이 지사 측근의 보좌관 출신이 화천대유와 천화동인에 사내이사로 있다는 것이 굉장히 의미심장하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그러면서 "곽상도 아들뿐만 아니라 지난달 퇴직한 임직원들도 성과급과 퇴직금 등의 명목으로 화천대유에서 100억원을 받았다고 한다"며 "그만한 돈이 보장되는 자리를 이한성에게 내준 것은 이재명 지사 측과 화천대유를 엮는 모종의 연결고리 역할을 기대한 것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법률사무소 리엘파트너스 이승기 변호사는 "이씨를 포함한 화천대유 임원들에 대한 수사로, 화천대유가 성남도시개발공사와 맺은 협약 체결에 천문학적인 배당을 받을 수 있도록 로비가 있었다는 것이 확인된다면 해당 사업의 결정권을 가진 자들은 모두 수사선상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아직 이 지사와의 관련성은 의혹만 있을 뿐 확인된 사실은 없지만 이 지사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이한성씨의 진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경우에 따라서 사업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 지사한테까지 수사망이 확대될 수 있다"고 밝혔다.


법조계에 밝은 한 인사도 "당초 이재명 의혹으로 출발한 사건이 곽상도, 윤석열 등이 연루돼 국민의힘으로 초점이 넘어간 상황"이라면서 "이한성의 입에 이재명 게이트가 열릴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경찰은 그동안 내사 수준에 머물던 화천대유 자금 흐름 및 관련자 조사를 경기남부청에 넘기고 서울경찰청 범죄수익추적팀을 파견하는 등 사실상 특별수사팀을 꾸리면서 이 사건 수사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이에 따라 화천대유 대표 이성문 씨와 대주주 김만배 씨가 서울 용산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은 것과 달리, 이한성 씨는 경기남부청에서 조사를 받게 될 가능성이 있다.


앞서 경찰은 지난 27일 화천대유 대주주 김 씨를 내사 단계에서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지난 해까지 장기대여금 명목으로 회삿돈 473억원을 빌려 쓴 경위에 대해 12시간 넘게 조사했다. 이성문 화천대유 대표도 2019년 회삿돈 26억8000만원을 빌렸다가 갚는 등 사적 유용 의혹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그러나 이 같은 경찰 조사는 금융정보분석원(FIU)이 화천대유 관련 수상한 자금 흐름을 포착해 통보한 지 5개월이 지난 시점에 이뤄진 것이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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