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를 만드는 쌀은 왜 수입쌀이 많은가? [전통주 주(酒)저리 주(酒)저리]
[이대형 기자]
▲ 황금색으로 변한 벼 수확을 앞둔 벼들 |
ⓒ 이대형 |
하지만 최근 다양한 먹거리로 인해 쌀 소비는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1인당 쌀 소비량은 57.7kg으로 2019년보다 1.5kg 감소했다. 1981년 이후 지속적인 감소 추세를 보이는 것이며 1989년 133.4kg에 비해서는 절반 수준이다. 이러한 쌀 소비 감소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쌀 가공품에 대한 이야기가 오랫동안 있어 왔다.
쌀 가공에 있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떡이고 다음이 도시락 제품들이다. 과거에 비해 순위는 감소했지만 술 제조도 아직까지 쌀 가공에 있어 큰 몫을 차지한다. 쌀 가격이 오르면 결과적으로 생산비 상승이 되고 제품의 가격 상승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 정부관리양곡 공급가격 2021년 정부관리양곡 공급가격 표 |
ⓒ 농림축산식품부 |
이러한 막걸리 가격 상승에 부담이 덜한 업체들도 있다. 바로 수입쌀을 이용해서 막걸리를 생산하는 업체이다. 막걸리에 관심이 있는 소비자라면 막걸리의 수입쌀 사용 어제 오늘의 이슈가 아닌 것을 알 것이다.
한동안 국정감사에서 막걸리를 생산하는 대형 업체의 수입쌀 사용량이 많다는 기사가 꾸준히 나왔다. 2015년 기준 전체 387개 막걸리 제조업체의 76.7%가 막걸리 원료로 수입쌀을 사용하고 있으며 막걸리 매출액 상위 30위권 내 기업의 수입쌀 사용비율이 82.1%나 되었다. 이는 2014년의 수입쌀 사용 비율 41.8%보다 34.9%나 높아진 것이다.
그동안 정부에서는 전통주인 막걸리의 수입 쌀 문제 해결을 위해 많은 노력들을 해왔다. 하지만 가격이 싼 수입쌀이 있는 상황에서 국산 쌀 사용에는 어려움이 많다. 양조장에 이윤을 포기하면서 애국심에 호소해서는 수입쌀 소비를 막을 수 없다. 오히려 국산 쌀을 싼 가격에 공급해 주거나 국산 쌀을 사용했을 때의 혜택이 수입쌀을 사용했을 때보다 크다면 자연스럽게 국산 쌀을 사용하게 될 것이다.
▲ 다양한 햅쌀 막걸리 2018년 '햅쌀 막걸리' 시음회에 나온 막걸리들 |
ⓒ 이대형 |
먼저 국산 쌀을 이용해 막걸리를 만드는 일반 양조장의 주세 혜택이 필요하다. 현재 막걸리의 주세는 종량세로 리터당 41.9원이다. 수입쌀이나 국산 쌀이나 주세가 동일하다. 수입쌀과 국산 쌀의 가격 차가 존재하기에 국산 쌀로 만든 막걸리에 대해 주세 감면이 필요하다. 시장에서 수입쌀 막걸리와의 가격 경쟁을 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
다음으로 지역특산주 양조장의 세금 감면 물량의 증대이다. 현재 지역특산주를 만드는 경우 50%의 주세감면 혜택을 주고 있다. 하지만 감면 물량이 발효주의 경우 200㎘(750㎖ 약27만병) 이하로 감면 량이 매우 제한적이다. 이 주세감면 물량을 확대해서 국산 쌀을 사용하는 지역특산주의 경쟁력을 증대시키는 것이다.
이밖에도 지역 쌀을 이용한 막걸리의 경우 지자체별 쌀 값 차액분 지원시 정부차원의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 특히, 국산 쌀 이용 양조장에 대한 다양한 정부 사업에 대한 인센티브 정책을 통해 국산쌀 사용을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간한 '2020 주류 시장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수입쌀을 주원료로 하는 국산 막걸리를 국내산 쌀로 대체할 경우 소비자들은 평균 1,355원을 추가 지불해 구입할 의사를 보인 바 있다.
소비자들은 국산 쌀 막걸리 구매에 대해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의 소비 변화 시장을 이끌 수 있는 막걸리 양조장의 변화와 정부의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해 보인다. 이것이 줄어드는 쌀 소비와 함께 막걸리 소비를 상승시키는 좋은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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