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백호와 격차 더' 이정후, 타격왕 굳히기? 롯데전 4안타 맹타
키움 이정후(23)가 연일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타격 1위 자리를 지켰다. '절친 후배' KT 강백호(22)와 격차는 더 벌렸다.
이정후는 2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롯데전에 3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석 4타수 4안타 2득점을 기록했다. 전날까지 타율 0.364를 기록한 이정후는 이번 시즌 들어 가장 높은 0.371까지 타율을 끌어올렸다. KT 강백호는 같은 날 수원 LG전에서 2타수 무안타에 그쳐, 타율이 0.359에서 0.357로 소폭 떨어졌다.
이정후는 지난달 17일 오른 옆구리 통증으로 이탈했다. 재검진 끝에 근막 통증 진단을 받고 한동안 개점 휴업하다 부상 복귀 후에 타격왕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지난 9일 1군 엔트리에 복귀했고, 다음날부터 경기에 출전했다. 이정후는 이때부터 26일까지 타율 0.492(59타수 29안타)를 기록하고 있다.
이정후는 지난 21일 SSG전에서 5타수 2안타를 쳐 타율 0.365를 기록했다. 이날 강백호(당시 0.364)를 제치고 시즌 처음 타율 1위로 올라섰다. 하지만 22~23일 무안타, 24일 1안타에 그치는 사이 강백호에게 선두를 내줬다. 콘택트에 일가견이 있는 이정후는 금세 1위를 되찾았다. 이정후는 24일 롯데전에서 5타수 4안타를 때려내며 강백호를 다시 끌어내리고 선두로 올라섰다.
한 번 불붙은 이정후의 방망이는 쉽게 식지 않고 이틀 연속 4안타를 몰아쳐 상승세를 자랑했다.
이정후의 타격감은 사령탑의 예상대로 팀 승리를 갖고 왔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이날 경기 전 "타이틀 경쟁을 한다는 것은 팀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팀 승리가 더 중요하지만 (타이틀까지) 두 가지가 맞물리면 좀 더 좋은 에너지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1회 2사 후 첫 타석부터 상대 선발 앤더슨 프랑코에게 안타를 뽑은 이정후는 2-0으로 앞선 3회 선두타자 2루타를 치고 나갔다. 이후 1사 1, 2루에서 박동원의 3점 홈런 때 홈을 밟았다. 또 7-2로 달아난 4회에는 바뀐 투수 나균안의 공을 받아쳐 타구를 우중간에 떨어트렸다. 이정후는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2루타를 만들었다. 5회에도 우전 안타를 쳐, 이날 네 타석 모두 안타로 100% 출루했다.
키움은 이정후의 활약과 더불어 홈런 4개를 포함한 장단 13안타를 묶어 롯데를 11-2로 물리쳤다. 5위 키움은 시즌 59승(57패 4무)째를 거뒀다.
2017년 1차 지명 입단한 이정후는 신인상과 골든글러브(3회)를 품에 안았지만, 개인 타이틀을 수상한 적은 없다. 2019년 개인 최다 안타 2위(193개, 1위 두산 페르난데스 197개)가 가장 높은 순위였다.
이정후는 8월 중순까지 4할 타율을 오르락내리락 한 강백호를 따라잡아 추월했다. 프로 데뷔 후 매년 3할 타율을 올린 그에게 개인 첫 타이틀에 도전할 절호의 찬스가 다가왔고, 이정후는 계속 전진하고 있다.
고척=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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