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효진 인터뷰②] "라바리니 감독님, 올림픽 메달 딸 거라 하니 어이없어 하셨죠"
지난 6월 이탈리아 리미니에서 열린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올림픽 전초전 성격을 지닌 이 대회에서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3승 12패로 부진했다. 총 16개 참가국 가운데 올림픽 티켓조차 따내지 못한 태국에 앞선 15위에 그쳤다.
사상 첫 외국인 사령탑으로 영입된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도 대표팀의 예상 밖 부진에 충격이 컸던 듯하다. 연패가 계속되자 선수들을 한 명씩 불러 1대1 면담을 했다. 양효진은 "당시 우리가 VNL에서 너무 못하니까 감독님이 답답해서 면담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선수별로 질문이나 대화 내용은 다 달랐다.
라바리니 감독이 양효진에게 건넨 첫 질문은 "한국 여자 배구 수준이 어디쯤인 것 같나?"라는 것이었다. 또한 런던과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 출전한 만큼 "올림픽을 두 차례 다녀왔으니,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 대표팀의 성적이 어떨 것 같냐"는 질문도 이어졌다.
양효진은 "우리가 메달권에 도전할 수 있다고 본다. 그리고 동메달이라도 꼭 따고 싶다"고 결의의 찬 표정으로 말했다. 그러자 라바리니 감독은 어이없다는 식의 표정과 함께 "8강 진출은 가능할 것 같나"라고 말했다. 대표팀은 당시 오랫동안 손발을 맞춘 이재영·다영 쌍둥이 자매가 학교 폭력 논란으로 빠지면서 선수 구성에 변화가 생겨 어려움을 겪던 중이었다.
라바리니 감독은 "우리가 메달을 따려면 크레이지, 완전히 미쳐야 한다"고 했다.
양효진은 "우리가 정말 미친다면 (메달 목표에) 도달할 수 있지 않겠냐"면서 "나는 감독님을 믿는다. 그렇기에 충분히 좋은 결과를 낼 것으로 여긴다"고 답했다. 그러자 라바리니 감독은 "배구는 선수가 하는 것이다. 감독인 나를 믿는 것보다 선수들이 미쳐야 한다"고 주문했다. 양효진은 "대화 중에 감독님의 어두운 표정을 봤다"면서 "물론 대회 전까지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하지만 위기 때 발휘되는 한국인의 힘과 근성을 믿었다"고 회상했다.
여자 배구는 도쿄올림픽 예선 통과도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를 뒤엎고 4강까지 진출했다. 일본은 세트스코어 3-2로 꺾고 8강 진출을 확정 지은 후 라바리니 감독도 코트도 뛰어나와 선수들과 뒤엉켜 펄쩍펄쩍 뛰며 좋아했다.
올림픽 종료 후 반대로 양효진이 라바리니 감독에게 묻고 싶었으나, 건네지 못한 말 한마디가 있었다. "감독님, 제가 면담 때 한 얘기 기억나시나요?"
용인=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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