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강소기업] (32) 모다모다샴푸 용기 만든 그 회사, 펌텍코리아..기술력 '갑'

박수호 2021. 9. 2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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샴푸 업계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는 ‘모다모다샴푸(모다모다 프로체인지 블랙샴푸)’. 4주 이상 사용하면 갈변 현상 덕분에 염색 효과가 있다는 입소문이 돌면서 연일 품절 행진 중이다. 덩달아 주목받는 회사가 있다. 이 샴푸의 특수 용기를 만드는 펌텍코리아다. 모다모다샴푸 개발자인 이해신 카이스트 화학과 석좌교수는 “갈변을 일으키는 염색 효과 물질인 폴리페놀은 공기 중 산소와 접촉하면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산소 차단 기능을 갖춘 용기 개발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펌텍코리아와 개발 단계부터 함께 머리를 맞댄 결과가 판매량 증가로 이어져 만족한다”고 말했다.

‘만들면 팔린다’는 소문에 관련 주가도 덩달아 강세다. 펌텍코리아의 1월 주가는 1만5000원대. 그러다 지난 8월 한때는 3만원도 뚫었다.

물론 펌텍코리아가 모다모다 한 제품 라인 때문에 주목받는 것은 아니다. 2001년 출범 후 지금껏 국내 정상권 용기 제조 업체로 자리매김한 데다 영업이익률도 발군이다. 2018년 매출액 1510억원, 영업이익 245억원이던 펌텍코리아는 지난해 매출액 1968억원, 영업이익 273억원으로 제조 업체에서는 보기 드문 10% 중반의 영업이익률을 자랑한다.

▶펌텍코리아 어떤 회사

▷부국티엔씨가 모태…2001년 설립

모태 회사는 부국티엔씨다. 1969년 설립된 국내 최초, 최대 튜브 제조 기업. 문구 용품, 제약 용품 등의 튜브 제조 전문이다. 국내 산업 발전과 함께 화장품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화장품, 생활용품 전문 용기 수요가 늘어나 2001년 펌텍코리아를 따로 만들었다.

펌텍코리아는 설립 이후, 여러 혁신 제품으로 히트를 쳤다. 펌프, 용기류는 물론 펌프 튜브(튜브 용기에 화장품이 잘 나오게 하는 펌프를 장착), 콤팩트, 스틱, 스포이드 등 다양한 제품군을 개발해 국내외 글로벌 고객사를 확보할 수 있었다. 2019년 7월에는 코스닥에 상장했다.

▶영업이익률 왜 높나

▷스마트 공정, 자체 기술력 발군

자체 기술력이 원가율을 낮출 수 있었던 핵심 배경이다. 최근에 주목받은 결정적인 이유는 모다모다샴푸였지만 실은 펌텍코리아만의 자체 기술력으로 많은 화장품 회사가 빛을 발할 수 있었다. 특히 전문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화장법이 잘 먹히도록 하는 용기를 개발, 아티스트 브랜드가 성장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대표적인 예가 메이크업 아티스트 조성아 원장이 주도한 ‘조성아22’의 ‘C&T 블렌더’ ‘C&T 블렌더 프레쉬 믹스’에 자체 개발 용기를 제공한 사례다. ‘조성아22’는 펌텍코리아의 자체 개발 용기인 ‘듀얼 블렌더(두 가지 화장품을 한 통에 담은 제품)’를 적용, 홈쇼핑 등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이후에도 ‘사이드 버튼’ 용기가 적용된 ‘C&T 블렌더’ 시리즈 제품이 연속으로 히트를 쳤다.

이도훈 펌텍코리아 대표는 “고객사에서 먼저 요구하는 형태의 금형 모델보다는 펌텍코리아만의 자체적인 아이디어로 나온 혁신적인 금형 모델을 개발하고, 이런 용기를 고객사에 제시하는 일종의 ODM 방식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 이렇게 하면 고객 확장성이 높은 데다 기존 용기보다 더 높은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다”고 소개했다.

자동화 공정 비율을 높인 것도 높은 영업이익률의 비결 중 하나다.

펌텍코리아는 설립 이후 지속적인 R&D(연구개발)를 통해 펌프 기술을 특화했다. 더불어 다품종 소량 생산 체계에도 유연하게 대응하려면 자동화, 즉 스마트 공정이 필수라고 보고 일찌감치 과감하게 투자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를 통해 동종 업계 내 높은 자동화율 수준으로 끌어올려 생산 효율성을 향상했으며 높은 이익률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 밖에 회사 측은 모다모다샴푸 용기처럼 새로운 제품 개발에 꾸준히 나서고 있는 것도 이익률을 높이는 데 일조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펌텍코리아는 국내 최초, 세계 최초로 ‘펌프 튜브’ ‘에어리스 콤팩트(파운데이션이 잘 묻어나도록 화장용 콤팩트에 펌프 엔진을 삽입)’ ‘선스틱’ 등 유행을 선도하는 새로운 용기를 꾸준히 시장에 선보였다. 최근에는 업계 최초로 친환경 에코 튜브(종이 재질로 만들어진 튜브)를 개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정미주 나이스디앤비 선임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펌텍코리아는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으며, 친환경 소재 화장품 용기를 개발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비대면 서비스가 증가하는 트렌드에 따라 비대면 용기 플랫폼 ‘e-PUMTECH’을 출시, 차별화하는 게 강점”이라고 평가했다.

이도훈 대표는 “더욱 다양화된 제품 포트폴리오로 확장해나가기 위해 포인트 메이크업, 생활용품 전용 대용량 펌프 등의 제품을 줄줄이 선보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약점은 없나

▷중국 내 K뷰티 위상 떨어져

7:3.

올해 2분기 기준 펌텍코리아의 ‘국내 대 해외’ 지역별 매출 구성 비율이다. 코스맥스 같은 국내 화장품 위탁제조 업체와 비교하면 해외 비중이 낮은 것이 사실.

회사 관계자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HCP패키징’이라는 글로벌 화장품 용기 회사와 손잡고 HCP가 보유하고 있는 미국, 유럽의 고객사에 펌텍코리아의 제조 용기 판매·생산 협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장기화 여파, 중국 내 K뷰티 위상 저하도 신경이 쓰인다.

이도훈 대표는 “수출 국가 다변화 노력으로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해나가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 | 이도훈 펌텍코리아 대표

모다모다샴푸 공급 안정될 것…건기식 신사업 도전

Q.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에서 화제가 된 모다모다 덕분에 펌텍코리아도 주목받고 있는데.

A 모다모다샴푸가 출시 전부터 폭발적인 관심과 인기를 끌며 용기 제조사인 펌텍코리아에까지 구매를 문의하는 소비자들이 생겨날 정도로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향후 모다모다샴푸의 해외 진출로 인한 물량 증대가 예상됨에 따라 생산량을 계속 늘리고 있다. 11월 중에는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

Q.코로나19 장기화, K뷰티 위상이 예전만 못하다는 시각도 있는데.

A 악재가 계속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한국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 대비 16.1% 증가한 8조2877억원으로 9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올해 역시 화장품 수출액은 증가하고 있다. 펌텍코리아도 혁신적이고 품질력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계속 제공하고 있어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었다. 장기적인 목표는 ‘토털 패키지 컴퍼니’로 도약하는 것이다. 유럽에서는 한 제조 회사가 여러 용기 업체를 직접 거느리고 생산하거나 세계적으로 우수한 업체를 찾아 필요한 용기를 발주하고 관리해준다. 이를 벤치마킹해 펌텍코리아와 부국티엔씨가 생산하는 제품의 특징을 살리고, 의약품·화장품·생활용품 용기를 일괄적으로 취급하는 종합 포장 용기 회사로 발전시켜나갈 예정이다.

Q. 최근 건강기능식품 시장에도 뛰어들었는데.

A 올해 1월 건강기능식품 업체 ‘잘론네츄럴’ 지분을 인수했다. 잘론네츄럴은 SNS 마케팅과 커머스가 결합된 새로운 유통 모델에 강점이 있다. 그동안 B2B 사업을 했지만 이제 B2C 사업에도 도전하며 신규 성장동력을 추가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건기식 시장은 2조원대 시장 규모로 계속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어 펌텍코리아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박수호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27호 (2021.09.29~2021.10.0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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