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영산 조용기 목사 천국환송 단상

2021. 9. 27.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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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영산 조용기 목사의 소천에 대해 국내외 언론들이 “세계 개신교의 큰 별이 졌다”고 표현했듯이 하나님께서 그를 한 시대 큰 종으로 위대하게 쓰셨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한국과 전 세계에 목회자로서, 부흥사로서, 교육가로서, 문학가로서, 사회사업가로서 실로 엄청난 선한 영향력을 끼쳤다. 특히 국가로부터 받은 국민훈장 무궁화장, 적십자 유공 금장, 캄보디아 국왕훈장, 미 연방의회 표창 등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그분의 업적보다 감동적이고, 역동적인 숨은 업적은 실로 크고 놀랍다. 훗날 하나하나 밝혀질 것임에 분명하다.

혹자는 이러한 조 목사를 세계적인 빌리 그레이엄 목사에 비견하기도 한다. 기실 조 목사는 빌리 그레이엄 못지 않게 대규모 전도단을 이끌고 전 세계를 120여 바퀴 돌면서 오대양 육대주 71개 국가에서 370여 대형집회를 열고, 수억명의 영혼을 건지고, 하나님의 땅을 넓혔다.

이러한 역사적 인물인 조 목사를 떠나보내는 마음은 그분을 사랑하고 기억하는 사람 모두가 안타까워하고 슬퍼하고 있다. ‘이런 특별하고 능력 있는 하나님의 사람을 또 만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에 대체로 회의적이다.

조 목사를 환송할 때 전 세계 수많은 개신교 지도자들이 유튜브로 참여하고, 직간접적으로 성도들이 조문하고, 그 외에도 유명 정치인과 사회지도자들도 조문했다.

그런데 정작 문재인 대통령의 조문이 없었다는 사실이 참 유감스럽다. 문 대통령은 과거 불교 송월주 스님이 입적할 때 전북 김제 월주 금산사까지 직접 방문해 합장하고, 불교식으로 삼배하고, 불교 신도와 지도자를 위로했다. 뿐만 아니라 가톨릭 정진석 추기경이 소천했을 때도 직접 명동성당을 방문해 조문하고 역시 가톨릭 신도와 지도자들을 위로했다.

같은 종교단체 대표 격인 조 목사 빈소에 문 대통령이 조문했으면 얼마나 개신교에 위로와 격려가 됐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따라서 문 대통령이 조문하지 않은 것은 편파적이고, 개신교에 유감이 있는가, 무시한 처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조 목사는 한국은 물론 외국에서 더 알려져 있다. 한국대통령 이름은 몰라도 조 목사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 할 정도로 명성 있는 분이다. 국위선양에도 기여한 바 있다. 한국경제 발전과 더불어 정신세계 분야에서도 그렇다. 가나안 농군학교 김용기 장로도 일찍이 “할 수 있다, 해보자, 늘 적극적이고, 용기와 희망을 북돋워준 하나님의 종”이라고 말했다.

어느 지방자치단체장은 “우리 시에 조용기 목사님 묘소를 모시게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그만큼 지명도가 있기 때문에 조 목사를 모시면 국내외 참배객이 넘칠 것이고 명소가 될 것을 계산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 천국환송예배는 한국교회장으로 치러져 당연하면서 모처럼 교계연합의 모습을 보여줘 바람직했다. 소강석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대표회장은 주요 교단장들이 돌아가며 순번식 공동대표회장을 맡게 된 관례에 따라 한교총 대표가 됐고, 자연스럽게 장례위원장이 됐다. 일부에서 정치적 편견의 프레임을 씌우는 것은 잘못된 주장이다.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이번 장례에는 그 어떤 정치성향도 없었고, 고려할 필요도 없었다.

그리고 소 목사같이 조 목사님을 존경하고 온전히 따르고, 지지한 교계인사도 없다. 소 목사님이 쓴 칼럼에 보면 “조 목사님은 가난하고 외로운 신학생 시절 내 희망의 아이콘이셨다”고 했다. 언젠가 소 목사가 내게 전화를 해서 “요즘 억울하게 조 목사님께서 어려움을 당하는 것 같은데 영목회장인 김 목사님이 적극 앞장서서 지켜야 되지 않겠는가”라며 크게 걱정하는 것을 보고, 그의 진실함을 알게 됐다. 소 목사는 조 목사를 옹호하는 발언을 해서 장로교 소속 자기 교회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런 내홍을 감수하면서까지 조 목사를 사랑한다. 그러니 장례위원장으로 정말 적격이었다. 소 목사는 이번 장례에 환송, 입관, 하관예배 등에 모두 참석해 순서를 감당했다.

차제에 조 목사의 천국환송과 관련해 교계가 하나된 모습을 보여준 것을 계기로 한국교계가 성령 안에서 하나된 변화의 모습을 보임으로써 한국사회에 귀감이 되고, 우습게 여김을 당하지 않고, 보탬이 되고, 희망의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게 되기를 마음 깊이 바라고 기대한다.

김경문 목사(순복음중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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