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복에 "웰컴투헬" "널 만질게" 새긴 회사.."상상의 자유"

박형수 2021. 9. 26.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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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유명 패션 브랜드가 아동용 셔츠에 "지옥에 온 걸 환영해(Welcome to hell)" "널 만질게(Let me touch you)"라는 문구가 새겨진 아동복을 판매한 뒤 소비자의 항의가 빗발치자 사과했다.

중국의 한 의류회사에서 아동복에 부적절한 문구와 이미지를 새겨 논란이 일었다. [인터넷 캡처]

조부모가 선물한 옷에 영어로 "널 만질게"


24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의 의류 브랜드 JNBY가 자사 아동복에 부적절한 문구와 그림을 새겨 판매한 것에 대해 소비자에게 사과했다. 해당 옷에는 저승사자와 신체의 일부로 보이는 이미지가 그려졌고, "지옥에 온 걸 환영해" "널 만질게" 등이 영어로 적혀 있었다.

JNBY 아동복 논란은 한 주부가 중국의 소셜미디어인 웨이보에 올린 글에서 시작됐다. 모구모구(MOGU MOGU)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주부는 웨이보에 "가족이 실수로 이런 옷을 사다가 4살짜리 아들에게 입혔다"면서 "지옥에 온 걸 환영한다고? 대체 누구를 환영한다는 거냐? 이런 셔츠를 아이가 입었다는 게 너무 불쾌하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해당 옷을 구매한 사람은 아이의 조부모로, 영어의 뜻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게시물에 공감한 한 이용자는 "성인에게는 '웰컴투헬'이 농담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아이를 위한 디자인이라면 의미가 달라진다"고 불쾌감을 표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널 만질게'라니…. 디자이너가 소아성애를 조장하는 거냐"고 항의성 댓글을 남겼다.


과거에도 "인도인 총으로 날릴 것" 문구 새겨


일부 네티즌은 JNBY가 과거에도 논란이 될만한 디자인의 아동복을 제작·판매해왔다며 "기업 철학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이 공유한 사진에는 검은색 코트에 여러발의 화살을 맞은 남자의 그림과 함께 "온 땅에 인도인이 넘쳐난다. 나는 그들을 총으로 날려버릴 거다"고 쓰여있다.
중국의 한 의류회사에서 아동복에 부적절한 문구와 이미지를 새겨 논란이 일었다. [인터넷 캡처]

논란이 심화되자 JNBY는 최초 항의 글을 올린 주부의 웨이보에 "아동복에 부적절한 이미지와 문구를 새겨 고객님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는 댓글을 남겼다. 또 자사 홈페이지에도 사과문을 남겼다. 회사 측은 "우리의 디자인 철학은 '상상의 자유'였다. 더 독특한 창조물을 내놓기 위해 노력해왔다"면서 "하지만 독특함보다 더 중요한 것은 좋은 가치를 전하는 것이란 사실을 깨달았다"고 해명했다.
중국 저장성 항저우 한 쇼핑몰에서 한 고객이 중국 패션 브랜드 JNBY 매장을 방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JNBY는 1994년 설립됐고, 지난해 하반기 23억 위안(약 42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중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현지 디자인 브랜드 중 하나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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