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상의 코멘터리] '국민의힘, 정신 차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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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전북경선 과반, 대권후보 확실시
곽상도 아들 50억, 대장동의혹 국면전환
1. 오늘(26일)은 대선 레이스에 결정적인 일요일로 기록될 듯합니다. 두 가지 뉴스 때문입니다.
첫번째는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 아들이 대장동개발의혹 중심인 ‘화천대유’에서 퇴직금 50억원을 받았다는 사실입니다.
두번째는 민주당 대선후보 전북지역 경선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다시 과반을 득표하면서..사실상 민주당 대통령후보 자리에 올랐다는 사실입니다.
2. 곽상도 아들 곽병채(32)는 50억 퇴직금 뉴스가 터져나오자 바로 페이스북에 입장문을 올렸습니다.
50억을 받은 사실은 인정했습니다. 대신 ‘정당한 노력의 댓가’라고 주장했습니다.
월급은 250만원에 불과했지만..몸을 아끼지 않고 열심히 일했고, 그 과정에서 회사가 엄청난 수익을 올렸기에 ‘성과급 위로금’으로 받았다..는 주장입니다.
그러니까 '아버지 소개로 취업했지만' 퇴직금은 아버지와 무관하다는 겁니다.
3. 이 말을 누가 믿어줄까요?
인터넷에선 대기업 최고경영진이 받은 퇴직금 리스트가 돌아다닙니다. 50억이면 현대자동차 부회장(55억)보단 적지만 삼성생명 사장(44억)보다 많네요.
연세대 원주캠퍼스 산업디자인학과 졸업하고, 한양대 대학원 다니다 입사, 월급 250만원에서 출발해 5년여 근무했습니다. 이런 경우 퇴직금은 2500만원에서 3000만원 정도가 보통이랍니다. 세금 빼고 28억? 그렇다고 납득 되는 건 아닙니다.
4. 상식적으로 50억은 곽상도에게 준 돈으로 보입니다.
곽상도가 이면계약으로 투자를 했거나, 50억에 해당될만한 도움을 주었거나. 곽상도 본인은 모른다지만..아무도 믿지 않을 겁니다.
이런 여론을 알기에 곽상도는 곧바로 자진탈당했습니다..별 감동이 없습니다. 윤희숙처럼 의원직을 사퇴하는 것도 아니고..탈당함으로써 당 차원의 징계는 피하고..대선 끝나면 다시 복당하리라..누구나 짐작합니다.
5. 결국 대장동게이트는 ‘토건기득권과 국민의힘이 야합한 비리’라는 이재명의 주장에 힘이 실리게 됐습니다.
이재명이 직접 개입하거나 이익을 취했다는 구체적 근거는..아직 드러난 것이 없습니다. 의혹핵심 남욱 변호사(천화동인4호 소유주)가 1000억원을 챙기고 이미 미국으로 갔다니..쉽게 의혹이 규명되지도 않을 듯합니다.
반면‘곽상도 50억’은 두 말 필요 없이..가슴에 꽂힙니다.
6. 이재명이 날개를 달았습니다.
26일 전북경선 결과를 보면..그럴만 합니다. 이재명은 54.55%로 과반을 훌쩍 넘겼습니다. 이낙연은 38.48%.
25일 광주전남에서 이낙연이 47.12%로 이재명(46.95%)을 122표 차이로 겨우 이겼는데..하루만에, 같은 호남에서 ‘없던 일’이 됐습니다. 전북경선 결과는 다른 지역과 거의 비슷합니다. 광주전남만 달랐던 겁니다.
7. 민주당 남은 경선지역(서울 경기 부산 등) 가운데 이낙연에게 유리한 곳은 없습니다.
지금까지 여론조사결과 대략 이재명 50%대 이낙연 30%대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지역경선은 권리당원 중심이라..당심으로 불립니다.
가장 많은 표가 몰려 있는 민심..즉 국민ㆍ일반당원 선거인단 역시 지난 1차 개표결과, 이재명 51.09% 이낙연 31.45%였습니다. 남은 두 차례 민심 투표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을 듯합니다.
8. 결론적으로 이재명은 26일 사실상 민주당 대권후보가 됐습니다.
전북경선 결과..과반득표가 거의 확실해졌습니다. 같은 날 치명적인 ‘대장동게이트’가 국민의힘 자책골로 넘어갔습니다. 그래서 이재명은 경선승리후 이렇게 말했습니다. 가늘게 웃으면서..
‘국민의힘 정신 차리세요.’
〈칼럼니스트〉
2021.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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