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공기 미세플라스틱, 서울의 200배? 안심 못하는 이유
중국 베이징 시내 공기 1㎥에 미세플라스틱이 400개 가까이 들어있다는 연구 결과가 27일 공개됐다.
지난봄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에서 공개한 서울 지역 공기 속 미세플라스틱 농도는 ㎥당 평균 2개가 채 안 됐다.
그렇다면 베이징 공기 속 미세플라스틱 숫자가 서울의 200배나 되는 걸까.
결론부터 말하면 연구 방법 차이 때문에 차이가 나타났을 뿐 실제로는 그 정도까지 차이 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등 5개 도시 조사
중국 연구팀은 공기 시료 속의 미세플라스틱을 형광현미경으로 관찰하면서 크기와 모양을 측정했다.
이와는 별도로 마이크로 퓨리에 변환 적외선 분광기(μFTIR)로 미세플라스틱 성분을 확인했다.
분석 결과, 베이징의 공기에는 미세플라스틱이 평균 393개/㎥, 톈진에서는 324개/㎥, 상하이 267개/㎥, 항저우 246개/㎥, 난징 177개/㎥ 등이 들어있었다.
수도권 도시(베이징과 톈진)는 평균 358개/㎥였고, 양쯔강 삼각주 지역 3개 도시는 평균 230개/㎥였다.
베이징의 미세플라스틱 농도는 지난해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이 실외 공기에서 측정한 평균 농도 1.96개/㎥의 꼭 200배다.
농도 차이는 조사 범위가 다른 탓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은 FTIR분석법을 사용했으나, 크기가 20㎛ 이상 되는 것만 분석했다.
중국 연구팀은 5㎛ 이상 되는 미세플라스틱은 모두 분석했다.
중국 연구팀은 논문에서 75개 시료에서 검출한 공기 중 미세플라스틱은 모두 2만1099개로, 크기는 5.9~1475.3㎛ 범위였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30㎛ 미만인 것이 1만3006개로 전체의 61.6%를 차지했다.
30~100㎛ 미만이 6991개(33.1%), 100~300㎛ 미만이 993개(4.7%), 300~1000㎛ 미만이 104개(0.5%), 1000㎛ 이상이 5개(0.03%)였다.
작은 것까지 분석하면 훨씬 많이 검출
서울시가 발표한 수치만으로 안심할 수 없는 이유다.
중국 연구팀 역시 5㎛ 미만의 미세플라스틱은 측정하지 않았는데, 5㎛ 미만의 미세플라스틱 조각이 5㎛ 이상 되는 것보다 공기 중에 더 많이 존재할 가능성도 있다.
중국 연구팀은 "다른 연구에서 베이징 공기 중의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5700개/㎥로 측정하거나, 상하이의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1.42개/㎥로 측정되기도 했다"며 "주사 전자현미경 또는 비분산 적외선 분광기(FTIR)를 사용했느냐에 따라, 어느 계절에 측정했느냐에 따라 차이가 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지역적인 비교를 하기 위해서는 분석 방법과 계절 요인에 의한 오차를 제거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은 내년부터는 20㎛ 이하 미세플라스틱까지 측정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 모양보다는 조각 모양이 대부분
조각 모양의 미세플라스틱은 5-30㎛에서는 98.4%, 30-100㎛에서는 79.1%를 차지했으며, 기다란 섬유 모양의 미세플라스틱은 100~300㎛ 크기에서는 80%, 300~1000㎛에서는 86.6%를 차지했다.
연구팀은 분석 결과, 미세플라스틱 가운데 폴리에틸렌(PE)이 26.6%로 가장 많았고, 폴리에틸렌 텔레프탈레이트(Polyethylene terephthalate, PET)가 16%, 폴리스타이렌(PS)이 14.9%, 폴리프로필렌(PP)이 13.6%, 폴리아마이드(PA) 7.3%, 폴리염화비닐(PVC) 6.6% 등을 차지했다.
섬유 모양은 대부분 폴리에스터(47.2%), PA(17.2%), PP(8.9%)로 구성됐지만, 조각 모양은 PE(35.3%), PS(20.0%), PP(15.5%)가 많았다.
중국 연구팀은 공기 중 미세플라스틱 농도와 미세먼지 등 다른 대기오염물질과는 뚜렷한 상관관계가 나타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中 도시인들 年 100만 개 이상 흡입
초미세먼지(PM2.5, 지름 2.5㎛ 이하) 크기의 미세플라스틱을 사람이 흡입할 경우 건강에 더 큰 위험이 될 수도 있다.
중국 연구팀은 "성인이 하루에 15㎥의 공기를 들이마신다고 가정할 때, 중국 수도권 도시 주민은 하루 5370개, 양쯔강 삼각주 지역 도시민은 하루 3450개씩 미세플라스틱을 흡입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연간으로 따지면 120만~200만개나 흡입하는 꼴이다.
연구팀은 또 "실외보다 실내 공기 중의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더 높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실제 흡입하는 미세플라스틱은 더 많을 수도 있다"며 "미세플라스틱 노출과 관련된 건강 위험에 대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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