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벤투] 또 공격진 빈약한 대표팀.. 스트라이커 부족, 골키퍼 과다

김정용 기자 2021. 9. 27.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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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루 벤투 한국 남자축구 대표팀 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파울루 벤투 남자 A대표팀 감독은 이번에도 다른 포지션에 선수를 잔뜩 선발하고, 스트라이커는 가장 적게 선발했다.


대한축구협회(KFA)는 27일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3, 4차전에 나설 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팀 벤투는 다음달 7일 시리아와 홈 경기를 치르고 12일 이란 원정을 떠난다.


이번 발탁 멤버는 27명이다. 통상적으로 A매치에 선발되는 선수가 포지션별 2배수에 골키퍼만 3배수를 선발해 23명인 것과 비교해볼 때 4명을 더 뽑았다. 보통 2연전이라 해도 24, 25명 정도를 선발하는 것과 비교하면 많은 숫자다. 부상 등 불의의 상황에 대비하려는 의도뿐 아니라 선수 테스트 의도까지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문제는 포지션별 균형이다. 골키퍼는 4배수(1자리에 4명)가 선발돼 가장 많이 뽑혔다. 중앙 수비수는 2.5배수(2자리에 5명)가 선발됐고, 풀백 역시 2.5배수(2자리에 5명)가 뽑혔다.


미드필더는 수비형과 공격수를 통틀어 5자리에 11명이 선발돼 2.2배수가 뽑혔다. 4-1-4-1 포메이션을 전제로 수비형, 중앙 공격형, 윙어를 굳이 분류해 본다면 수비형 미드필더는 2배수(1자리에 백승호, 정우영 2명), 중앙 공격형은 2배수(2자리에 이동경, 권창훈, 이재성, 황인범), 윙어는 2.5배수(2자리에 이동준, 송민규, 나상호, 손흥민, 황희찬)이 선발됐다. 미드필더와 공격진은 서로 자리를 바꿀 수 있어 이 분류가 확정적인 건 아니다.


의아한 건 다른 포지션은 다 2배수를 넘겨 선발하면서 공격수는 원톱 자리에 황의조, 조규성 2명만 뽑았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는 오히려 다른 포지션은 멀티 플레이어로 메울 수 있기 때문에 스트라이커에 3명을 선발하는 경우가 더 많다. 스트라이커는 공격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추가 투입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포지션인데, 만약 둘 중 한 명이라도 부상을 당한다면 원톱 자원 한 명으로 중요한 경기를 치러야 한다.


특히 벤투 감독은 경기 중 스트라이커를 투입할 때 기존 원톱을 유지한 채 추가하는 게 아니라, 새 공격수로 바꿔 넣는 경향이 강하다. 만약 경기 중반에 황의조를 조규성으로 교체했는데 여전히 경기가 안 풀린다면, 막판에 더 투입할 스트라이커가 남지 않는 셈이다.


스트라이커 숫자와 대조되면서 수비수와 골키퍼의 과다 선발 역시 이상해 보인다. 특히 골키퍼는 몇 명을 선발하든 1명만 뛸 가능성이 가장 높다. 특별히 훈련 파트너로서 여러 명을 선발해야 하는 포지션도 아니다. 4명 선발은 경기력을 위한 것이라기보다 선수 관찰을 위한 테스트 성격인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 3, 4순위로 선발된 구성윤과 송범근 모두 벤투 감독이 잘 아는 선수들이라 의아함이 남는다. 센터백 역시 부상 등 변수가 없으면 김영권, 김민재 조합을 고수하면서 또 5명을 선발했다.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이 점이 문제시되자 벤투 감독은 "시각에 따라 다를 수 있다. 9번 포지션에는 황의조, 조규성뿐이지만 손흥민, 황희찬, 나상호, 송민규, 이동준 등 다른 공격수들이 있다. 이 중 몇몇 선수들은 측면뿐 아니라 원톱으로 활용할 수 있고, 다른 선수들은 투톱에서 기용할 수 있는 자원들"이라고 말했다. 맞는 말이지만 그럼에도 의혹은 남는다. 윙어와 스트라이커를 묶어 스리톱이라고 봐도 3자리에 7명만 뽑았다. 수비진에 비해 덜 뽑았다는 건 변하지 않는다.


벤투 감독도 과거에는 스트라이커 확보에 신경썼다. 벤투 감독의 전성기였던 유로 2012의 경우, 단 23명으로 구성된 선수단에서도 최전방 9번 성향의 공격수를 3명 확보했다. 이를 위해 다른 포지션의 희생을 감수해야 했는데, 좌우 풀백을 합쳐서 3명만 선발하는 모험수를 둬 가며 스트라이커 우구 알메이다, 넬손 올리베이라, 에우데르 포스티가 3명을 확보했다. 당시와 비교하면 지금 한국에서 보여주는 행보는 반대다.


벤투 감독은 제주유나이티드의 주민규 등 K리그에서 맹활약 중인 선수를 왜 안 뽑았냐는 질문에는 노코멘트했다. 특정 선수에 대한 거론을 피했다는 의미에서는 적절한 답변일 수 있지만, 기자회견 전체를 봐도 공격수를 적게 뽑은 이유는 설명되지 않았다.


▲ 10월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 예선 명단(27인)


골키퍼 : 김승규(가시와레이솔), 구성윤(김천상무), 조현우(울산현대), 송범근(전북현대)


수비수 : 김태환, 홍철(이상 울산현대), 이용, 김진수(이상 전북현대), 박지수, 정승현(이상 김천상무), 권경원(성남FC), 강상우(포항스틸러스), 김영권(감바오사카), 김민재(페네르바체)


미드필더 : 이동준, 이동경(이상 울산현대), 백승호, 송민규(이상 전북현대), 나상호(FC서울), 권창훈(수원삼성), 손흥민(토트넘홋스퍼), 황희찬(울버햄턴원더러스), 이재성(마인츠05), 황인범(루빈카잔), 정우영(알사드)


공격수 : 황의조(지롱댕보르도), 조규성(김천상무)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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