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 감독 "이 6개 빠졌다..시즌2는 노코멘트" [인터뷰 종합]

김유진 2021. 9. 28. 13:5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황동혁 감독이 '오징어 게임'의 글로벌 인기에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시즌2에 대한 계획 등을 조심스럽게 털어놓았다.

황동혁 감독은 28일 오전 온라인으로 진행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인터뷰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오징어 게임'은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은 넷플릭스 시리즈로 지난 17일 공개돼 스트리밍 중이다.

특히 '오징어 게임'은 한국 시리즈 최초로 미국 넷플릭스 '오늘의 Top 10' 1위에 등극한 것은 물론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베트남 등의 동남아시아와 카타르, 오만, 에콰도르, 볼리비아에서 정상을 차지했다. 



또 영국, 프랑스, 독일 등 39개 국가에서도 상위권에 오르며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달고나 키트' 등 한국 문화 전반에 대해 해외 팬들의 높은 관심을 얻으며 인기를 얻는 중이다.

황동혁 감독은 "사실 이렇게까지 단기간에 전 세계의 열풍이 불 것까지는 예상하지 못했다. 얼떨떨하다가 좋다가, 그런 감정의 롤러코스터가 있다"고 운을 떼며 "인기 비결을 굳이 꼽자면 심플함이 아닐까 싶다. 놀이들이 모두 심플하지 않나. 그리고 또 한 가지는 다른 게임 장르와 다르게 서사가 좀 더 자세하다는 점을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이 게임을 하는 인물들에게 감정 이입을 할 수 있게 해서 몰입도를 높인 것이 전 세계인들이 좋아하게 된 부분이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또 '오징어 게임' 출연진인 정호연의 SNS 팔로워 수가 늘어난 점을 언급하며 "(정)호연 씨 같은 경우는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가 40만 명이었는데, 열흘 만에 5백만 명이 넘었다고 하니까 놀랍더라. 한국 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에서 메시지가 오고 있으니 다들 얼떨떨해한다. '꿈인가 생시인가' 그런 상황인 것 같다"고 놀라워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처음 구상을 시작할 때부터 글로벌한 목표를 갖고 작품에 임했다고 말한 황동혁 감독은 "이 게임이 단순한 옛날 놀이지만, 세계적인 어떤 소구력이 있을 지 모른다는 가능성을 갖고 넷플릭스와 작업하게 됐다. '킹덤' 시리즈에서 갓이 유행한 것처럼, 저희 작품에서도 달고나가 유행하는 것 아니냐는 말을 스태프들과 농담처럼 얘기했었는데,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나서 좀 얼떨떨하다"고 얘기했다.


앞서 테드 서랜도스(Ted Sarandos) 넷플릭스 공동 최고 경영 책임자(CEO) 겸 최고 콘텐츠 책임자(CCO)는 현지 시간으로 27일 미국에서 열린 '코드 컨퍼런스(Code Conference) 2021'에 참석해 '오징어 게임'을 언급하며 "지금 추이로 보면, 넷플릭스 비영어권 작품 중 가장 큰 작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가 현재까지 선보인 모든 작품 중 가장 큰 작품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황동혁 감독은 "이렇게 넷플릭스 쪽에서 공식적으로 나서서 얘기해주고 수치를 발표해준다는 그 자체도 너무나 놀랍더라. 저 역시도 이왕 여기까지 온것, 계속 잘 돼서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흥행한 인기 있는 작품이 됐으면 하는 욕심을 갖고 있다"고 얘기했다.

'오징어 게임'의 연출, 각본을 맡은 황동혁 감독은 2009년부터 이 스토리를 구상해왔다. "서글프지만, 영화로 만들기에는 너무 난해하다 해서 당시에는 만들 수 없었다"고 말한 황동혁 감독은 "12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지금 이 세상에 이런 말도 안되는 살벌한 서바이벌 이야기가 더 어울리는 세상이 된 것이다. 세상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어떻게 보면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이지 않나. 현실성이 없는 얘기고, 소수의 마니아들만 즐길 수 있는 내용이기도 한데, 판타지와 리얼한 요소를 어느 한 쪽에도 치우치지 않고 현실감 있게 구현해야 하는 점이 어려운 부분이었다"고 털어놓았다.

또 "놀이 구성은 일단 첫번째 게임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로 시작한다는 것이었다. 거기서 쇼킹한 대량 학살로 큰 충격을 주고 마지막 게임은 오징어 게임을 결정해 놓았을 때 도형 안에서의 검투사들의 대결 같은 그런 모습이 아이러니하면서도 처절함을 잘 살릴 것 같아 그 두 게임을 앞과 뒤에 배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작품의 인기만큼이나 논란이 된 전화번호 유출, 계좌번호 도용 의혹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앞서 17일 '오징어 게임'이 공개된 후 '오징어 게임'에 등장한 전화번호가 실제 개인이 사용 중인 번호로 밝혀지면서 개인정보 유출 논란이 인 바 있다. 또 극 속에 등장하는 계좌번호가 실제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글이 게재된 후, 개인 계좌번호를 무단 도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황동혁 감독은 "(논란이 생길 지) 전혀 예상 못했다"며 "사실 없는 번호라고 해서 쓰게 됐다. 안전한 번호라고 해서 사용했는데, 그것에 010을 붙이면 자동으로 통화가 연결된다는 것까지는 제작진이 예측을 못했던 것 같다. 그래서 이 상황이 벌어졌는데 끝까지 자세하게 체크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계좌번호는 제작진 중 한 친구의 번호다. 그래서 연출부에서 쓰기로 해서 쓴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 그 친구 통장에 456원이 들어오고 있다고 하더라. 그 번호도 협의를 하고 쓴 것인데, 혹시 나중에 다른 무슨 일이 생길지 몰라서 그 계좌도 정리를 하는 것으로 얘기를 했다"고 덧붙였다.


길고 긴 '오징어 게임'의 여정을 끝낸 황동혁 감독은 너무 큰 스트레스로 당분간은 머리를 비우고 싶다는 뜻도 전했다.

"이 작품은 십여년 전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모험이라고 생각한다. 모 아니면 도인, 걸작 소리를 듣지 않으면 망작이나 괴작 소리를 들을 작품이라 생각했다. 콘셉트 자체가 너무 실험적이라 중간이 없을 것 같았다"고 말하며 "'이런 게임을 목숨 걸고 하는 것이 말이 되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정말 긴 작업이었기 때문에 혹시 더 좋아질 점이 있지 않을까 해서 대본 작업을 계속 했었다. 그만큼 리스크가 큰 작업이었다"고 떠올렸다.

이어 "시즌2에 대해서도 정말 많은 분들이 물어보시더라. 제가 시즌1을 하면서 글을 쓰고 제작하고 연출을 혼자서 하는 과정이 정신적,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제가 이번 '오징어 게임'을 작업하면서 이가 6개 빠져서 임플란트를 한 상황이다. 그랬었는데 '시즌2를 한다면 혼자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서 조금 걱정이 되긴 한다"고 토로했다. 또 "그래서 (시즌2를) 바로 갈 수 없다고 항상 말을 하고 다니는데, 또 이렇게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니까 안 한다고 하면 진짜 난리가 날 것 같은 분위기도 있다"고 멋쩍은 웃음을 보였다.

황동혁 감독은 "머릿 속에 떠오르는 그림들은 몇 가지 있는데, 이걸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제가 하고 싶었던 영화의 아이디어가 떠올라서 그걸 먼저 해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시즌2는 넷플릭스와 이야기를 해봐야 할 것 같다. 현재까지는 시즌2에 대해서는 죄송하지만 노코멘트 하겠다"고 조심스럽게 이야기했다.

사진 = 넷플릭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Copyright © 엑스포츠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