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3000명에도 북적..'오징어게임'에 마비된 이태원역
26일 오후 1시 서울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홍보하기 위해 이태원역에 만든 세트장인 ‘오겜월드’를 찾은 시민들의 아쉬운 발걸음이 이어졌다.
이날 2시간이 걸려 충북 음성에서 서울로 올라왔다는 말레이시아인 시다(28)씨는 “추석 동안 드라마를 다 보고 바로 오려고 했는데 비가 와서 못 왔다”며 “운영이 종료된 줄 모르고 왔는데 너무 슬프다”고 말했다. 시다씨의 손에는 그의 여동생들 사진이 세 장 있었다. 그는 “말레이시아에서도 드라마 인기가 정말 뜨겁다”며 “동생들도 이 드라마를 보고 자신의 사진을 들고 세트장에서 사진을 찍어달라 해서 들고 왔다”고 했다.
오겜월드는 지난 5일 개장해 26일까지 운영 예정이었다. 하지만 드라마가 흥행하면서 인파가 몰렸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방역수칙 준수를 위해 넷플릭스 측은 지난 24일부로 운영을 조기 종료했다. 현장 관계자는 “금요일(24일) 저녁에 인파가 너무 몰려서 여기 이태원역이 마비됐다”며 “시국이 시국인지라 부득이하게 종료한다”고 설명했다.
“인파 몰려 이태원역 마비”…아쉬운 시민들
지난 25일에도 찾은 오겜월드 세트장 전광판에는 ‘주말 사이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해 모두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부득이하게 오겜월드 운영을 조기 종료하게 됐다’고 적혀 있었다. 세트장에는 ‘안전제일’ 테이프가 붙여져 있었고, 드라마 속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에서 나온 인형 등 소품들은 모두 철거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신규 확진자는 이날 처음으로 3000명을 넘어섰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긴급 브리핑을 통해 “2주간 사적 모임을 제한해달라”고 요청했다.
친구와 함께 온 A(19)양은 “행사가 끝난 줄 모르고 찾아왔다”며 “(드라마를) 재밌게 봤는데 세트장을 막아놓아서 사진도 제대로 못 찍고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한 달 전에 한국에 일하러 왔다는 미국인 B씨는 “드라마에 나온 세트장이라고 해서 사진을 찍으러 왔다”며 “드라마는 반 정도 봤고 마침 한국에 있으니 한번 가볼까 해서 왔다”고 했다.
━
경쟁 사회에 대한 풍자…"카타르시스 느껴"
해외에서 인기를 얻는 이유에 대해서는 “오징어 게임은 아주 간단하고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게임을 통해 현실을 보여준다”며 "자극적이고 복잡한 게임에서 살아남는 기존의 서바이벌 장르와는 다른 차별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희윤 기자 chung.heeyu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상품 24개 주문했더니 상자가 24개” 분통터진 로켓배송
- 7명 얼굴 넣었을뿐인데…日편의점서 박스채 털린 韓 캔커피
- 윤석열 이름에 심박수 폭등…이재명, 제작진에 "편집해달라"
- 한달새 아프간 여성 난민 2000명 임신...독일 미군기지 발칵
- 광역버스에서 대변 보고 달아난 중년 남성 (사진)
- [단독]88%라더니 명부엔 84.7%…지원금 155만명 덜 받아
- '퇴직금 50억' 곽상도 아들 "난 화천대유란 게임 속 '말'일뿐"
- “예천양조 지분 10% 달라” 영탁 모친 자필메모 공개됐다
- [단독] 윤석열, 예비역 병장 12명 만난다...'문 대통령 장군들' 출동
- 한계 없는 17세 임윤찬, 스승은 "피아노 치려 태어났다" 찬사