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가족] 체세포로 만든 '심장 유사조직' 심장 재생 치료 효과 입증
학계 리포트 연세대 의대 윤영섭 교수팀
일반 체세포를 심혈관 조직으로 직접전환해 심장 재생 치료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
연세대 의대 의생명과학부 윤영섭(미국 에머리대 석좌교수) 교수팀은 일반 체세포의 하나인 섬유아세포를 직접전환 방법을 통해 주요 심장 세포와 세포외 기질을 보유한 ‘직접전환 심장 유사조직’을 만들어 마우스 모델에 적용한 결과 심장 재생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심장은 재생 능력이 거의 없어 손상 정도가 심할 경우 심장을 이식하는 것 외엔 다른 치료법이 없다. 하지만 기증된 심장의 수가 이식 대기 환자 수와 비교해 턱없이 부족해 최근 세포 치료법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세포 치료법을 이용한 심장 재생의 가장 큰 문제는 심장이 여러 세포로 이뤄져 있고 이식된 세포들이 1~2주 이내에 거의 사라진다는 점이다. 심장 재생을 위해선 심근 세포와 혈관내피세포, 평활근 세포, 섬유아세포 등 심장을 구성하는 주요 세포를 함께 이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이식된 세포의 생존을 증진하기 위해 다양한 세포외 기질과 함께 융·복합 치료제로 이식해야 한다. 최근 줄기세포를 이용해 여러 세포를 각각 분화시켜 세포외 기질과 혼합하는 융·복합 제제 방식이 시도됐으나 현실성이 떨어지고 종양 생성 위험이 컸다.
심근경색에 의한 손상 50% 이상 감소
연구팀은 마우스 모델에서 줄기세포가 아닌 일반 체세포의 하나인 섬유아세포를 이용해 주요 심장 세포와 세포외 기질을 한번에 만드는 ‘조직 직접전환’ 방법을 개발했다. 직접전환 방식으로 마우스 피부에서 분리한 섬유아세포에 마이크로RNA 208과 골형태형성단백질-4(BMP4), 수용성 비타민인 아스코르브산(ascorbic acid)을 넣고 특정한 조건에서 약 7일 이상 배양했을 시 섬유아세포가 심근 세포와 혈관내피세포, 평활근세포, 세포외 기질을 동시에 생성하는 패치 형태의 조직으로 변하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 조직을 ‘직접전환 심장 유사조직(rCVT)’이라고 명명했다.
연구팀은 직접전환 방법으로 생성한 심장 유사조직을 심근경색 마우스 모델의 심장 외벽에 패치 형태로 부착해 치료 효과를 살폈다. 그 결과 rCVT를 부착하고 12주가 지난 후 측정한 심근경색에 의한 손상 정도(섬유화 비율)가 대조군과 비교해 50% 이상 감소했다. 또한 심장 조직을 16주에 걸쳐 검사했더니 rCVT 내에서 전환된 세포들이 심장 내부로 이동해 내피세포·평활근세포는 혈관을 형성하고, 심근 세포는 16주 동안 성숙해 심장에 있는 정상 심근 세포처럼 기능하며 심장 재생에 기여했다. 윤영섭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세계 최초로 한 종류의 체세포를 심혈관 조직으로 줄기세포 단계 없이 직접전환시킬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섬유아세포에서 직접전환된 심장 유사조직의 심장 재생 치료 효과를 입증함에 따라 추후 심장 재생 치료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 최신호에 실렸다.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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